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또는 자연에 대하여, 정신 또는 의식 이 더욱 일차적이면서도 근원적인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철학적 입장. 실재론· 유물론·현실주의에 대립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서양에서는 17세기 이후에 이제까지의 실재론적 입장을 탈피한 새로운 용어로서 관념론이 성립하였는데, 일반적으로 실재하는 외계 또는 물질적 세계에 대한 근세 이래의 인식론적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할 때에 쓰이는 말이다.

여기에는 G. 버클리의 주관적 관념론, G.W.F. 헤겔의 절대적 관념론, I. 칸트의 비판적 관념론이 대표적이다.

주관적 관념론은, 외부 세계 또는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인간이 주관적인 사고를 통하여 관념으로 치환시켜서 개인의 정신과 이를 통괄하는 정신으로서의 신에 대해서만 그 실재성이 인정된다는 것으로 세계에 존재하는 물(物) 자체 및 모든 것은 각 개인의 주관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객관적 관념론은, 외계 또는 물질적 세계의 존재에 대하여 그 자체로서 실재한다고는 인정하지 않는 입장은 주관적 관념론과 같으나, 또한 그것이 어떤 개인의 주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도 보지 않으며, 객관적 관념 또는 정신의 전개라고 보는 입장이다.

한편, 비판적 관념론은, 지각해야 할 대상은 사물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현상(現象)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며, 그러한 인식은 직관의 선험적 형식으로서의 시간· 공간과 순수 오성의 형식으로서의 범주에 의하여 조건화 되어 비로소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대표적 유형의 관념론 중 어느 입장에 서든지 외적 실재에 대한 내적 관념의 우월성을 내세우는 것은 인식의 객관성을 제대로 세우기도 전에 상대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는 반면에, 실천적 사상 으로서는 인간 주체의 자발성·자율성· 자유를 존중하는 자세를 낳는 결과가 된다.

이 밖에도 실증주의적 관념론 과 역사적 관념론이 있는데, 실증주의적 관념론은 사물을 여러 가지 감각의 복합체로 보는 입장이고, 역사적 관념론 은 관념과 관념 형태와의 의미를 역사와 사회가 지닌 문화적 의미에서 지적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