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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관중시(高麗館中詩) 두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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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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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관중시(高麗館中詩) 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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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월당(汲月堂) 잡지(雜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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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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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역사(海東繹史)』에『고극정중주집(高克正中州集)』에서 끌어 온 채송년(蔡松年)의 「고려관중시(高麗館中詩)」 두 수라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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蛤蜊風味解朝醒  조갯국 풍미 있어 아침 숙취 풀기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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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頂雲凝雨不晴  솔끝에 구름 엉겨 비가 내려 개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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悄悄重簷斷人語  고요한 겹겹 처마 사람 소리 끊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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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壺春筍更同傾  청자 술병 봄 죽순에 다시 술잔 함께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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晩風高樹一襟淸  높은 나무 늦바람에 온 가슴이 맑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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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與縹資相照明  사람과 옥빛 술병 서로 비쳐 환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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謝女微吟有深致  사녀(謝女)가 나직이 읊자 깊은 운치 생겨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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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山星月摠關情  바다 산의 별과 달이 모두 맘에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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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매우 깨끗하고 그윽하고 정취(情趣) 있는 시가 아닌가. 때는 정히 봄비가 제법 무르녹게 오락가락하는지라 검은 구름이 송정(松頂)에 엉켜 드는 품이 길손의 마음을 떨더린 발줄같이 무겁게 하는데, 숙취(宿醉)도 곁들여 미성(未醒)이라 벽호춘순(碧壺春筍)을 기울여 가며 냉이·소리쟁이·달래에 갓 잡은 조개를 안주하여 묵묵히 해장하고 있었겠다. 그러다가 늦바람이 일어나 높은 나무에 걸쳐 소리나니 답답하던 마음이 홀연히 풀리고 시원한 풍정(風情)이 일시에 솟는데, 입노래·콧노래·몸맵시·화장단청(化粧丹靑) 고루고루 고운 여자, 표자(縹甆)에 어리고 서리니 해산성월(海山星月)이 또다시 나그네의 한 풍치이겠다. 오조건(吳兆騫)의『추가집(秋笳集)』에도 “酒盡高麗雙翠罌 고려의 쌍취앵에 담긴 술을 다 마셨다” 운운의 시가 있는데, 그 전련(全聯)을 지금 알 수 없지만 벽호(碧壺)·표자(縹甆), 즉 청자(靑瓷)의 풍치있는 정경을 채송년의 저 시와 같이 짭짤히 읊어낸 것은 드문 듯하다. 다만, 채송년의 저 시가 “高麗館中吟 고려관 안에서 읊으며”이라 하였을 뿐으로, 고려청자를 꼭 읊은 것인지 어쩐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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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년은 원래 송(宋)나라 휘종(徽宗) 때 사람으로 그 부(父)를 쫓아 연산부(燕山府)에 있다가 연산부가 금(金)나라에게 약탈된 뒤 금조(金朝)에 치사(致仕)하여 정륭(正隆) 4년 〔고려 의종(毅宗) 13년〕 향년(享年) 오십삼으로 우승상(右承相)으로 죽은 사람이다. 그가 고려에 내사(來使)한 사실이 역사에 드러나지 아니하고, 고려관중음(高麗館中吟)이란 것도 어느 해안선에 있던 역관(驛館)에서의 음영(吟詠)같이 되어 있지만, 꼭 그 지점을 알 수 없다. 그러나『해동역사』의 저자가 이 시구를 끌어 오기는, 그 고려관(高麗館)이 반드시 고려 영역 내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고려의 물정(物情)을 보이는 시구로 생각한 까닭에 채록(採錄)한 것으로 생각된다. 채송년이 고려에 내사(來使)한 사실이 있는가 없는가, 고려관이란 저와 같이 반드시 고려 영역 내에 있던 어느 역관이었던가 아닌가, 이 두 가지는 고증(考證)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또 하나 채송년의 가상시(假想詩)라고도 할 수 있을 법하지만, 시격(詩格)을 보면 가상시라고는 하기 어려울 듯하니 이것은 문제되지 아니한다〕, 아직『해동역사』의 편저자의 의견을 좇아 해석한다면 이 두 수는 곧 고려청자의 시적 정경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라 하겠다. 다시 말하노니, 그 얼마나 깨끗한 표현이며, 고물고물한 표현이며, 멋있는 표현이냐. 청자를 우중작주(雨中酌酒)에 끌어 온 품(品)이, 게다가 산나물, 물생선, 싱싱한 봄날 남새요, 밤 들어 비 개이자 별과 달이 해산(海山)에 비쳐 올 때 일진청풍(一陣淸風)과 함께 봄 단장 산뜻한 미인이 표자(縹甆)와 어울려 드니 실로 얄미울 만큼 째고 짼 시이다. 물론 채송년은 오격(吳激)과 함께 악부(樂府)의 선공(善工)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의 이만한 시품(詩品)은 보통일는지 모르지만 청자의 진경(眞景)을 읊어 이만큼 예술적으로 된 것을 필자는 모른다. 무척 시각적인 시이나, 그러나 화제(畵題)로 쓴다면 도리어 해설적인 데 떨어지기 쉬운, 말하자면 시만이 읊어낼 수 있는 절경(絶景)인가 한다. 고려청자는 이 시로 말미암아 비로소 그 지음(知音)을 얻은 듯하다.
【원문】고려관중시(高麗館中詩) 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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