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복수(復讐) ◈
카탈로그   본문  
미상
이명선, 파금(巴金)
목   차
[숨기기]
1
復讐[복수]
 
2
(巴金[파금])
 
 
 

일(一)

 
4
이 해 여름 나는 친우 피예시(比約席)와의 약속에 응하야 그의 별장에서 여름을 나게 되었다.
 
5
내가 갔을 때 거기에는 이미 손이 몇 사람 와 있었다. 하나는 의사 러사로스(勒沙洛斯) 하나는 신문기자 후리멍(□拉孟) 그리고 또 하나는 중학교원이라는 피예·모퉁(比葉·莫東)이라는 사람이였는데 나는 초면이었다. 이상하게도 우리들 몇 사람이 모다 독신자였든 것이다. 피예시의 별장은 F라는데 있어 거기는 경치 좋고 조용한 시골이였다. 시내ㅅ물이 마음을 둘러쌋다. 내ㅅ가에는 벗나무(樺) 숲이 있고 그 사이사이에 집이 여러 채 드문드문 있는데 어느 것은 중세기식(中世紀式)의 높은 집이고, 어느 것은 새 양식(洋式)이였다. 파랏코 누르고 붉고 회색이고 여러 가지 빛깔의 지붕이 여름 날 해볓 알에 기이한 광채를 방사(放射)하며, 때로는 물속에 빆긴 걱구로 슨 그림자가 또 신기한 경치를 이루고 있었다. 물은 영원히 쉬지 않고 느릇느릇 흘러나려 주야를 가리지 않었다. 나는 몇일 밤을 책읽기에 바뻐서 좀 늦게 잤었다. 그 때는 왼 마을 사람들이 모다 잠이 든 뒤라 나는 연연히 흘으는 물의 미묘한 속삭임을 들었다. 나는 보통 때 이런 소리를 들어보지 몯했다. 폭풍우(暴風雨)가 이러나랴면 물가에 반드시 미묘한 음악이 연주되리라고 생각하였는데 거기 두 달 있는 동안에 한 번도 폭풍우는 이러나지 않었다. 그 곳에 있는 예배당은 결코 제법 이렇다 할 대건축은 아니고 다만 그저 오래되였다는 것뿐이였다. 그것은 그 퇴색한 담벽과 종누(鐘樓)의 모양으로 보아서 알 수 있었다. 나는 한 번도 거기 가지 않었다. 예배보는 날만 아츰 일즉이 미사(彌撤) 디리는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으나 나는 한번도 그 종소리를 익히어 듣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 엄숙하고 구슬픈 소리가 멀지 않은 곳으로부터 물 우에까지 은은히 울려와서 부디처 부서지는 듯하며, 물 우에 흩어저서는 다시 엄숙하고 구슬픈 소리를 이루지 몯한 채, 나직하고 가늘고 급한 곡조로 변하였다. 이 곡조가 어언간 나의 귀속에서 사라질 지음에 그 구슬픈 방울 소리가 또 말한테서 들려왔다. 이 방울 소리는 말을 빨리 다름질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울 소리도 말 그지신과 같이 물가에 당도하면 가느다란 곡조로 변하였다. 이러한 음악을 나는 무척 즐겼든 것이다.
 
6
그러나 나의 동무 몇 사람들의 취미는 결코 같지 않었다. 의사와 신문기자는 사냥을 좋와하였고 피예시는 배노리를 좋와하였고 모퉁 선생은 아무 취미도 없어 그저 시 짓기만 좋와하는 것 같었다. 나는 그의 시를 좋와하지 않었는데 그 이유는 그의 시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었으나 그의 시가 결코 좋을 수 없다는 것을 단정하였기 때문이다. 그의 용모는 대단히 속되게 생겼다. 몸집이 크고 게다가 살이 쩠으며, 얼골이 험상스럽게 생기고 자본가(資本家)나 백정의 특유한 커다란 배ㅅ대기가 쑥 내밀어 있었다. 두 다리는 길고 짧아서 갗워지지 않고 길을 걸을 때에는 절룸거리며 한 팔로 아모리 뻩에 ─ 어 본댓자 그 무거운 궁뎅이를 우로 솟아올릴 수는 없었다. 나로서는 이렇게 생긴 사람은 시를 쓸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다만 그 자신은 도리혀 이러한 견해를 갓지 않었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집에서 취흥이 도도하여 시를 읊는 것이였다.
 
7
이러한 곳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은 책을 읽고, 사냥 가고, 배를 타고, 헤염치고, 산에 오르고, 산보하는 외에 또 한 가지 말하지 않을 수 없는 큰일이 있으니 그것은 잡담이다. 거의 매일 저녁을 먹은 후에 우리들은 모다 모여 앉어서 커 - 피 - 를 마시며 여러 가지 제목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여 여름밤을 새우는 것이였다.
 
8
저녁 나절이면 바람은 매우 서늘하였다. 우리들의 저녁상은 뜰로 내왔다. 눈 앞에는 풀이 욱어지고 은저리에는 실록(新綠)이 향기로웠다. 저녁 바람이 우리들 사쓰에 부러오게 되면 황혼의 향기로운 공기가 우리를 둘러쌌다. 햇숙해진 해가 황혼 속에 너울너울 넘어가버리고 그대신 별들이 빤짝빤짝 그 빛을 방사하였다. 우의(友誼) 있는 토론 속에 평화로운 환경 속에 우리들의 나날은 이처럼 행복스럽게 지내갔다.
 
9
어느 때인가 우리들은 부지 중 이야기가 행복이라는 문제에 및인 일이 있었다. 평시에는 늘 일에 몰리였든 나에게는 이러한 생활이 곧 행복이었다.
 
10
나는 의당히 이러한 나의 의견을 발표하였다. 신문기자도 나와 동감이었다.
 
11
그러나 모퉁 선생은 도리혀 이의(異議)를 제창하였다. 그는 영국의 푸라우닝(布郎寧) 시를 인용하야 인생의 행복은 소녀와의 한 번의 키쓰에 있다고 말하였다. 시인은 결코 우리들과 농담을 할려고 한 것이 않이다. 우리들은 이것을 말할 때 그의 꿈꾸는 듯한 모양으로 보아서 그가 아주 꿈속에서 소녀의 입술을 찾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나오는 우슴을 어찌할 수 없었다.
 
12
“인생의 최대 행복은 정의의 승리를 볼 때에 있다.”
 
13
고피예시는 이렇게 숨김없이 자기의 의견을 발표하였다. 그는 법률을 공부하는 사람이니까 그러한 말을 하는 것도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14
맛당히 의사가 의견을 발표할 차레가 되였다. 의사 노릇을 하는 사람은 모다 다른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써 행복을 삼을 것이라고 나는 속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15
“복수 ─.”
 
16
의사는 살며니 뽑내며 이 한 마디를 내놓았다.
 
17
“그렇소. 나는 최대 행복이 복수라고 말하겠오.”
 
18
그는 조용히 말하였다. 그리고 다시 또 입을 다무리고 마치 우리들이 묻기를 가마니 기다리는 것 같었다.
 
19
우리들은 모다 말을 하지 않고 다만 묵묵히 의문을 띤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생각 속에 잠간동안 잠긴 듯하드니 조곰 지나서 그여히 입을 열어 자기의 생각을 설명하였다. 그의 말소리는 매우 조용스러워 그 이면에는 여전히 무슨 고통이 포함되어 있는 듯하였다. 그것은 그의 끄집어낸 이야기가 일즉이 그에게 대단히 심각한 인상을 주었든 것이라는 것을 표시하였다.
 
 
 

이(二)

 
21
복수 ─ 그렇다. 복수는 최대의 행복이다. 나는 이렇게 믿는다. 다만 이 교훈 역시 한 개 경험에서 체득한 것이다.
 
22
잇해 전에 나는 이태리에 있었다. P라는 조고마한 읍 호텔에 나는 한 달동안 머물러 있었다. 어느 날 밤 나는 이미 잠이 들었었는데 홀연 한 마디 총소리에 놀래 깨였다. 조곰 있다가 주인이 급하게 달려와서 나의 방문을 두 다리었다. 문을 열고 보니 거기에는 놀란 얼골로 주인이 서 있었다. 주인은 놀라고 급해서 거이 말을 몯하다가 일층의 손님 하나가 자살을 하였다고 말하였다.
 
23
나는 급하게 가방을 들고 그의 뒤를 딸아 그 방에 갔으나 때는 이미 늦었었다.
 
24
땅바닥에는 말러빠진 청년이 하나 쓰러저 있는데 가슴은 드러나고 그 왼편 한 군데에 커드란 피 흔적이 있으며, 얼골빛은 조이장같이 하아야코 숨통은 쉬지 않고 놀았다. 나는 꾸부리여 그의 맥을 보았으나 이미 절망인 것을 알었다. 벌서 죽은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막 이러나랴고 할 때 그는 홀연 그 충혈한 두 눈을 부르뜨고 입속말로 “나는 흘쿵씨타인(福爾恭席太因)이다.” 한 마디 말하고 숨통이 다시 몇 번인가 울렁거리다가 그대로 죽어버렸다.
 
25
나는 이 사람을 전에 몇 번인가 맛났었다. 우리들은 한 호텔 속에 살면서 층게에서 우연히 맛났을 때에도 아침 인사 저녁 인사도 한 마디 걸지 않었다. 그의 면모는 비상히 음울하야 마치 이 때까지 우서본 적이 없는 얼골 같었다. 나는 늘 그에게 말을 거러보랴고 했으나 그여히 할 용기가 나지 않었었다. 이렇게 하여 이 날 밤에 나는 비로소 그가 훌쿵씨타인인 줄을 알었다.
 
26
훌쿵씨타인이라는 이 성(姓)은 누구나 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일즉이 전 파리를 뒤흔들든 미하이노후(米海諾夫) 장군 암살 사건의 하수인이다. 그가 미하이노후를 죽인 후에 어데로 도망하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그의 종적을 알지 몯하였다. 그가 참말로 이러한 데 있었을까? 그렇다면 그는 어찌하여 자살을 하였을가?
 
27
나는 주인으로부터 다만 그가 이한·호헤이노우(伊凡·賀黑諾夫)라는 일흠을 가진 로서아 사람인 줄을 알었다. 이 곳에 한 반년 살며 철공장에서 노동 일을 하였었다. 그는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었다. 또 아무 취미도 없고 방안은 아주 깨끗이 하고 있었으며 방세는 기일 안에 꼭꼭 치루고 해서 빗을 지지 않어 도리혀 대단히 좋은 손님이였다.
 
28
주인의 말을 들으면 나는 감히 이 자살한 청년이 미하이노후를 찔러 죽인 하수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었다. 나는 따루 또 한 사람의 훌쿵씨타인이 있어 호헤이노후라는 가ㅅ자 성을 쓴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 때에 나는 도리혀 무이식 중에 한 개의 증거물을 발견하였다. 나는 그의 옷장 속에 조이 뭉치가 하나 내밀어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끄집어냈다. 월래 그것은 한 뭉텡이의 글 쓴 원고였다. 나는 다만 언듯 ‘훌쿵씨타인의 자백’이라는 몇 자의 글자를 보았는데 잠옷을 넛는 옷장에 가려서 주인이 이 때까지 주이하여 보지 않었든 듯하다.
 
29
경관도 왔다. 그러나 나는 으레히 묻는 몇 마디의 질문에 대답한 이외에는 아무 할 일도 없었다. 경관들은 시체를 처치하느라고 분주했고 나는 바로 내 방으로 돌아왔다.
 
30
밤은 임이 깊어서 모두가 고요하고 둥근 달은 남빛 하늘에 높이 돋아서 그 맑은 빛을 열어논 창으로 빛외어 주었다. 그러나 방안에서는 전등 불빛 때문에 달빛은 뭋이어버렸다. 남빛 하늘의 이태리는 모조리 잠들었으나 나같은 일개의 이방인은 이 때에 도리혀 격동하는 심정으로 전 구라파 사람들이 알랴고 하면서도 알지 몯하는 비밀을 읽고 있었다.
 
31
훌쿵씨타인의 유서는 대단히 길고 또 현재 완전히 기억하지도 몯함으로 대강만 말하겠다. 그의 자백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인데 아래 이야기 중에 내 자신의 말을 봍애는 것은 면할 수 없으나 그래도 대강은 틀림없을 것이며 나는 현재 오히려 그의 말솜씨를 다시 그대로 옴기어 보려 한다.
 
32
“나는 지금 나의 생명을 끝맺고저 한다. 나는 이것이 단 하나의 나갈 길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참어나갈 수 없는 생활은 맛당히 없애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이후에 나를 불상이 여기는 사람이 있어 내가 생활할 용기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죽엄의 길을 취하였다고 말할가 두려워하여 죽기 전에 나의 자백을 써놓기로 결정한 것이다.
 
33
훌쿵씨타인이라는 이 성은 일년 전에는 전 구라파를 뒤흔들어 각국 신문은 ‘가장 무서운 암살자’라 불렀으며 불란서 경찰은 그의 뒤를 쫓고 일반 사람들은 모두 그의 행적을 궁굼이 여기었었는데 그러한 사람이 지금 도리혀 아무 일홈도 없이 여기서 죽으랴고 한다.
 
34
혹 어떤 사람은 나의 죽엄에 대하야 제 죄악을 참회하여서라고 할른지도 몰른다. 그러나 사실은 나는 미하이노후를 죽인 일에 대하야 아무 후회도 없다. 내가 죽인 사람은 미하이노후 외에 또 마이퉤이쩐크(麥退陳科) 군조(軍曹)가 있다. 나는 이 일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그들을 죽인 것은 정당한 일이다.
 
35
지금부터 오년 전에 나는 남부 로서아 어느 조고마한 읍에 살었었다. 그곳이 나의 고향이다. 그 때에 나는 튜페이자(呂貝加)와 결혼하야 몇 달 않되였었다. 우리들은 잡화점을 하나 내고 오히려 행복스럽게 지내였다.
 
36
그러나 ‘포거룽’이 왔다. 누구나 다 알 듯이 이 ‘포거룽’은 우리들 유태인(猶太人) 죽이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이다. 광열적 애국심이 로서아 사람들 속에 들끄러 우리 아무 무기도 없는 사람들을 위협하였다. 평화를 지극히 사랑하는 유태인의 피는 우리들 살 속에 사무처 있었다. 우리들 중의 남자는 아무 죄도 없이 참살 당하고 여자는 욕을 당하고 재산은 모다 파괴 당하고 하였는데 이것은 다만 우리들이 이스라엘의 자손인 때문이었다.
 
37
나는 어느 로서아의 군인이 어느 날 십여인의 유태인을 죽이고 유태인 여자 몇 사람을 욕 보인 것을 알었다. 또 나는 남부 로서아의 어느 촌락에서 촌회(村會)가 열렸었는데 촌민은 각기 유태인의 해골을 내놓고 살인한 수의 다소를 비교하였다는 것을 알었다.
 
38
이러한 모 - 든 일을 나는 참었다. 나의 가슴은 쓰리고 찢어지는 것 같으나 그저 모 - 든 것을 참었다. 나에게는 류페이자가 있었고 또 나 일개인으로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39
어느 날 나는 일이 있어 나가고 류페이자가 상점에 남어 있었다. 집에 돌아올 때에 먼 데서 한 사람의 군인이 총망히 우리 상점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 군인은 나의 옆을 지날 때에 경멸하는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고 바로 지나가 버렸다. 그 모양이 매우 수상하고 군복도 살란하였다. 나는 홀연히 은연 중에 일종의 재난이 닥처왔음을 느끼어 거름을 빨리하야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보니 류페이자가 보이지 안는다. 나는 미칠 듯이 그를 불렀으나 아무 대답도 없다. 나는 이층으로 뛰여올러갔다.
 
40
아아! 그는 벌거숭이가 되여 땅 우에 쓸어젔으며 왼 몸둥이가 피투성이다. 나는 미칠 듯이 그의 얼골에 키쓰하였다. 그의 얼골 손 모두가 차다. 눈은 딱 감긴 채 최후로 나를 볼려고도 하지 않었다. 나는 울었다. 오래도록 통곡하였다.
 
41
나는 홀연히 한 가지 생각이 머리에 빛였다. 나는 그 군인이 마이퉤이쩐크 군조인 것을 알었다. 나는 말을 달려 총사령부(總司令部)에 가서 미하이노후 장군께 면회를 요구하였다. 미하이노후 장군은 나를 접견하여 나의 청원을 들은 후 아모 말도 하지 않고 다만 미소를 띠우며 병정을 불러 나로 끌어내게 하였다.
 
42
내가 그들에게 이틀 동안 가쳤다가 상점에 돌아왔을 때 거기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고 물건이란 물건은 모두 그들이 아주 산산히 부셔버렸었다. 나는 이러한 페허 속에서 한바탕 울었는데 나종에는 도리혀 눈물도 나지 않었다.
 
43
나에게는 집도 없고 친구도 없고 직업도 없고 사랑하는 안해의 시체조차 없어저버렸다. 이 망망한 넓은 세상에 나는 또 어데로 갈 것인가? 생활에는 조곰도 미련이 남지 않었다. 나의 안에는 한 줄의 죽엄의 길이 놓였을 뿐이다. 나는 많은 실망한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죽엄의 길에서 위안을 찾으랴고 생각하였다.
 
44
홀연 광명같은 한 생각이 머리속에 빛외었다. 복수 복수! 나는 또 한 개의 생활의 목표를 발견한 것 같었다. 나는 아즉도 더 살어야 한다. 이 세상에 나는 한 사람의 친구도 없지만 도리혀 원수가 있다! 나는 복수하기 위하야 살어야 한다. 열열한 불길이 나의 마음을 태워 나는 최대의 결심을 가지고 마이퉤이쩐크와 미하이노후 두 사람에 대하야 복수할 것을 맹세하였다. 나는 결단코 그 두 놈의 목을 비여 그저는 놓아두지 않을 것이다.
 
45
나는 류페이자를 잃었으나 다만 복수심만이 나를 살게 하였다. 참는다는 것은 또 고통이기도 하나 다만 복수를 생각하면 나는 용기가 났다. 나는 반듯이 모 - 든 것을 참어서 목적을 달성하여야만 한다.
 
46
나는 이러한 결심을 품고 페허로 되여버린 집을 떠났다. 나에게는 무었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이 모두 다 살아저 버렸다. 다만 한 가지가 나의 전 사상을 점령하고 있었다. 즉 복수다.
 
47
짧은 방낭 생활을 하고서 나는 감짝같이 로서아 사람의 성명으로 변하여 이 읍에서 마부가 되였다. 나는 왼종일 힘써 일하고 지극히 괴로운 생활을 해갔다. 이 때문에 나의 몸은 달련되고 그 위대한 공작은 진행되였다.
 
48
남부 로서아의 기후는 매우 좋다. 도처에 실록이 욱어저 있고 초원의 바람은 향기를 실어디렸다. 달 밝은 밤 별 반짝이는 밤 ─ 왼읍은 로서아의 청춘 남녀의 사랑의 노래 속에 있었으나 우리 이스라엘의 자손들은 가련하게도 도리혀 제 집 속에 숨어서 가만히 울고 있었다. 이러한 일을 생각하고 나는 언제나 편안히 잠자지 몯하였다. 나의 머리 속은 불 타는 것 같고 가슴은 잔뜩 졸라맨 듯이 앞었다. 나는 늘 찬물로 확근거리는 얼골을 씼고 심한 때에는 입술이나 손구락을 깨물었다. 이 때문에 나는 다시 ‘아즉도 더 약간의 시간을 기다리자’ 하는 문제를 제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었든 것이다. 나는 참어야 한다. 모 - 든 고통을 참어야 한다. 살이 문허지고 뻬가 부서저도 나의 목적을 달성하여야 한다.
 
49
천행으로 기회는 그여히 왔다. 어느 비바람이 몹시 심한 날 밤 나는 마차를 어느 큰 카페 ─ 옆에 멈추고 마차 우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밤도 이미 이식했을 때 나는 홀연히 한 마디 외치는 말 소리에 깨였다. 술 취한 군인 하나를 눈 앞에 보았는데 나는 그 때 몸이 선듯하야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흐미한 마차 등불 밑에서 나는 이것이야말로 나의 원수 마이퉤이쩐크인 것을 발견하였다. 원수의 면모는 나의 가슴 속에 심각히 색여저 있었든 것이다.
 
50
나는 그를 마차에 태우고 병영(兵營)으로 안 가고 강변으로 달렸다. 나의 가슴은 기뿜에 가득 찼으며 도중에서 어떻게 그에게 복수할가를 생각하였다.
 
51
강변에 다다르니 비는 좀 개였다. 나는 마차를 세우고 나려서 문을 여러주면서 말하였다. “다 왔읍니다. 나리십시요.” 그는 건드렁거리며 나려와 주이를 삺이더니 깜짝 놀라며 물었다. “여기가 어디냐? ─.”
 
52
나의 손은 이미 그의 멱살을 움켜 잡았다. 나는 벼락같이 외쳤다. “마이퉤이쩐크 이 놈 이 개자식아! 날 알어보겠니?” ─ “너를?” 그는 잠시 생각하드니 급작이 눈에 공포의 표정이 나타나며 부르짖었다. “너는? ─ 훌궁씨타인이냐?” 그는 놀랜 낯으로 수상하다는 듯이 서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멱살을 더 한층 졸라쥐고 한 손으로 그의 외투를 벌려잭히며 또 주머니에서 칼을 끄내여 그의 얼골 앞에 내밀었다.
 
53
“나를 놓아주십시요. 용서해 주십시요. 아아! 하나님!” 그는 조금도 사나히다운 기색은 없이 나종에는 나의 앞에 꿀어앉었다. 그러나 나의 안해의 피는 나로 하야금 모 - 든 것을 잊어버리게 하였다. “개자식 지금 나는 네 피로써 나의 안해의 피를 씼으려 한다.” 나는 이렇게 외치고서 그의 가슴을 노리고 힘껏 칼로 찔르며 덤벼들었다. 그는 한 마디 비성을 짜냈다. 흐미한 마차 등불 밑에서 나는 그가 고통을 참으랴는 것과 그 애처러운 표정을 보고서 큰 만족감을 느끼었으며 일평생 이때까지 맛보지 몯한 행복을 느끼였다. 비ㅅ방울은 나의 몸을 적시였으나 나의 가슴은 오히려 불탔다. 칼을 빼니 피가 막 쏘다저 나왔다. 나는 칼을 입에 대여 혀ㅅ바닥으로 칼날을 할텄다. 피를 모조리 다 할터버렸는데 맛은 아모 것도 몰르고 다만 뜨거움을 느꼇을 뿐이다. 나는 칼을 지버넣고 시체를 강기슬로 껄고가서 강물에 던저버렸다.
 
54
비는 또 더 퍼부어 캄캄한 하늘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었다. 그의 시체는 벌서 물 속에 쓸려버려 아무 흔적도 남지 않었고, 신음 소리도 없고 강 기슭은 전과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마치 꿈같었다. 그러나 나의 몸은 불타고 입술 은저리에는 피가 잔득 무덨었다.
 
55
나는 마차를 빨리 모라 그 곳을 떠났다. 그 길로 나는 노래도 불르고 마음에 대단히 기뻐저서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스러운 사람인 것을 느꼇다. 나의 원수는 이미 나의 손에 단번에 죽어버린 것이다.
 
56
마이퉤이쩐크는 실종(失蹤)하였다. 그러나 나한테 죽은 줄은 아무도 몰랐다. 나는 얼마 안해서 이 읍을 떠났다. 미하이노후가 이미 여기를 떠났기 때문이다.
 
57
거이 이 오년 동안 나는 그의 뒤를 밟었다. 그의 가는 곳에는 나도 반듯이 갔다. 물론 그로서는 여행은 용이한 것이였으나 나로서는 지극히 골란하였으며, 각금 여비를 준비하느라고 시간이 늦어서 내가 그의 뒤를 밟어갔을 때는 그는 이미 딴 데로 갔었다. 나는 키예후 오대싸 선피떠푸 모스코바 이네이와 ─ 로 그의 뒤를 밟어 최후로 파리 - 에 이르렀다. 오년래 나는 천신만고(千辛萬苦)를 다 겪으며 여러 가지 공작을 하였다. 나는 매일 한 빵만 먹고 찬물만 마시었다. 하루라도 건강과 용기를 잃지 않을야 하였기 때문이다. 한 개의 위대한 이상(理想)이 나를 북돋아 주었다. ─ 복수다. 남부 로서아의 ‘포거룽’의 조직을 그의 임무로 하며 동시에 나의 원수인 미하이노후의 암살을 생각할 때 나는 참으로 막대한 행복을 느꼈다. 이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나는 모 - 든 쓰라림과 귀찮음을 잊었다.
 
58
파리 - 에 온 후에 나는 피스톨을 하나 사 가지고 도처로 그의 종적을 탐문하였다. 후에 유태인 동무로부터 그가 늘 이꽝(日光) 카페에 가는 것을 알었다.
 
59
나는 매일 집을 나슬 때에는 언제나 탄환을 재논 피시톨에 오래동안 키쓰하였다. 하루는 과연 그를 발견하였는데 그는 혼자 그 카페 - 에 앉어 있는 것이다.
 
60
나는 뛰어들어가 그에게 외첬다. “지금서야 훌쿵씨타인은 너를 찾었다.”
 
61
연속하야 세 방을 쏘았다. 나는 내 눈으로 세 알의 탄자가 그의 몸둥이로 튀여들어간 것을 보았다. 그는 입도 몯 벌리고 다만 신음하였다. 나는 홀란 중에 도망해 버렸다. 이것이 나의 일생 중에 가장 즐거운 순간이였다.
 
62
아무도 나를 잡지 몯하였다. 벨기 - 를 겇이고 스이스를 겇어 이태리에 다달었다. 나의 일홈은 전 구라파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내 자신은 도리혀 여전히 곤궁하고 아무 일홈도 없이 한 마리의 개처럼 사람들에게 쪽기며 살고 있었다.
 
63
나의 힘은 점점 쇠약해젔다. 전에는 원수가 있었기 때문에, 복수한다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능히 천신만고를 겪으면서도 살았었다. 그러나 현재는? 생활의 목표가 없고 복수의 행복은 이미 지나갔다. 나는 집도 없고 친구도 없다. 눈앞에는 알지 몯할 곤궁의 장내가 있을 뿐이다. 현재 나는 무슨 복수할 일이 있어야만 더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다. 공장의 무시무시한 일과 노예와 같은 생활에 나는 참으로 실증이 난다. 나는 이러한 생활에 끝을 맺고저 결심하였다. 왜냐하면 나의 일생에 다시는 그러한 행복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삼(三)

 
65
의사는 여기에 이르러 잠간 이야기를 멈추고 탁자 우의 커피 - 를 한 잔 마시고 또 천천히 말을 이었다.
 
66
“훌쿵씨타인의 유서는 대개 이렇게 끝났다. 나는 그에게 대단히 미안하다고 생각하야 그의 유서를 발표하지 않었다. 그의 이야기는 참말이며 나도 그와 같이 복수가 최대의 행복이라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서로 원수라고 찔러죽이는 것은 결국은 무서운 일 같다. 복수 이외에 우리들은 다른 길을 찾을 수는 없을가? ……. 가령 용서한다는 것이 더 나ㅅ지는 않을가? ….”
 
67
“나는 오히려 그의 유서를 발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필경은 참된 사실이고 또 미하이노후 사건의 현안(懸案)을 해결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네가 훌쿵씨타인의 비밀을 자네 가슴 속에 영원히 감추어둔들 또 무슨 좋은 일이 있겠나?”
 
68
신문기자는 대단히 열심히 권하였다.
 
69
의사는 잔득 생각 속에 잠기여 도리여 대답하지 않었다. 피예시가 입을 열었다. 그의 태도는 매우 진실하고 또 매우 결단적(決斷的)이였다.
 
70
“현재는눈에는 눈으로 어금니에는 어금니로서 대하는 이외에는 다른 길은 없는 것이다.”
 
71
길 ─. 나도 이것을 생각한 일이 있었으나 누구나 그저 생각해 보는 데 불과하다. 길이란 무었이냐? 나에게는 다만 모호한 개념에 지나지 안는다.
 
72
기괴한 일은 의사가 이미 복수가 최대의 행복이라고 믿으면서 도리혀 용서하는 일을 말한 것이다. 이것이 모순 안이구 무었이냐?
 
73
우리들은 모두 생각 속에 잠기여 다시 입을 열지 않었다. 나는 묵묵히 머리를 드러 수많은 별들이 남색 하늘에서 춤 추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74
(오류) 닫기 없음 ;\ir'끝.
【원문】복수(復讐)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번역소설〕
▪ 분류 : 근/현대 소설
▪ 최근 3개월 조회수 : 15
- 전체 순위 : 3218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447 위 / 881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복수 [제목]
 
  이명선(李明善) [저자]
 
  # 파금 [저자]
 
  소설(小說) [분류]
 
  # 중국문학 [분류]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소설 카탈로그   본문   한글 
◈ 복수(復讐)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5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