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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고백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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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노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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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고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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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인줄 알면서도 이 글을 씁니다. 용서 하십시요. 이 가슴에 가득찬 애틋한 이 마음,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어 붓을 들었읍니다. 나는 세상에 가장 큰 슬픔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내마음을 알길 없는 당신을 볼때, 나는 진정입니다. 울었어요. 당신은 내 이름은 고사하고, 존재까지도 알는지 모르는지. 이런 생각을하면 가슴이 답답 합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다못하여 이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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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한 끝만이라도 알아 주신다면 나는 만족 합니다. 내가 당신을 알기는 벌써 두해전 가을이었읍니다. ××高普[고보]에서 금강산 여행을 갔을때 였지요. 당신 역시 동급생들과 섞여 갔었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 차로 가게 되었지요. 나는 그때 당신을 본 인상이 깊이 내 머리에 박혔나이다. 내가 지금까지 상상하던 그 환영과 틀리지 않은 당신을 ── 발견한 그때. 다른 아이들은 떠들고 이야기로 꽃을 피웠으나, 나만은 당신을 바라보기에 정신을 잃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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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완전히 내 정신은 당신이 사로잡고 말았어요. 그후 나는 당신의 집을 찾기에 얼마나 고심하였는지요. 매일 같이 당신의 그림자라도 보고 싶어서 멀리서 당신을 바라 보았으나 아, 괴롭습니다. 당신은 내 존재까지도 모르는듯 하더이다. 2년이란 세월이 짧다고 보면 짧지만, 내게는 길고도 괴로운 날이었읍니다. 오늘도 비내리는 거리에서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당신의 뒷모양을 멀리 바라보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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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글을 드린다면 나를 잡놈으로 인정하고 욕을 하실까봐 큰 걱정입니다. 그러나 용서하십시요. 내 변명은 하지 않으렵니다만 그런 불량성을 띈 사람이 아닌것만은 진정으로 고백합니다. 저는 그후로 부터 더 열심히 공부하고 책을 봅니다. 훌륭한 인격부터 만들려고요. 이렇게 하는것을 반대하시면 시골 부모님께 알려 통혼(通婚) 하도록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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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대인으로 저는 그것을 좋게 볼 수가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원하신다면 아무 형식이나 다 밟겠읍니다. 그리고 한층 더 노력하여 공부하렵니다. 당신이 만일 학자를 좋아하신다면 학자되기에 힘쓰겠고, 실업가를 좋아하신다면 그쪽으로 노력해 보렵니다. 그러면 당신과 같이할 내 운명의 지배자가 당신이신것만은 깊이 생각해 주십시오. 진정입니다. 나는 소설에서 온갖 슬픈 사랑을 많이 읽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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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 사랑만은 승리의 사랑이 되기를 저는 아침마다 소원을 올립니다. 나는 이글을 쓰기에 퍽 주저하였읍니다. 그러나 이 글이 나라는 사람을 당신께 인식시켜 주기만해도 기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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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내 마음의 천사여 ! 귀중한 이 순정을 알아나 주십시요. 그것만도 감사히 생각하겠나이다. 나는 몇 번이나 거듭 내 마음을 시험해 보았읍니다. 이것이 일시적 감정이 아닌가 하고 ── 그러나 내가 본 여자가 당신만이 아니고 세상에는 당신 혼자만 사시는것은 아니지요. 단념해 보려고 애도 써 보았읍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은 노릇이었어요. 이 괴로운 날이 더 계속 안되기를 나는 바라며 그만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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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길이 안녕하시고 한마디도 좋으니 이 마음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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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英一[영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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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사랑을 고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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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을 고백하며 [제목]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9년 [발표]
 
  서한문(書翰文) [분류]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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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