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북부, 필리핀 제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섬. 면적 10만 4,700㎢,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와 케손시티가 있다. 국토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전체 인구의 약 반 정도가 살고 있는 주요한 섬이다. 필리핀 국토의 35%에 해당하는 루손섬의 최장 길이는 가로 224㎞, 세로 736㎞이다.

동쪽은 필리핀해와, 남쪽 시부얀해 산베르나르디노 해협 및 베르데섬 해협에 의해 각각 사마르섬·민도르섬과 격리되어 있다. 서쪽은 남중국해로 둘러싸여 있다. 북쪽은 루손 해협을 중심으로 타이완섬과 마주보고 있다. 지형 은 복잡하며, 중앙에 코르디예라 중앙 산맥, 북동안에 시에라마드레 산맥, 북서안에 삼발레스 산맥이 모두 남북 방향으로 뻗어 곡격을 형성하며, 그 사이에 카가얀·중앙 대평원의 2대 충적 평야가 전개되고, 팜팡가·카가얀·아그노 등의 강이 그 곳을 관류하고 있다. 또한, 남부 및 남동부의 비콜 반도는 화산 지대로, 호든 화산호이고, 라구나데베이호는 필리핀에서 제일 큰 호수(890㎢)이다. 마욘산(2.462m) 같은 활화산 화구구가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계속 활동하고 있다.

기후도 복잡하여, 대체로 고온다습하나 서해안이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데 반하여, 동해안은 강우가 연중 평균적이며, 비콜 반도는 특히 강우량이 많다. 그 밖에 루손섬은 이따금 태풍의 피해를 입을 때가 있다.

주민의 구성도 복잡하여, 마닐라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부는 필리핀에서 지도적 지위를 차지하는 타갈로그족의 거주 지역이 되어 있으나, 비콜 반도 동남부에는 비콜족, 중앙 대평원 서반부에는 팜팡간족, 링가옌 만두(灣頭) 일대에는 판가시난족, 북쪽에서 서해안에 이르는 지역에서 일로카노족 등이 거주한다.

이들은 모두 크리스트교화한 말레이계 민족이나, 북반부의 산지에는 그 밖에도 일로코·이고로트·이론고트·틴갼 등 아직도 원시 종교를 믿는 많은 부족이 소수 민족으로 거주하며, 그 중에는 아에타족과 같이 오래 된 네그리트계에 속하는 종족도 남아 있다. 또 에스파냐인과의 혼혈인 메스티조와 중국인도 도시부에 많이 거주한다.

필리핀 제도의 역사는 중앙부의 비사야 제도가 일찍이 문호를 개방하였으나, 루손섬은 16세기부터 에스파냐와, 그 뒤 미국 통치 시대에 주로 발전하였다.

마닐라시 북쪽으로 160㎞ 되는 곳까지 뻗어 있는 중앙 평원에서 주로 곡물 생산을 하며, 그 북쪽으로는 산지 주민인 이푸가오족이 경작하는 계단식 논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옥수수· 담배· 사탕수수· 코코야자의 생산도 많다. 그러나 관개 시설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토지 개혁도 완전하지 않아 전통적인 소작 제도가 현저하다. 본도크 반도와 비콜 반도에는 대규모 코코넛 농장이 있다.

광물 자원은 중앙 산악 지대에 풍부하며, 철· 구리· 크롬· 망간 등이 채굴되고, 삼림 지대에서는 질 좋은 경재들이 생산된다.

마닐라를 중심으로 공업이 발달하고 있다.

교통도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으며, 마닐라를 중심으로 국도가 북단에서 남동단으로 뻗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