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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야말로 이 나라의 보배로운 가을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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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그림도 같고 꿈과도 같은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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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열 나흘 밤 열푸른 유리로 천정을 한 밤
5
거기서 달은 마중왔다. 얼굴을 쳐들고 별은 기다린다. 눈짓을 한다.
6
그리고 실날 같은 바람은 길을 끄으려 바라노라. 이따금 성화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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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오늘 밤에 좋아라 가고프지가 않다.
8
아니다 나는 오늘 밤에 좋아라 보고프지도 않다.
9
이런 때 이런 밤 이 나라까지 복지게 보이는 저편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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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못 쪼이는 그 땅에 나서 가슴 밑바닥으로 못 웃어본 나는 선듯만 보아도
11
철모르는 나의 마음 홀아비자식 아비를 따리듯 불 본 나비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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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이는 얼굴과 같은 달에게로 웃는 이빨 같은 별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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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도 모르고 뒤도 모르고 곤두치듯 줄달음을 쳐서 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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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 때문에 이것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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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조차 잊고서도 낮이나 밤이나 노닐 것이 두려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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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없이 사는 듯하면서도 걸림뿐인 사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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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때가 오면 아름다운 그때와 어울려 한 뭉텅이가 못되어지는 이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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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도 같고 그림 같고 어린이 마음 위와 같은 나라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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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불러도 멋대로 못 가고 생각조차 못하게 지쳤을 떠는 이 설움.
20
벙어리 같은 이 아픈 설움이 칡넝쿨같이 몇 날 몇 해나 얽히어 틀어진다.
21
보아라 오늘 밤에 하늘이 사람 배반하는 줄 알았다.
22
아니다 오늘 밤에 사람이 하늘 배반하는 줄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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