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반세기 전 우리네 부형(父兄)들은 남아들의 삭발을 끔찍이도 기(忌)하고 피(避)하고 했었다.
3
하던 그 일을 생각하면서 요새 여인네들, 특히 신여성의 머리쪽이 조그마해졌다고 왈 방정맞네, 왈 보기 싫으네, 왈 쥐 무엇 같네 입을 비죽거려 욕하고 조소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조소씨(嘲笑氏)들을 위하여 절로 비소(鼻笑)가 나오지 않질 못한다.
4
속된 유행이나 값 헐한 새것을 덮어놓고 추앙함이 아니다.
5
여인들이 머리쪽이 작아지는 것은 역사의 자취를 따라 살피더라도‘생활’이 시키는 노릇이다. 시대에 적(適)할‘생활’을 무시하는 장신(裝身) 그것은 박물관에나 가서 찾아볼 미(美)다.
6
미라면 ‘생활’ 과 조화되어야 하는 것, 그러므로 ‘생활’ 에 의해 합리화되는 것이다.
7
여인네들더러 현대적으로 생활을 하라고는 부르짖으면서 어찌 장신의 현대화는 그다지 기(忌)하려 드느뇨 ?
8
머리(頭)보다 더 큰 머리쪽보다는 조그마한 머리쪽이 현대생활에 편리하고, 그러므로 그는 누가 무어라거나 현대적인 미를 낳는다.
9
<四海公論[사해공론] 193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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