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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속(俗) 된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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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4.3
이명선
1
봄, 俗[속]된 봄
 
2
城大[성대] 李明善[이명선]
 
 
3
박게 나갓다가 돌아온 딸과 아버지와 이러한 問答[문답]을 하엿다.
 
4
“아래 골목으로 단길라면 그 놈의 사내자식들 꼴보기 실허 죽겟서요. 오늘도─”
 
5
“왜 오늘도 또 너를 놀니드냐?”
 
6
“놀니구말구. 그저 나만 보면 욕들을 더럭더럭 하는 걸이요. 똑 보기 실허 죽겟서요.”
 
7
“그러면 아래 골목으로 단기지 말고 웃골목으로 단기려무나.”
 
8
“그러치만 웃골목에는 아무도 업는 걸이요 머─”
 
 
9
봄이라는 時節[시절]은 가장 俗[속]된 時節[시절]이다. 昌慶苑[창경원]의 時節[시절]이요 牛耳洞[우이동]의 時節[시절]이다. 男子[남자]는 女子[여자]를 놀니는 時節[시절]이요 女子[여자]도 男子[남자]를 지근대는 時節[시절]이다. 망나니와 賣笑婦[매소부]의 時節[시절]이요 肉體[육체]와 感覺[감각]의 時節[시절]이다. 술打令[타령]의 時節[시절]이요 개지랄하는 時節[시절]이다. 群衆[군중]의 時節[시절]이요 雜音[잡음]의 時節[시절]이다.
 
10
봄은 이처럼 俗[속]되다. 봄은 俗人[속인]의 것이다. 靜寂[정적]을 을푸고 孤獨[고독]을 하소연하는 所謂[소위] 詩人[시인]─ 女學生[여학생] 趣味[취미]의 詩集[시집]을 내는 이들에게는 봄은 반드시 귀역질이 나는 時節[시절]일 것이다. 纖細[섬세]하고 回顧的[회고적]인 그들의 詩情[시정]은 群衆[군중]과 雜音[잡음]과는 相極[상극]이다.
 
 
11
그러나 제 自身[자신]으로서는 俗[속]되다는 理由[이유]로 봄을 귀역질하고 십지 안타. 或[혹]은 제 自身[자신]이 다시 업시 俗[속]된 緣故[연고]인지도 몰으나 사람 하나 업는 웃골목을 것는 이보다는 차라리 사내들이 욕들을 더럭더럭 하는 아래 골목을 것고 십다.
 
12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사람이다. 사람인 緣故[연고]로 사람들이 만히 모인 곳으로!─ 이것이 人間[인간]이다. 非人間的[비인간적]이고 超人間的[초인간적]인 所謂[소위] 詩人[시인]보다는 나는 群衆[군중] 속에 一介[일개]의 人間[인간], 雜音[잡음] 속에 一介[일개]의 音[음]이 되고 십다. 자기를 놀니닛가 꼴보기 실타면서도 웃골목으로는 안단기고 아래 골목으로만 단기는 그 젊은 女性[여성]이 心情[심정]이야말로 가장 人間的[인간적]이다.
 
13
봄은 왓다. 다시 업시 俗(속)된 우리의 봄은 왓다. 귀역질하는 者[자]들은 귀역질하거나 내버려두어라. 우리 俗人[속인]들은 우리의 아래 골목으로 모여서 우리의 봄 우리의 詩[시]를 을푸자.
 
 
14
〔『每日申報[매일신보]』 1938년 4월 3일〕
【원문】 봄, 속(俗) 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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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선(李明善) [저자]
 
  매일 신보(每日申報) [출처]
 
  1938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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