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전문 보기 - 이맹전(李孟專)

이맹전(李孟專)

이맹전(李孟專)은 벽진(壁珍) 사람으로 자(字)는 백순(伯純)이요 호는 경은(耕隱)이니 세종(世宗)때에 문과하고 후에 거창(居昌) 현감으로 있어 청백(淸白)으로써 유명하였다. 단종(端宗) 갑술년에 시사가 뒤숭숭함을 보고 벼슬을 버리고 선산(善山)에 살며 문 밖에 출입하는 일이 없었다. 가세가 빈한하여 자리가 없고 밥상에는 수저가 없어 매양 나무를 깎아 밥을 먹으면서도 다시 벼슬치 아니하였다. 친한 친구를 사절하므로 그 자제가 까닭을 물으면 몸을 쉬기 위하여 그런다고만 대답할 뿐이요 매월 초하룻날이면 동 편을 향하여 절하므로 그 까닭을 물으면 기도로 병을 고치려는 것이다 할 뿐이었다 (註[주]: 東[동] 쪽 寧越[영월]에 魯山[노산]이 定配[정배]가 계심).

어느 날 김종직과 함께 속을 터놓고 담화할 때에 종직이

"선생의 병이 인제 좀 나으신 모양이오"

"병이 나은 것이 아니라 인제 군자(君子)를 보매 가슴 속이 갑갑하던 것을 잊어버린 바이오"

하였다. 종직이 그 참뜻을 알고 더 존경하였고 그 안해 김씨도 그제야 그것이 참병이 아닌 줄을 알았다 한다.

【원문】이맹전(李孟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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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본문	1954년 김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