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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상시는 어떠한 민족, 어떠한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세계적인 비상시다. 비상시이기 때문에 세계는 비상한 사람을 찾게 된다. 이 비상한 사람은 반드시 청년 가운데로부터 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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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의 세계가 청년의 세계라 한 말이 확실히 진리가 있다고 하면 장래의 조선은 청년의 조선이다. 그러므로 나는 언제나 청년 문제에 크게 관심을 가지며 또 청년과 함께 하려 한다. 이는 장래의 주인공인 우리 사회의 상속자가 될 청년 가운데서도 비상한 인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때문이다. 이 비상한 인물은 소수의 비상한 영웅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비상하니만큼 비상한 사업을 이룰 비상한 대중청년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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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상시는 반동기적(反動期的) 비상시요, 우리 청년의 활동기적 비상시는 아직 장래에 속해 있다. 그러면 현금(지금) 세계적으로 모든 것이 극도로 반동기에 처한 모든 조선 청년의 객관적 정세가 과연 비상한 청년을 나오게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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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으로부터 학교·사회에까지, 부친으로부터 스승ㆍ친구ㆍ선배에까지, 기타 경제ㆍ도덕ㆍ관습 모든 것이 조선 청년이 나아갈 길에 짙은 안개가 되지 않으면 장애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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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이러한 환경에 처한 동시에 주관적으로는 그들의 생활상태가 또 각각 다르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조선 청년을 농촌 청년, 도회의 노력(근로) 청년, 학원 청년, 종교 청년의 몇 부분으로 분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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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청년의 최대다수를 점하는 이는 농촌 청년이다. 본래 농촌에서 생활하니 만큼 질박하고 억센 기운이 있는 청년인데, 최근에 그대들의 형태를 보면 그러한 성질에서 한번 변하여졌다. 그 변한 것은 아주 악화 중에서도 가장 악화된 것이다. 내가 보기에 제일 큰 것은 퇴폐적 축음기 노래와 예술적으로 한 푼의 가치도 없는 흥행극에 그 억센 기운과 질박한 것을 잃고 있는 것이다. 통념하고 애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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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청년에 대한 우리 기대의 6,7할이 그대들에게 있건만, 그대들이 그것을 인식 못하는 것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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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유혹에 침식되지 말고 일할 때 힘써 일하고 틈이 있는 때는 지식의 향상과 공동생활을 훈련하여 억센 기운에 광명한 지식을 얻고 용기를 가지어 과연 우리 장래에 주인공이 되기를 스스로 기약하고 힘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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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숫자 상으로는 농촌 청년에게 지지만 질적으로 큰 촉망을 갖기 때문에 노력 청년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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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대들의 생활 장소는 도시다. 그대들의 최근 동태는 노력자의 긴장이 없고, 타락한 룸펜의 기상이 보이는 것은 섭섭하다. 바라는 바는 노력 여하에 지식을 얻고 같이 노력하는 친구들과의 그 공동 이익을 위하는 데 힘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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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청년 그대들은 일반 다른 청년에 비하여 활동조건이 여러 가지로 훨씬 낫다. 부친의 경제 형편이 여유가 있어 학창에 몸을 던지고 배움을 닦고 있으니 농촌 청년이나 노력 청년에 비하여 행복한 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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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나라 학생에 비하여 불쌍한 점이 많다. 첫째로 지식욕이 가장 강한 그대들에게 지식을 얻을 조건이 구비되지 못하여 그네들도 다 마찬가지로 지식 기근에 빠진 사람이다. 모방심이 가장 강한 시기에 모방할 지도자를 반개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반개를 가지지 못할 뿐 아니라, 낭심양피(狼心羊皮:양두구육)를 가지고 그대의 모든 것을 그르치게 하는 사람이 오히려 많다. 그대들은 무엇을 배울까, 누구를 닮을까 과연 방황하는 양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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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한마디 간절한 부탁을 전하려는 것은 아무쪼록 부형이나 선배를 닮지 말고 독립적으로 '너 갈 길을 스스로' 택하라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조선 청년이 진리를 탐구함에 용기가 없다. 그것은 무슨 말이냐 하면 과학을 연구하는 가운데 어떤 진리를 발견할지라도 용감히 그를 믿고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대들의 큰 약점이다. 부탁하는 말은 진리를 탐구하는 데 용기를 가지고 그 파악한 바에 충실할 것이다. 동시에 그대들보다 불우한 처지에 있는 농촌 청년과 노력 청년에 대한 '지적 공급'의 책임을 망각해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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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종교 청년들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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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종교를 말하자면 기독교와 불교 두 가지를 들겠는데, 현대 종교란 것은 세상과 간음한 종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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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오늘의 예수교 안에는 ‘벌거벗은 나사렛 예수’ ‘골고다의 희생의 예수’는 잊어버리고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든 매매의 예수교인들이 가득 차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직업적 예수교인인 목사와 일반 교역자들에게 더 그러하다. 그러므로 그 안에 있는 청년들은 마치 소경을 따라가는 소경과 같고, 이리를 따라가는 양의 무리와 같다. 불쌍한 처지에 있는 조선 청년 중에서도 가장 불쌍한 조선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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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들에게 보내고자 하는 말은 이러한 현상에서 탈퇴하지 못하겠거든 하루 바삐 이 현상을 파괴하고 ‘참그리스도’ ‘벌거벗은 나사렛 예수’ ‘골고다의 희생예수’, 그의 정신을 다시 부흥시키지 아니 하면 현상의 조선기독교의 존재는 그 종교 자체의 존재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존재하면 존재할수록 조선 사회에 해독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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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또한 그렇다. 불교의 정통은 ‘셀론(錫蘭[석란])’을 제한 이외에 없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불교는 석가의 진종(眞宗)을 다 잃고 각각 그 국가의 환경에 따라 속화해버렸다. 더욱이 조선에 있어서는 석존(釋尊:석가)의 대승의 진리를 찾아볼 곳이 없을 뿐 아니라, 그 타락한 현상은 예수교의 그것보다도 몇 배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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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시 근교의 사찰은 청정해야 할 곳이 유흥장으로 화하여버리고, 각 본산주지의 지도계급에 있는 이들의 대다수는 그 사생활의 추태는 말할 것도 없고, 공(公)생활의 ‘밥 싸움’은 예수교의 그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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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 있는 청년들은 이것을 답습하여 더욱 타락의 길을 밟는다면 불교개체의 운명은 조종(弔鐘)을 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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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대들이 이 추잡한 세계를 정토로 만들 능력이 없다면 그 모순된 생활에서 빨리 탈퇴함이 자비 용감한 석존의 본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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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각층 청년에게 보내는 말은 남녀를 구별치 아니 하고 말한 바이다. 그러나 특별히 중학 이상의 교육을 받은 인텔리 여성들에게 다시 한마디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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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 학창에서 배움을 구할 때와 같은 여성들과 모여서 그대들의 장래와 조선 부녀 문제에 관한 담화를 엿들어보면 어떠한 이상, 어떠한 주장, 어떠한 결심이 상당한 바 있었건만, 한번 학창을 떠난 후에는 다시 ‘제2의 인형’ 노릇을 즐겨하여 ‘약한 자여 너의 이름은 여자라’ 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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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탁하고자 하는 것은 학창에서 가졌던 좋은 결심을 변치 말고 또 진리를 탐구하기에 용감하고 파악한 진리에 충실하여 현금 당면한 조선여성에게 닥쳐 있는 난관에 굴복하거나 패주하지 말고 가정에서 부르는 ‘현모양처’가 되기보다 조선 여성사회가 찾는 ‘용감한 X(전)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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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거니와 장래의 세계는 청년의 것이다. 그러므로 장래의 조선의 조선청년의 것이다. 그대들의 이와 같은 청년의 운명을 XXXX 낙망, XX, 방랑 - - XXXXX하여 억센 XXXX 건설하는데 억센 X청목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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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4권 1호, 193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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