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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형(高橋亨) 선생(先生)의 프로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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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10.16
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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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橋亨先生[고교형선생]의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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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先生[선생]의 停年引退[정년인퇴]를 압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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城大[성대] 李明善[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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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生[선생]이 朝鮮[조선]말을 잘 하신다는 말은 그 前[전]부터 듯고 잇섯다. 그러나 事實[사실]에 잇서 얼마나 잘 하시는 것인지는 알 수 업섯다. 內地人[내지인]이 朝鮮[조선]말을 잘 한다 하여도 정작 맛대서서 이야기해 보면 失望[실망]하는 때가 만키 때문이다. 單語[단어]만을 죽 느러노아서 朝鮮[조선]말의 語感[어감]이 도모지 나지 안코 도리혀 外國語[외국어]를 듯는 感[감]이 업지 안타. 그런데 新入生[신입생] 歡迎會[환영회] 席上[석상]에선가 여러 가지 回顧談[회고담]끗테 先生[선생]은 이러한 한 마듸의 말로 나의 귀를 번적 뜨게 하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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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慶尙道[경상도] 물 여러 해 먹엇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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勿論[물론] 慶尙道[경상도]에 여러 해 게시엿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그저 잇섯다고 하지 안코 慶尙道[경상도] 물을 여러 해 먹엇다는데 거기에는 先生[선생]의 朝鮮[조선]말이 얼마나 能熟[능숙]하신 것인가를 알 수 잇섯다. 單語[단어]만을 죽 느러놋는 이들과는 판이 달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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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生[선생]의 朝鮮文學[조선문학]에 對[대]한 여러 가지 硏究[연구]에도 이 能熟[능숙]한 朝鮮[조선]말이 만흔 도움이 되엿스리라 밋는다. 더구나 民謠[민요]나 神話[신화] 傳說[전설] 硏究[연구]에는 朝鮮[조선]말을 둘너 가지고는 도저 손을 대지 못할 것이나 先生[선생]의 이러한 硏究[연구]의 適任者[적임자]엿는지도 몰느겟다. 先生[선생]은 近年[근년]에 民謠蒐集[민요수집]에 만흔 힘을 쓰시엿다고 듯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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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先生[선생]의 講義[강의]를 昨年[작년] 一年[일년] 동안 들엇섯다. 先生[선생]의 講義[강의]는 時間[시간] 처음부터 끗까지 雜談[잡담] 하나 석기지 안는 至極[지극]히 嚴肅[엄숙]한 것이엿다. 演習[연습]도 大端[대단]히 嚴格[엄격]하여 豫習[예습]을 설드리여가지고 갓다가는 진땀을 흘이고야 만다. 글자 한 자 토 하나늘 決[결]코 疏忽[소홀]히 하지 못한다. 더구나 漢詩[한시]의 解釋[해석]에는 詩[시] 속에 숨겨잇는 作者[작자]의 心境[심경]을 작고 캐물으심으로 모두들 머리를 꽤 기웃거리엿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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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生[선생]은 服色[복색]도 절하는 것도 글씨 쓰시는 것도 모두가 너무나 端正[단정]하야 먼지 하나 티끌 하나 敢[감]히 犯[범]하지 못할 듯하다. 或[혹]은 이 너무나 端正[단정]한 態度[태도]를 冷靜[냉정]한 것이라고 誤解[오해]할는지도 몰른다. 그러나 事實[사실]은 그러케 冷靜[냉정]한 분은 안인 듯하엿다. 破顔一笑[파안일소] 더러는 우숨소리도 들을 수 잇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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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生[선생]의 家庭[가정] 內容[내용]이 어떠신지 나는 全然[전연] 알지 못한다. 一年[일년] 동안 講義[강의]를 들으면서 宅[댁]으로 단 한 번도 차저가 본 일이 업섯다. 學者[학자]는 누구나 모두 學者癖[학자벽]이라구 할가 어떤 이는 家庭[가정]을 學生[학생]에게 徹底的[철저적]으로 解放[해방]하는 이도 잇고 또 徹底的[철저적]으로 閉鎖[폐쇄]해버리는 이도 잇다. 先生[선생]은 아마 이 後者[후자]이엿든 듯하다. 나뿐만이 아니라 學友[학우]들 中[중]에서도 先生[선생][댁]에 家庭訪問[가정방문]을 하엿다 소리를 만히 듯지 못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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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生[선생]의 著述[저술]이라든가 硏究[연구]에 對[대]하야는 나가튼 若輩[약배]가 敢[감]히 云云[운운]할 배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昨年[작년]에 들은 『朝鮮文學槪論[조선문학개론]』을 가지고 본다면 先生[선생]의 立場[입장]은 大體[대체]로 儒學者[유학자]의 立場[입장]이 아니엿나 생각된다. 勿論[물론] 儒學者[유학자]의 立場[입장]이래야 그것은 決[결]코 舊式[구식]이라든가 批判的[비판적]이 아니라든가를 意味[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先生[선생]은 儒敎[유교] 自體[자체]에 對[대]하야도 언제나 批判的[비판적] 態度[태도]를 가지시는 듯하엿다. 儒家[유가]의 所謂[소위] 道文一致說[도문일치설]에는 正面[정면]으로부터 反對[반대]이신 듯하엿다. 朝鮮文學[조선문학]의 充分[충분]히 發達[발달] 展開[전개]되지 못한 한가지 條件[조건]을 이 道文一致說[도문일치설]이라고 論斷[논단]하시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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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러면서도 先生[선생]은 根本的[근본적]으로 그 立場[입장]이 如前[여전]히 儒學者[유학자]의 立場[입장]이시엿는 듯하다. 人生觀[인생관]이라든가 社會觀[사회관]이라든가 乃至[내지] 文學觀[문학관]까지도 大體[대체]로 儒學者[유학자]의 立場[입장]이시엿는 듯하다. 學生[학생]에 對[대]한 先生[선생]의 嚴肅[엄숙]한 態度[태도]도 或[혹]은 이것으로서 說明[설명]이 되지 안나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것은 모다 나의 어리석은 臆測[억측]에 不過[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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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每日申報[매일신보]』 1938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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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선(李明善) [저자]
 
  매일 신보(每日申報) [출처]
 
  1938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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