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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도 (赤道) ◈
◇ 출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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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현진건
1
서울의 봄은 눈 속에서 온다.
 
2
남산의 푸르던 소나무는 가지가 휘도록 철겨운 눈덩이를 안고 함박꽃이 피었다. 달아나는 자동차와 전차들도 새로운 흰 지붕을 이었다. 아스팔트 다진 길바닥. 펑퍼짐한 빌딩 꼭지에 시포(屍布)가 널렸다. 가라앉은 초가집은 무거운 떡가루 짐을 진 채 그대로 찌그러질 듯하다. 푹 꺼진 개와골엔 흰 반석이 디디고 누른다. 삐쭉한 전신주도 그 멋갈없이 큰 키에 잘 먹지도 않은 분을 올렸다.
 
3
이 별안간에 지은 흰 세상을 노래하는 듯이 바람이 인다. 은가루 옥가루를 휘날리며 어지러운 흰 소리는 무리무리 덩치덩치 흥에 겨운 잦은 춤을 추어 제친다. 길이길이 제 세상을 누릴 듯이.
 
4
그러나 보라! 이 사품에도 봄 입김이 도는 것을.
 
5
한결같은 흰 자락에 실금이 간다. 송송 구멍이 뚫린다. 돈짝만해지고 쟁반만해지고, 다님만해지고 댕기만해지고…… 그 언저리는 번진다. 자배기만큼 검은 얼굴을 내놓은 땅바닥엔 김이 무럭무럭 떠오른다.
 
6
겨울을 태우는 봄의 연기다. 두께두께 얼은 청계천에서도 그윽한 소리 들려온다. 가만가만 자최 없이 기는 듯한 그 소리, 사르르 사르르 깁 오리에 풀물이 스미는 듯. 이따금 그 소리는 숨이 막힌다. 험한 고개를 휘어넘는 듯이 헐떡인다. 그럴 때면 얼음도 운다. 찡 하며 부서지는 제 몸의 비명을 친다. 엉그름이 턱 갈라진 새로 파란 물결은 햇빛에 번쩍이며 제법 졸졸 소리를 지른다.
 
7
축축한 담 밑엔 눈을 떠 이고 푸른 싹이 닷분이나 자랐다.
 
8
끝장까지 보는 북악에 쌓인 눈도 그 새하얗던 흰빛을 잃었다. 석고색(石膏色)으로 우중충하게 흐렸다. 그 위를 싸고 도는 푸른 하늘에는 벌써 하늘하늘 아지랑이가 걸렸다.
 
9
봄은 왔다. 눈길, 얼음 고개를 넘어 서울의 봄은 순식간에 오고 만 것이다.
 
10
이른 봄날 아침이다. 하늘은 말갛게 개었으되 사라질 듯 말 듯한 구름 흔적으로 말미암아 꿈꾸는 처녀의 눈동자처럼 거슴츠레하게 조으는 듯. 치위가 덜 가신 쌀쌀한 공기를 뚫고 지내 끼인 공중을 도금칠하며 명랑한 햇발이 나리매, 그 닿는 곳마다 부드럽게 녹여서 우단결같이 포근포근한 느낌을 자아낸다 물오른 나뭇가지에 . 깃들인 새들은 제 발부리에 서물거리는 새싹을 푸념이나 하는 듯이 재깔재깔 잔사설을 종알거리다가 이 세상이 얼마나 넓고 자유로운 것을 시험하려는 것처럼 포드득 날아오른다. 빛물결을 헤치며 헤엄치는 그 서리 젖은 나래는 사금을 뿌린 듯이 점점이 번쩍인다.
 
11
S형무소 철문에는 봄볕이 튄다. 무수한 쇠못은 그 거뭇거뭇한 눈알을 부라린다. 번들번들하게 장사진을 친 듯한 벽돌담은 이 밝은 광선을 막기에 애쓰는 듯이 불쾌하게 핏빛으로 물들었다. 언덕배기 비탈길이 옛 모양을 감추고, 새로 수장된 넓은 길이 정문에서 엇비슷하게 누그러운 구배를 지어 나려가다가 한길로 꼬리를 쳐뜨렸다. 앞길을 막히고 뒷걸음질을 치던 햇발은 이 대패로 민 듯한 길바닥 위에 구으는 듯이 보금자리를 친다. 늙은 아카시아 한 나무와 심은 지 몇 해 안 된 애송이 사쿠라 몇 그루가 앙상한 가지를 떨며 이 따스한 보금자리에 참예를 하려는 것같이 그 겅성다못한 제 그림자들을 비스듬히 누인다. 아직 피어나지 못한 질방나무는 검누른 잎사귀를 웅숭그리고 조으는 듯하다.
 
12
이 아침녘의 적막을 깨치고 화려한 자동차 한 대가 짓치는 듯이 올라온다.
 
13
정문 앞 가까이 와서 걸음을 멈추고, 세비로 웃막이에 아랫도리엔 기마복을 차린 갈걍갈걍한 운전수가 운전대에서 선득 나려와 읍하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문을 열었다. 그 안으로부터 젊은 부인이 나타났다.
 
14
그 젊은 부인은 흰 하부다에 두루막 자락을 조금 걷어올리는 듯하며 그림자같이 자동차를 나려선다. 운전수는 자동차를 한옆으로 돌려세웠다.
 
15
그 부인은 자동차를 배경으로 형무소 문을 향해 선다. 나이는 스물을 너댓 지냈을까. 키가 큰 듯함은 몸이 가냘픈 탓이리라. 검다가 희다가 야릇한 윤을 흘리는 은호 목도리 위에 그 흰 얼굴은 구름에 숨바꼭질하는 달처럼 떠올랐다. 달이라면 새벽녘에 져 가는 달이리라. 그 한스러운 흰빛! 그 얼굴은 그러한 흰빛이다. 도톰한 두 뺨도 자세히 보면 분명히 여윈 듯하였다.
 
16
푸수수한 트레머리는 몇 올이 풀려 번듯한 이마 위에 나부끼다가 그 호박색으로 빛나는 두어 카락은 코까지 나려와 남실남실 춤을 춘다. 갸름갸름한 손가락으로 귀찮은 듯이 치켜올리는데 왼손 무명지에 끼인 백금 반지에는 제법 팥낱만한 보석이 반짝반짝 실무지개를 일으킨다. 그 속눈썹 긴 눈을 잠깐 감는 듯하다가 다시 맥맥히 옥문을 바라본다.
 
17
십 분! 이십 분 굳게 닫힌 쇠문은 열려질 가망조차 없는 듯하였다.
 
18
붓고 쫓기는 대경성은 예까지 밀려나왔다. 건넌 산밑까지 올망졸망 초가집이 들러붙었다. 길가에는 갑자기 가가(假家)를 맨드노라고 체신이 없는 양철 지붕이 내로라하는 듯이 늘어섰다. 큰길이 생기고 버스가 다니고 나날이 번창해 가건마는 암만해도 감옥 냄새는 빠지지 않는다. 독립문을 지나서부터 형무소 초입까지 '형무소 사식 차입소', '감옥밥 파는 집', '형무소 피고인 차입소', '변당(弁当) 차입소' 간판들이 지붕을 디디고 선 것만 보아도 어쩐지 으스스해진다. 밝고 따스하고 즐거운 봄 입김은 가뭇없이 사라지는 듯하다. 더구나 검누른 길바닥은 이따금 바람을 따라 일어선다.
 
19
그 자욱한 몬지는 안개를 피우며 집과 사람을 뒤덮는다.
 
20
그 부인은 우 ─ 하고 자기에게 덤벼드는 몬지 떼를 피하노라고 고개를 외치기도 하고 두 손으로 눈을 가리우기도 한다. 지리한 듯이 몇 걸음씩 거닐다가 피난처를 찾는 사람 모양으로 또다시 자동차 옆에 와 선다.
 
21
형무소 앞은 차차 부산해진다. 어릿거리는 사람의 그림자도 늘어간다. 드나드는 간수의 자최도 잦아간다. 그 덤덤하던 큰 문도 가끔 아가리를 벌린다. 붉은 황도빛 옷에 쇠사슬을 서로 얽매인 죄수들도 몰려나온다. 그 부인은 죄수를 볼 적마다 놀라는 듯이 몸을 흠칫하면서도 누구를 찾는 듯이 그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애를 쓴다.
 
22
뿡뿡 하며 양복쟁이를 태운 자동차가 소리를 질르면 그 큰 문은 더욱 크게 열리는 듯하였다. 형무소 간부급의 출근이리라. 물 날은 초록 휘장 틈으로 어른어른 흉물스러운 용수를 보이며 피고를 태운 수차도 여러 차례 나왔다.
 
23
그 부인은 기다리기 지친 듯이 눈썹을 찡그린다. ─ 눈과 간격을 두고 올라붙은 듯한 가느나마 숱 많은 눈썹이다. ─ 그는 자동차에 오른다. 앞길을 거닐고 있던 운전수는 황급하게 뛰어와서,
 
24
"돌아가시랍쇼?"
 
25
라고 묻는다.
 
26
"아녜요!"
 
27
그 부인은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흔든다.
 
28
'그 동안을 못 참아서!' 속으로 뇌이자 그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자동차 안에서도 날아갈 듯이 몸을 도사린 채, 감옥문과 오십 전 짜리 은화만한 브로치나 팔뚝시계를 번갈아 보았다.
 
29
정문 옆 작은 쇠문이 덜커덩 하고 열렸다. 웬 장대한 청년이 조그마한 보퉁이를 해 들고 쫓기는 듯이 나선다.
 
30
감옥에서 나오는 청년을 알아보자 그 부인은 마치 무엇에 튕기는 모양으로 몸을 일으킬 겨를도 없이 구을러 떨어지듯 자동차를 나렸다. 앞으로 거꾸러질 듯 거꾸러질 듯하면서 그 청년을 향해 종종걸음을 쳤다.
 
31
부인은 다짜고짜로 어리둥절하고 서 있는 그 청년의 손을 잡았다. 핼쓱하던 그 부인의 얼굴은 그 순간 더욱 파랗게 질린다. 왼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떤다. 소나기를 만난 꽃잎처럼 갈기갈기 찢어질 듯하던 그 입술은 말 한 마디를 맨들어내었다.
 
32
"여해 씨!"
 
33
이 부르짖음이 군호를 친 것같이 그의 눈으로부터 우박 같은 눈물이 쏟아진다. 푸르게 떠는 두 뺨은 뒤를 이어 구을러 떨어지는 눈물 방울에 놀라기나 한 듯이 한층 더 흔들린다.
 
34
그 청년은 아모 감동되는 기색이 없다. 떡 벌어진 어깨판으로 숙인 부인의 고개를 옹위하는 듯이 서 있을 뿐이다.
 
35
여자는 더욱 느껴 운다. 눈물 젖은 얼굴을 그 청년의 가슴패기에 비비대며 또 한번 부르짖었다.
 
36
"여해 씨!"
 
37
그 청년은 또 대꾸가 없다. 오랫동안 햇빛 못 보는 감방살이로 뜨고 시어진 보송보송한 얼굴에 표정 하나 떠오르지 않았다. 그 부인의 울고 부르짖는 소리는 그 귓가에도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진한 먹으로 한 일(一)자를 쭉 그은 듯한 검은 눈썹 밑에서 부신 것을 보는 것처럼 눈을 섬벅섬벅할 따름이다.
 
38
한동안 북받쳐 나오는 눈물을 걷잡지 못하던 그 부인은 얼마 만에야 꿀꺽꿀꺽 울음을 멈추려고 애를 쓴다. 얼룩진 얼굴을 들어 그 청년을 쳐다보며,
 
39
"여해 씨! 용서……."
 
40
하다가 다시 고개를 숙이며 말끝은 또 울음에 흐려진다.
 
41
"……."
 
42
청년은 여전히 입을 쭉 다문 채 황홀히 넋을 잃은 사람 같다. 그는 숨을 모아 쉰다. 들여마신 그리운 향기를 차마 내어쉬기 아까운 모양이다. 여자의 얼굴이 닿은 가슴 언저리는 가려운 듯이 이따금 들먹들먹한다. 지그시 아래로 깔은 눈은 제 손아귀에 든 여자의 눈을 나려다본다. 할딱거리는 파랑새와 같이 보드랍게 떨던 그 손이 그대로 사라지지나 않았나 의심하는 듯 하였다.
 
43
자기의 뿌린 눈물과 말이 바위나 때린 모양으로 아모 보람이 없는 것을 느끼자, 그 부인은 저 혼자 울고 부르짖고 하는 것이 남볼상 사나운 생각이 났다. 여해의 가슴에서 얼굴을 떼며 흠씬 젖은 수건으로 또 한번 눈물을 씻고 나서 휘 주위를 둘러보더니, 여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을 갑자기 깨달은 것같이,
 
44
"가셔요."
 
45
하고 여해를 끌었다.
 
46
이 말만은 효과가 있었다 . 자석에 끄을리는 쇠끝 모양으로 여해는 그 부인을 따라 발길을 옮긴다.
 
47
이 여자야말로 자기의 가슴에 첫사랑의 꽃을 피운 홍영애(洪英愛)가 아니냐. 애젊은 청춘의 감격과 열정과 로맨스를 오로지 차지하였던 홍영애가 아니냐. 쓰리고 아픈 실련(失戀)의 화살을 심장 속 깊이 박아준 여자도 이 여자가 아니었던가. 사실 아닌 사실로 오 년 동안이나 지리한 철창 생활을 한 것은 이 여자의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 안타까운 모양이 선연히 감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몇 번이나 불안한 죄수의 새벽잠을 소스라쳐 깨였던고! 여해는 이를 잊었던가. 영애에 대한 모든 원한과 감정을 잊었는가. 붉은 옷을 벗을 때 지난날의 기억이란 기억도 모조리 벗어 던졌는가.
 
48
여해와 영애는 나란히 자동차를 탔다.
 
49
자동차가 움직인 뒤에도 아까 울음이 진정이 덜 된 모양으로 영애의 가슴은 들먹들먹하였다. 그는 입술을 깨문다. 센티멘탈한 흥분에만 겨울 때가 아니다. 이 어두운 굴속에서 별안간 세상에 뛰쳐나온 사람에게 알려준 일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담도 이 앞으로 ─ 당장 이 자동차를 나리면서부터라도 전개될 그와 저와의 관계를 한시바삐 작정해 둘 필요가 있었다.
 
50
자동차는 달아난다. 그 빠른 속력이 마치 영애를 재촉하는 듯하다. 일분!
 
51
이분! 집은 가까워 간다. 몇 번이나 말부리를 떼어보려 하였건마는 입 안에서 뱅뱅 돌다가도 그대로 잦아지고 만다.
 
52
"여해 씨!"
 
53
위선 또는 한번 불러 보았다. 휙휙 바람결에 말낱은 날린다. 시끄러운 음향에 사라진다. 여해는 멍하게 앞만 내다본다. 폭포수같이 나리질리는 선뜩선뜩하도록 시원한 봄바람, 넓고 넓게 펼쳐진 빛과 밝음의 세계에 출옥한 이는 정신을 놓친 듯하다.
 
54
"여해 씨!"
 
55
이번에는 귀에다 대고 부르짖었다. 얼굴을 돌리기는 하였으나 나무나 돌로 새긴 듯이 근육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56
영애는 무슨 중대한 선언을 발표하려는 것처럼 얼굴빛을 바룬다.
 
57
"여해 씨! 우리 남매가 되어요, 네?"
 
58
한다. 가슴에 차 오르고 목구멍에서 돌고 차마 입술까지 나오지 못한 말은 이 말이었다.
 
59
"제 오빠가 되어 주셔요, 네, 오빠!"
 
60
또 한번 재우치며 달래듯 애원하듯 여해를 바라본다. 눈물로 씻어낸 그 눈은 더욱 맑게 빛난다.
 
61
'오빠'라면 그들의 귀에 그리 서툴지는 않았으리라. 그들은 동지도 되었다, 부녀도 되었다, 남매도 되었다.
 
62
"내 딸아!"
 
63
하고 여해가 벙글벙글 웃으면,
 
64
"무슨 아버지가 저래……?"
 
65
하고 눈을 깔아메치던 영애다.
 
66
"오빠!"
 
67
하고 부르며 영애가 매어달리면,
 
68
"누이, 누이, 내 누이."
 
69
무슨 노래와 같이 읊조리며 갸둥갸둥을 해 주던 여해다.
 
70
그 날의 '오빠'와 오늘날의 '오빠'가 말은 꼭 같은 말이다. 다만 그 내용이 엄청나게 달라졌을 뿐이다.
 
71
"오빠! 저를 누이라고 불러 주어요, 네?"
 
72
영애는 여해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또 한 번 다진다. 하기 어렵던 말도 꺼내놓고 보니, 그리 못할 말도 아닌 것 같다. 도리어 뻥뻥하던 두 사이가 얼마쯤 자리가 잡히는 듯하였다. 말에도 차차 데면데면한 구절이 줄어간다.
 
73
"자, 불러요, 오빠!"
 
74
눈물 어룽진 영애의 뺨에 어색하나마 웃음의 그림자가 짓쳐간다.
 
75
여해의 멍멍한 귀에도 이 말만은 들어간 모양이었다. 이번에야말로 그 무거운 입이 떨어졌다.
 
76
"흥? 오빠?"
 
77
그는 선잠을 깬 사람 모양으로 영애의 말을 고대로 되풀이한다.
 
78
영애는 여해의 말문이 터진 것만 해도 반가웠다.
 
79
"그래요, 오빠예요, 제 오빠예요."
 
80
지난날의 무간하게 굴던 버릇이 한순간 영애를 찾아온 듯하였다.
 
81
"저는 누이구요. 자, 누이라고 불러 봐요!"
 
82
하고 어리광 피우듯 조른다.
 
83
"흥? 누이?"
 
84
여해는 아직도 꿈을 덜 깬 모양이다. 그의 핑핑 도는 눈동자엔 영애의 얼굴이 동그래졌다가 길어졌다가 길어졌다가, 가루 세로 춤을 추는 듯하다.
 
85
그 젖가슴 언저리가 불룩불룩 솟아오르는 듯하다.
 
86
"네, 오빠!"
 
87
영애는 어쩐지 가슴이 찌르르해진다. 걷잡을 새 없이 굵은 눈물 한 방울이은호 목도리 위에 떨어지고 말았다. 자동차는 닿을 데 닿았다.
【원문】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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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건(玄鎭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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