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정월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는 우리 나라의 옛 민속의 한 가지. 답교(踏橋)라고도 한다. 정월 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으면, 그 해에 다리 병을 앓지 않고, 12 다리를 밟으면 12달의 재앙을 막는다는 생각에서 생긴 풍습이다.
고려 시대 이래 전해 온 풍습으로 조선 시대에는 매우 성하였는데, 정월 보름날이면 남녀 노소 모두 나와 다리밟기를 하였다. 그런데 그 혼잡이 너무 대단하여 부녀자들은 16일에 다리밟기를 하기도 하였다.
서울에 있던 다리는 주로 청계천에 있었고 그 수가 몇 개 되지 않았으므로, 서울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올 때는 혼잡하였다. 그래서 점잖은 양반들과 부녀자들은 혼잡을 피하기 위해서 미리 14일 저녁에 다리밟기를 하거나, 아니면 하루 뒤인 16일 저녁에 하기도 하였다. 이를 가리켜 '양반다리밟기'라고 하였다.
• 이수광(李睟光)의 『
지봉유설』에는 이것이 고려 이래의 풍속이라 하고, 답교지희(踏橋之戱)라는 이름을 적고 있다. 조선시대의 기록 등은 당나라 이래의 중국 다리밟기의 기록들을 인용하고, 그것이 중국에서 유래하였다고 적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액막이[度厄] 또는 주백병(走百病) 들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다리밟기를 하면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는 관념이 강한 것은 다리[脚]와 다리[橋]의 발음이 같은 데서 생긴 속신적 관습이며, 언어질병적(言語疾病的)인 심리가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 홍석모(洪錫謨)의 『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옛날 한양에서는 저녁에 종이 울리면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다리밟기를 하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혼잡을 이루었고,
수표교와
광교가 가장 심해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