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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잎이 고운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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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노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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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이 고운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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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天高馬肥)의 좋은 가을이 왔다. 포도는 검고, 감은 붉어 색채가 선명하고, 그위에 나무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여 온누리는 풍만과 자랑으로 물드렸다. 사랑하는 동생아, 이때에 몸 편안하고 아버님과 어머님 모두 안녕하시냐? 나는 학교에서 무사히 지내나 고향이 그립고, 부모님과 네가 그립다. 언제나 눈만 감으면 고향 하늘이 눈에 비치고 부란강과 오봉산이 눈에 나타난다. 부란강(富蘭江)에서는 살찐 잉어가 꼬리를 치고, 오봉산에는 단풍이 붉기 시작하겠지. 가을은 더구나 노스탈자를 돋우는 계절인가보다. 내마음이 자라고 내몸이 큰 내고향은 언제나 내마음의 창문에서 떠나지 않는구나. 아! 내마음의 새가 늘뛰고 날든 추억의 옛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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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아, 나는 학교에서 우등생의 한사람으로 어깨를 뻐긴다. 우리집 전통과 명예를 더럽히지 않기위해서 나는 언제나 부지런히 공부하고, 우등생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련다. 너도 힘써 공부하여라. 너도 내년이 졸업이니, 상경하여 같이 공부하면 그리 쓸쓸하지는 않을듯 하다. 형은 엇그저께 북한산으로 단풍을 구경 갔었으나, 그 단풍이 우리고향 오봉산의 단풍 만하지는 못하여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그리고 나는 요사이 조그만 ‘라디오’ 를 하나 샀다. 퍽이나 재미있다. 이것으로 객창(客窓)의 울적한 마음을 잊으며 늘 고향 하늘을 그리고 있다. 방학때는 가지고 가서 네게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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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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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학과에는 소학교 학과보다는 퍽이나 재미있다. 더구나 영어와 역사 등은 재미가 많다. 나는 장차 문사(文士)가 되련다. 지금부터 시짓는 공부를 하고 지난 일요일에는 M신문 독자란에 내 시가 활자화까지 하였다. 정말 나는 의미깊은 장래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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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내 건강하고 공부에 열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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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경 훈 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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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단풍잎이 고운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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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잎이 고운 9월 [제목]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9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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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