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 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에 있는 조선 시대의 묘사. 묘사란 임금이나 성현의 신위를 모신 집을 말한다. 전라 북도 유형 문화재 제2호.
1410년(태종 10) 어용전이라는 이름으로 완산·계림·평양 등 세 군데에 창건하여 부왕인 태조의 영정(보물 931)을 모셨다. 1442년(세종 24)에는 그 세 군데의 이름을 달리하여, 완산, 곧 전주는 경기전, 계림, 곧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숭전이라 하였다.
당초의 전각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으나, 영정은 묘향산 보현사에 옮겨 보존할 수 있었다. 지금 있는 건물은 영정을 모시기 위하여 1614년(광해군 6)에 다시 건축한 것이다. 건물의 구성을 보면, 본전은 높게 돋우어 쌓은 석축 위에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되어 있는 다포계 형식의 맞배집, 곧 지붕이 네모난 생철을 막꺾어서 씌워 놓은 것 같은 집이다. 건물 안의 세 번째 기둥렬에 높은 기둥을 세우고 그 가운데에 단을 놓았다. 이 단 양옆에는 일산과 천개를 세웠다. 일산은 자루가 긴 양산으로, 옛날에 왕·왕후·왕세자 등이 받았다. 천개는 대궐의 용상, 곧 왕이 앉는 자리 위나 법당의 불상 위에 만들어 놓은 집 모양의 장식이다. 본전 앞쪽에 바로 붙여 지은 헌(軒)은 본전보다 한 단 낮게 쌓은 석축 기단 위에 4개의 기둥을 세우고 2익공식 포작을 짜올린 맞배지붕 건물이다. 본전과 헌이 이루는 구성은 왕릉에 제사를 지내려고 세운 정자각, 곧 '丁'자 모양으로 지은 집의 구성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