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천(宣川)에서 북쪽으로 뚫린 넓은 도로가 구성(龜城)으로 이어진다. 나는 선천읍(宣川邑)에서 하루 저녁을 지새우고 찌는 듯이 무더운 더위를 무릅쓰고 북으로 향해 구성(龜城)으로 가려고 한다. 구성(龜城)에는 지난날 청룡산(靑龍山, 920m)에 광법사(廣法寺)가 있었고 굴암산(屈菴山)에는 사자암(獅子庵), 원통사(圓通寺)가 있었으며 검산(儉山)에는 길상사(吉祥寺)가 있었고 서산(西山)에는 문수사(文殊寺)가 있었는데 이들 사암(寺庵)이 모두 없어지고 이제 오직 굴암산(屈庵山)에 남아 있는 것은 굴암사(窟庵寺)가 하나 있을 뿐이다.
【문화】개천읍(价川邑)을 등지고 안주(安州)로 향해서 떠나려 하니 뿌옇게 온 하늘이 가라앉아, 눈이 금시에 내릴듯하다. 먼 산이 구름 같기도 하고 바다에 뜬 섬 같기도 한데, 안개 속에 우뚝우뚝 솟은 뫼뿌리가 멀리 보인다. 개천역(价川驛)에서 안주(安州)로 가는 기차를 탔다. 만포선(滿浦線)과 이어지는 이 철도(鐵道)는 비교적 승객이 많다. 통학(通學)하는 학생들도 눈에 뜨인다. 광산전용철도(鑛山專用鐵道)가 신안주(新安州)에서 천동(泉洞)으로 달리는 것이 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