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분류하는 데 있어서 한 문(門)을 구성하는 동물군. 무척추동물의 한 문이다. 동물은 동물 분류학상 약 32문으로 나누어지는데, 모악동물은 그 중의 하나를 구성하는 동물군이다.

'이문'란 생물을 분류하는 단위의 하나로서 나누는 기준은,

첫째, 몸이 단세포인가 아니면 다세포인가,

둘째, 발생상 이배엽성인가 아니면 삼배엽성인가,

셋째, 몸의 모양이 비대칭성인가, 방사 대칭성인가 또는 좌우 대칭성인가,

넷째, 몸 속에 체강이 있는가 없는가, 있는 경우에 그 성질은 어떤 것인가,

다섯째, 참다운 소화관 이 있는가 없는가,

여섯째, 몸이 체절성을 나타내는가 아니면 비체절성인가,

일곱째, 부속지(附屬肢)가 있는가 없는가, 있는 경우에 부속지에 관절이 있는가 없는가,

여덟째, 골격이 있는가 없는가, 있는 경우에 화학적 성질은 어떠하며, 외골격인가 내골격인가,

아홉째, 척색(脊索)이 있는가 없는가,

열째, 여러 가지 기관계(器官系)의 위치와 구조상의 특징은 어떠한가,

열한째 유생의 모양과 구조는 어떠한가

등이다.

화살벌레로 대표되는 모악동물은 세계에 약 50종이 알려져 있다. 모두 바다에 살고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한다. 몸길이는 보통 1㎝이며, 때로는 2~3㎝ 되는 것도 있다. 몸의 양쪽에 한두 쌍의 막상의 삼각형 옆지느러미가 있으며, 뒤끝에도 삼각형의 꼬리지느러미가 있다.

화살벌레는 이들 지느러미 가 화살깃처럼 보이고, 또 먹이를 보면 직선적으로 재빨리 전진하므로 화살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몸은 색깔이 없이 투명하고, 머리·몸통· 꼬리 등 3부로 나누어지고, 각각의 경계는 횡격막에 의하여 3개의 체강으로 되어 있다. 입은 머리의 아래쪽에 있고, 그 양쪽에 10개 안팎의 키틴질의 딱딱한 악모(顎毛)가 나 있어 다른 동물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입에서 단순한 장으로 연결되고, 몸통과 꼬리 사이의 배 쪽에 항문이 열려 있다. 머리부의 등 쪽에 있는 한 쌍의 눈은 색소에 의하여 5실(室)로 갈라져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5방향을 각각 따로따로, 또한 동시에 볼 수 있다. 몸 표면이나 지느러미에 촉모반(觸毛斑)이라는 촉각 기관 이 100~250개나 있는데, 그 배치는 종류에 따라 정해져 있다. 또 머리에서 몸통에 걸친 등 쪽에 섬모가 띠 모양으로 나 있는 섬모환이 있으며, 이것으로 냄새나 물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암수한몸으로 난소는 몸통 체강 속의 뒤쪽에 있고, 정소는 꼬리 체강 앞쪽에 있다. 정소는 옆벽에 붙어 있고 여기에서 정원 세포가 체강 속으로 떨어져 나간다. 정원 세포는 성숙하여 정자가 되어 꼬리지느러미 앞쪽의 양쪽 옆에 튀어나온 저장 주머니에 저장된다. 이 주머니가 정자로 가득 차면 터져 정자는 점액에 싸여 바닷물 속으로 나가는데, 그대로 다른 개체의 수정낭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난소는 원통상으로 그 속에서 난세포가 만들어지며 수정낭으로부터 정자가 들어와 체내 수정을 한다. 몸 밖으로 나온 수정란 은 잠시 어미에 부착되었다가 후에 바닷속을 떠 다닌다.

화살벌레류는 종류에 따라 정해진 수온이나 염분 농도를 가진 해역에 분포하고 있으므로, 종류를 조사함으로써 해류의 상태를 알 수 있어 중요시되고 있다.

동해화살벌레는 태평양· 대서양의 북방 방냉 수역에 분포하여 크릴 해류 의 지표종이 되고 있고, 넓적화살벌레는 몸길이에 비해서 매우 넓으며 일본해류 수괴(水塊)의 지표종이 되고 있다. 갯화살벌레는 내만 해저의 암석이나 해조 등에 흡착돌기를 내어 부착하거나 표면을 기어다니며 살고 있다. 불룩배화살벌레는 몸길이가 약 3㎝로 남해 및 황해에 서식한다. 모악동물 의 체제는 간단하지만, 발생학상으로 보아 반색동물(半索動物)이나 극피동물에 가까운 무리로 생각된다. 모두 바다에서 활발하게 헤엄치며 떠 다니는 생활을 한다.

고생대의 캄브리아기에서 모악동물의 화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 모악동물 이 활발하게 서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