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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비 없이 출전한 오랑캐 ‘수류탄에 볶은 쌀가루’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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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2.21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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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없이 출전한 오랑캐 ‘수류탄에 볶은 쌀가루’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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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기지서 본지 특파원 민재정, 박성환, 박인환 발 연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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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 악귀의 정책에 대해 삼천만 대한 자유 국민은 소위 김일성 집단에 대해서는 너무나 또렷이 파악하여 왔고 놈들에게 시달려 왔거니와 모택동이란 천하의 악당에 이끌리는 소위 중공군이란 마적 떼의 정체는 지금까지 일종의 수수께끼였고 공포와 무자비의 대상으로서 대하여 왔었다. 2월 초순까지 소위 중공군이 강제 속영하고 있었던 안양읍 2동리 김만영이란 촌노인[寸志]에게서 들은 바 젊은 중공군의 솔직한 고백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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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은 사천성에서 강제로 끌려나와 북평으로 와서 며칠 훈련을 받은 뒤 수류탄 여덟 개와 볶은 쌀가루 닷 되를 얻었을 뿐 아무런 장비도 없이 만주로 강제 파견되었다. 그 뒤 소위 연대장이란 자가 “한국에 가면 돈도 많고 비단도 많고 또 어여쁜 여자도 얼마든지 있으니 너희들이 가서 싸움만 이기면 모든 것이 손에 들어올 것이요 일생을 호화롭게 지낼 수 있다”고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여 무지한 중국 청년들을 속이고 있는 모택동 일당을 몹시 원망하더라고 한다. 더욱이 우스운 것은 제트기는 전부가 소련 비행기라고 거짓 선전한 결과 처음에는 놈들이 전연 겁을 안 내고 숨지도 않았던 것이 의외에도 많은 습격을 당하고 놈들이 죽어 넘어감에 따라 그 뒤부터는 상관이 이야기하는 것을 도시 곧이 듣지 않게 되어 제놈들 편에서 쏘는 박격포도 우리 편에서 쏘는 것인 줄 알고 종일 숨어 박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놈들은 하루 바삐 일기가 풀려서 우리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을 대대적으로 해서 김일성이가 거꾸러져 놈들은 빨리 중국으로 돌아가기만 짐짓 고대할 뿐이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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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노인이 이야기하고 있을 때 힐끗 방 벽에다 써놓은 중공군의 필적을 보니 혼취론재 이로지도(婚娶論財夷盧之道)란 허울 좋은 구절이다. 학착약술책으로 무고한 백성을 속이는 공산 악당 공통의 죄악에 대해 한없는 통분과 한숨을 금키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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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1951. 2. 21)
【원문】장비 없이 출전한 오랑캐 ‘수류탄에 볶은 쌀가루’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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