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조선 선조 때의 여류 시인 허난설헌 (許蘭雪軒 1563~1589)의 시문집. 1책이고 필사본이다.

지은이가 죽고 나서 18년 뒤인 1606년(선조 39)에 중국 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허난설헌의 작품은 매우 많았던 것으로 보이나, 죽을 때 모두 태우라고 유언하여 거의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다행히 남아 있는 작품들을 지은이의 남동생 허균이 수집하여 중국의 사신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간행되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1608년에 초판이 나왔다. 그 뒤 1692년(숙종 18)에 동래부에서 중간본을 펴냈다. 이 중간본은 일본으로 건너가 인기를 끌었으며, 일본의 분다이야가 1711년 일본판으로 펴냈다.

현재 통용되는 것은 동래부 중간본이다. 1913년에는 국판 활사본으로 발행하였다.

여기에는 선조 때의 역관 허순과 명나라 여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경란이라는 여류 시인이 허난설헌의 시를 차운( 남이 지은 시의 운으로 다는 글자를 따서 시를 짓는 것)한 시를 몇 편 실었다.

내용을 보면 시가 총 210수이고 사 1수, 「몽유광상산시서」 1편, 그리고 지은이가 8세 때 쓴 작품이라고 알려진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이 실려 있다.

책의 첫머리에는 명나라의 사신인 주지번의 서문이, 부록에는 양유년 쓴 「난설헌집제사」가 실려 있다.

문집에 수록된 허난설헌의 시의 내용은 당나라의 시를 변형하여 재창작한 것이 많으며, 당시 여성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생각을 표현한 것과,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그린 시가 많이 실려 있다.

또한 남편에게 버림을 받은 여자의 원한을 노래한 것과, 육친에 대한 정을 노래한 것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자식을 잃은 어머니 의 슬픔을 노래한 「곡자」가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난설헌집》에 실려 있는 작품들이 모두 실제로 허난설헌의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으며, 《난설헌집》에 중국 시인의 작품이 들어 있다고 하는 설도 있고, 허균이 허난설헌의 작품을 흉내 내어 비슷하게 쓴 위작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것도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 문집은 여성의 심리가 한시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시(漢詩) 문학사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