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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이십이세 일본 류학시절이엇다 봄철 긔후가 명낭한 날이엿다 스켓취 스를 메고 도야마가하라에 사생을 나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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畵架[화가]를 버틔어 노코 그림 그리기에 熱中[열중]하다가 겻눈으로 보니 왼 텀수룩하고도 깃하게 잘 생긴 청년이 정신 업시 서々 오래동안 보고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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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참 그리다가 배가 곱흐기에 엽헤 노앗든 변도를 가지고 저편 언덕으로 갓다 그 청년은 돌아시는 내 얼골을 유심히 보고 내가 그 자리를 나도 가지를 안코 서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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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벤도를 먹으며 멀니서 그 사람을 보앗다 그 사람은 내 편으로 뒤를 두고 무어슬 듸려다 보고 한참 안젓더니 일어서서 내 편을 한 번 보고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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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벤도를 다 먹고 잠간 서슴거리다가 다시 그리려고 그 자리로 왓다 닷첫든 스켓취 스를 열어 제치랴 할 무슨 종이 조각 한 장이 어잇는 거슬 보앗다 작 놀나 집어보니 훌륭한 일장 片紙[편지]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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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하눌 빗은 예업시 곱고 날새조차 듯한 날 넓은 벌판에 한 仙女[선녀]가 서 잇삽내다 내가 왜 만도링을 가지고 오지 아니 하엿든고! 당신의 그림 엽헤서 한 곡조 울녓스면 곳 별유천지가 되엿것는글 당신의 그림은 매오 유망하외다 만히 정진하시오 나를 다시 맛나보실 마음이 게시거든 오난 일요일에 富士見町敎會[부사견정교회]로 와 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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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우섯다 그러나 단순하든 머리는 복잡해저서 전과 갓치 그림이 그려지지를 아니 하엿다 도라와서 그 편지를 다시 보고 다시 보며 그 글시, 문구, 그 사람 심리를 생각해 보앗다 불량자다 그러나 교인이라니 그러치도 안타 연필노 썻스나 명필이니 대학 정도다 그림을 아는 체 햇스니 화가인가보다 그 일요일에 오라는 교회지 갈 열심과 용긔가 업섯스나 그 날은 유난히 길엇다 하로 지나고 잇틀 가고 하는 동안 희지부지 이저 버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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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이엿다 나는 해수욕을 하러 방주로 갓섯다 선생의 친구 집에 잇섯다 주인 이 자긔사든 집에 청년 화가가 와 잇는대 소개를하겟다 하고 데릴너 간다 조곰 잇다가 동경음악학교에 다니다가 도라온 사촌 형과 청년한 사람이 드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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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가무라 라 합니다. 만히 사랑해줍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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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내얼골을 유심이 보더니 작 놀나 반색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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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어느날 도야마하라에서 스켓취 하섯지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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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하고 아모 말 업는 나는 대강 짐작하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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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네 사람은 늘 함 달 밝은 밤 해변가에 산보도 하고 갓가운 섬지 선유도 하엿다 N은 로 내게 윙크를 보냇다 그러나 모른 체 할 이엿다 N은 얼마 아니 되어 먼저 동경으로 갓다 하로난 주인 사촌 집에서 하인이 와서 동경서 전화가 왓스니 곳 오라고 한다 나는 갓다 전화를 밧앗다 「K쟝이오 나는 N이오 보고 십흐니 얼는 도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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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만 하고 난다 나는 아모 영문 업시 왼 세음인지 몰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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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人[주인]영감은 「N에게서 무슨 電話[전화]야?」 하고 눈을 딱 부릅뜨고 主人[주인]집에서는 수군수군하엿다 나는 그를 원망할 변명할 여지가 업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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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로난 동창생이 올나오며 어느 청년이 와서 나에게 面會[면회]를 請[청]한다고 한다 내려갓다 거긔는 N靑[청]년이 와서 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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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헐 말이 좀 잇스니 하학후 도라갈 들여주십쇼」 주소를 가라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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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도라가는 길에 들녀서 N은 과자와 차를 준비해노코 기다리고 잇다가 반가워 하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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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내가 일본 사람이라구 그래오? 내가 조선 사람이 되면 될 것아니야요 나도 문벌도 잇고 상속할 재산도 잇고 결혼하자는 녀자도 잇지만 다 버리고 K쟝을 르고 십허요 녜? K쟝 결혼해 주워요」그는 내 손을 붓잡고 부르르 럿다 「안돼요」 나는 이러케 거절하고 도라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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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우리 옵바 하숙에 N이 나타나 面會[면회]를 請[청]하엿다 옵바는 맛나보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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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가무라라 합니다 만히 사랑해 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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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대 請[청]할 거시 하나 잇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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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슨 날더러 말할 거시 아니라 K子[자]에게 말삼해 보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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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황혼이엿다 나는 省線[성선]을 타고 나가노 역에서 내렷다 컹컴한 곳에 어느 청년이 섯다가 불숙 나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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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도라오기를 기다리고 잇섯서요 K장 일전에 내가 청하든 말에 생각해 보앗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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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가 업서요」 돌아설 그는 품에서 무어슬 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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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머니나」 나는 악을 쓰고 다라낫다 그는 차오지 아니하고 말둑갓치 서 잇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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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後[후] 白華雜誌[백화잡지]에난 「K子[자]에게」라난 題目[제목]으로 얼마나 自己[자기]가 K를 사랑한다는 거슬 名文[명문]으로 썻다 어느 雜誌社[잡지사]에서 이것을 發見[발견]하고 마음이 압핫다 其[기] 後[후] 八[팔] 年[년]만에 文房堂[문방당] 畵具店[화구점]에를 갓다가 偶然[우연]히 N을 만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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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가 어떠삽니가」 내가 뭇난 말에 그는 실심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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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장가를 드럿다가 리혼을 햇서요 K쟝은 지금은 사람의 妻[처]이지」하고 눈을 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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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握手[악수]로 作別[작별]한 後[후] 해마다 되푸리 하는 帝展入選發表[제전입선발표] 新聞紙上[신문지상]에서 그의 일홈이 눈에 도 잇고 지 안을 도 잇다 이상한 편지 한 장이 이러케 인연이 깁흘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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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東亞[신동아]』, 193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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