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쑤성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둔황현의 현공서 소재지. 타림 분지 동쪽 변두리 북쪽으로 흐르는 당허강 하류 사막 지대에 발달한 오아시스 도시다. 또한, 중앙 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실크로드를 따라 펼쳐진 전통적인 중국인 거주지의 서쪽 끝에 해당되며, 서양 간의 교역과 문화 교류의 거점지이기도 하였다.

둔황이 처음 중국의 지배에 들어간 것은 기원전 1세기 초에 한나라의 무제가 이 곳을 서역 진출의 기지로 삼은 데서 시작되었다. 한무제는 몽고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둔황군을 두고 부근에 위먼관·양관을 설치하였는가 하면 둔전병과 한인(漢人)의 식민을 투입하였고, 둔황은 그 발전의 기초를 마련하게 되었다.

한의 중앙 권력이 붕괴된 뒤 둔황은 반독립 상태가 되었으나, 4~5세기에 간쑤성에 중심을 둔 나라들인 5호 16국 시대의 후량(386~403년경)·북량(397~439)·서량(401~421년경)의 통치를 받았다.

이 시기 동안 타림 분지의 한 오아시스 에 위치한 둔황은 중국에서 가장 서쪽에 자리한 변경 도시 로 변모하고, 서방과의 접촉지를 차지하여 한인· 인도인 ·페르시아인· 투르크인 등 잡다한 종족들이 어울려 사는 국제성을 띤 무역 도시로 번영하였다.

둔황에는 대상 교역 의 대부분을 담당하던 소그디아인이나 중앙 아시아의 상인 들이 살던 마을이 있다. 또한, 4세기 중엽에는 이미 이 지방의 문화가 크게 발전하였고, 불교도 융성하여 거대한 불교 중심지가 되었다. 중앙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건너온 승려와 포교사들은 이 곳에 머물면서 366년에 첸포동으로 불리는 유명한 석굴 사원의 건축을 시작하면서 둔황은 중요한 불교 중심지이자 순례지가 되었으며, 심지어 토번의 점령군조차도 사원을 지었다.

전진의 중 낙준에 의하여 시작된 이 석굴 사원의 조영 사업은, 그 후 북위·서위· 북주·수·당·5대·송·원에 이르는 13세기경까지 지속되었다.

서량이 멸망한 뒤, 둔황 은 북량· 북위의 지배를 거쳐 수· 당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 무렵부터 실크로드의 두 갈래의 통상로인 톈산 남로 와 톈산 북로가 차지하는 교통상의 중요성이 바뀌어, 남로에 대신하여 북로가 중요성을 더해가자, 둔황은 그 번영을 현재의 안서현 부근인 북동쪽의 상락현에 빼앗기게 되고, 명칭도 과주로 바뀌었다. 그러나, 서역에 대한 방어의 거점으로서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당대에는 다시 사주로 고쳐 병력을 주둔시킴으로써 방어 및 동서 무역의 요충지로 삼았다.

8세기 말에는 토번이 중국으로부터 간쑤성을 빼앗아 둔황은 토번의 지배하에 들어가고, 토번이 망한 9세기 중엽 이후는 당의 귀의군 절도사의 지방 정권을 받게 되었다. 한때 독립하여 금산국이라 부르기도 하였으나, 11세기 초 다시 서하의 지배하에 들어간 뒤부터 둔황은 쇠퇴기를 맞게 되었다.

그 뒤, 몽고 제국인 원은 서하를 멸하고 둔황을 점령하였으나, 몽고 제국이 멸망한 뒤 명나라에 사주위가 되었으나 그 쇠퇴는 피할 길이 없었다. 또 과거의 불교 사찰이나 석굴 사원도 쇠미해졌다.

1900년 석굴 사원의 석굴군 중의 하나인 둔황 모가오굴에서 무려 2만 점이나 되는 고문헌·회화류가 발견되어, 세계의 불교 미술뿐 아니라 도교· 조로아스터교의 경전들과 중세 중국 사회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지대한 기여를 하게 되었다.

오늘날 둔황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를 가로지르는 철도와 간선 도로가 안시[安西]를 지나게 되면서 교역 중심지로서의 중요성을 크게 잃어 버렸다.

후이족의 이슬람 교도가 많이 살고 있으며, 목화와 밀 외에 석유·금이 산출되고 천불동으로 관광 도시 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