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하늘이 예뻐하여 온 너 아름다운 나무여 그 덕스러움이 귀한 귤나무와 같도다
7
네 텃자리를 옮기지 아니하여 따뜻한 남쪽에서만 자라나니
8
풍성한 잎은 찬 기운과 모진 추위를 견뎌내 겨우내 푸르러라
9
하얀 꽃은 서리에 씻겨 가을풍광을 빛나게 하여이다
15
갠지스강의 빛나는 황금같은 열매를 맺느니라
16
맑고 백옥 같은 네 가지는 밤이슬에 씻기우고
17
너의 잎 또한 새벽이슬 머금어 푸르른 새의 혀와 같으니
22
하늘사람과 신선과 인간세상, 귀신이 다 같이 사랑하고 아끼었으니
23
너의 물건됨이 참으로 귀이함을 알 수 있도다
24
땅을 다스리는 신농님도 이미 오래 전부터 네 효능을 식경에 실었느니라
25
소락 재호 감로는 아득한 날부터 이어오는 가장 맛있는 이름이어라
30
네 약성이 술을 깨고 잠을 적게 하니 이는 일찍 주공이 증험한 바라네
31
제 나라의 높은 사람 안영은 거친밥 차 한사발, 산채나물 더불어 먹었다고 들었나니
32
차인 우홍은 제물을 바쳐 단구선인에 빌어 차를 얻고
33
털보 신선은 진정을 유혹하여 차숲을 알게 해 주었다네
38
땅 속의 귀신도 만금으로 사례하기를 아끼지 않았어라
39
산해진미 진수성찬의 음식 가운데 좋은 차는 그 아름다운 음식의 으뜸이어라
40
수나라 황제 문제가 아픈 머리병을 이 차를 마셔 나았으니 이 얼마나 신이한 일인가
41
하늘 우렛소리 이름 붙인 차와 녹용 향기 스치는 차를 거듭거듭 만들었나니
46
당나라 황실에서는 백 가지 진수성찬 속에 차 먹었는데
47
그 나라 가장 예쁜 동창공주는 자영이라는 차만을 마셨나니, 임금님은 그 차만을 하사했다네
48
잘 만들어진 두 강차는 이 시대부터 성행되고
49
맑은 세상 덕 높은 이들은 차맛을 준영이라 좋아했다네
54
용 문양 봉 문양 차를 만들어 곱게 장식하니 아름답기 그지없고
55
만금을 다 들여 백 덩어리 떡차를 만들었나니
56
뉘라서 스스로 지닌 어여쁜 색깔과 참된 향기를 알 수 있으리
57
문득 한 번 잡것이 스치면 그 진성을 잃나니
63
일찍이 깊은 몽정산에 들어가 손수 차나무를 심어
64
다섯 근을 정성스레 만들어 임금께 바치었으니
70
눈꽃 같은 차와 살찐 구름 같은 차는 서로 향기를 뽐냄이여
71
두우물샘 차와 태양이 이루는 차는 강서성 절강성 두 고장에서 명성이 풍성하도다
72
건양 땅 단산 푸른 시냇물 골짜기에서 나는
73
구름집 차와 달빛 젖은 시냇물 향기 나는 두 차는 천하의 일품이라네
78
맑고 고운 땅 우리 나라에서 나온 차는 원래가
79
그 빛과 향과 맛이 좋아 더불어 기운까지 제일 이니
80
육안지방 차는 맛이 좋고 몽정산 차는 약이 된다지만
81
우리 동차는 맛도 좋고 약도 된다고 옛사람들 말했다네
84
我有乳泉挹成秀碧百壽湯 (아유유천읍성수벽백수탕)
85
何以持歸木覓山前獻海翁 (하이지귀목멱산전헌해옹)
87
팔십 도인의 얼굴 붉은 복숭아 빛 같게 하도다
88
내가 사는 일지암 기슭에는 어머니 젖 같은 달콤한 샘물이 있나니 수벽탕 백수탕 만드니
89
어떠랴, 이 수벽탕 백수탕 달여 남산골 해거도인께 바칠거나
91
何以敎汝玉浮臺上坐禪衆 (하이교녀옥부대상좌선중)
94
차에는 아홉 가지 어려움과 청향 난꽃 향기 진실향 순수향 이 네가지가 있음이여
95
어찌 일러주리! 이 구난 사향의 어려움을 옥부대 선방에 참선하는 스님네들이여
96
다사의 아홉 가지 어려움 그르치지 아니하고 네 가지 향기 온전하면
97
이 지극한 맛 가히 구중궁궐에 바칠 만 하나니
102
비취빛 찻물 피어 어리는 녹향 어렵사리 조정에 보낼 수 있으리라
103
맑고 총명함 동서 사방으로 통달해 막힌데 없나니
104
싱그러운 차 뿌리 신령스런 산에 기대었음이여
110
녹빛 어린 싹과 꽃 자줏빛 고운 순은 구름 뿌리 내리는 땅을 뚫나니
111
오랑케 가죽신 들소의 가슴 팍 같이 주름진 물결 무늬 라네
112
어젯밤 맑고 깨끗한 밤이슬을 흠뻑 다 마셨는지
113
삼매경에 든 손 끝에 기이한 향기 어리네
116
體神雖全猶恐過中正 (체신수전유공과중정)
118
그 가운데 들어 있는 현현 미묘함 나투기 어려우니
119
참다운 정기는 물과 차가 잘 어우러지지 않으면 아니하네
120
차의체와 물의 신이 비록 온전하다 할지라도 오히려 중정을 그르칠까 두렵도다
121
중정을 잃지 않아야지 건과 영이 아울러 얻어지나니
126
옥화 차 한 잔 기울여 마시면 겨드랑이 바람 일어
127
몸은 가벼워 하늘나라 신선인 듯 하나니
128
밝은 달 촛불 삼고 아울러 친구 삼으며
129
흰 구름이 자리하고 더불어 병풍으로 둘러치니
132
唯許白雲明月爲二客 (유허백운명월위이객)
134
댓잎 스치는 소리 솔바람 소리 한 가지로 청량해
136
하얀 구름 밝은 달 애오라지 두 벗이 되어
137
도인의 찻자리 더욱 이보다 빼어 날거나
143
초의선사가 햇차를 달이니 푸른 향기 피어오르고
144
날짐승의 혀 같은 섬세한 계절 잘 갖추어진 첫물차
145
말하지 마라 단산의 운감차나 월간차 좋은 것을
146
찻잔에 가득 찬 뇌소차 한 사발이면 우리 생명 맑게 이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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