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시대의 금동제 관음보살. 국보 제128호. 높이 15.2㎝. 충남 공주시에서 출토된 백제 불상 양식이 잘 드러난 불상이다. 호암 미술관 소장.
대좌(臺座)는 안상(眼象)이 투각된 육각 연꽃 좌대 위에 앙련좌(仰蓮座)를 올려놓은 형태로, 백제 특유의 연꽃 무늬 양식을 보여 주며 그 위에 부처를 반듯이 세웠다. 머리에는 삼면에 낮은 반원형 꽃무늬가 있는 보관(寶冠)을 썼으며, 보계가 높이 솟아 있다. 얼굴은 몸에 비해 크고, 융기된 두 눈은 지긋이 감았으며, 입은 굳게 다물어 근엄한 표정이다. 귀 옆으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은 양 어깨 위에 풀어졌고, 가슴에는 크고 둥근 꽃판을 단 목걸이로 장식하였다. 몸은 가늘고 긴 편으로 어깨가 좁다. 천의(天衣)는 얇고 몸에 밀착되어 몸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며 몸의 하부에서 U자형을 이룬다. 천의의 한 자락은 왼손에 걸쳐 다리를 따라 흘러내리고, 다른 한 자락은 오른손으로 내려 잡고 있다. 전신에 걸친 달개〔瓔珞〕는 어깨에 넓게 걸쳐 있고, 몸의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오다가 배 중앙에서 교차되며, 그 가운데에 둥근 꽃무늬가 새겨진 둥근 고리를 달았다. 왼손에 정병을 든 것으로 보아 관음보살로 추측된다.
현재는 광배(光背)가 남아 있지 않으나, 광배를 달았던 흔적이 있다.
몸의 형태를 비롯하여 삼면 보관, 배 부근에서 교차되는 달개 장식 등의 특징적인 양식은 충청 남도 부여군에서 발견된 금동 관세음보살 입상(보물 제195호)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몸의 형태가 다소 경직되어 있으며 조각은 앞면 뿐이다. 불상 전체에 녹이 많이 슬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금색이 찬연하며 백제 불상 특유의 유연함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