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안심사(安心寺)에서 하루 저녁을 지새우고 날이 새는 날 상원암(上院庵), 법왕대(法王臺)를 오르려 하니 이 작은 몸을 둘 데가 없다. 춥지 않은 초여름이라 노숙이 오히려 마음 편할 듯하여 승방 뜰 앞에 여장을 풀었다. 앞산 탁기봉(卓旗峰)의 신선한 푸른빛이 푸르다 못해 검었는데 상원암(上院庵)으로 오르는 길을 살펴보니 험한 石徑(석경)이 명주실같이 이어져 있다.
【문화】단군굴(檀君窟) 안에서 그대로 밤을 새운 나는, 이른 새벽에 눈을 뜨고 굴(窟) 안을 살핀다. 천연적인 바위가 뚫려 마치 집채같이 되어 있는데 천정에서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고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박쥐가 들린다. 제단(祭壇)도 없고 향각(香閣)도 없이 그대로 버려진 채로 있을 뿐이다. 단군(檀君)이 있었다는 유서 깊은 이곳을 이렇게 버려둘 수 있을까? 이 민족이 너무도 무심(無心)함을 느끼면서 밖으로 나간다.
【문화】상원암(上院庵)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불영대(佛影臺)로 갈 여장을 차린다. 불영대(佛影臺)까지 갔다가 단군굴(檀君窟)에 들러 다시 상원암(上院庵)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상원암(上院庵)을 떠나면서 이곳에 얼키고 설킨 전설을 생각해 본다. 옛날에는 이곳에 용이 있어 천신폭포(天神瀑布) 위에 있는 깊은 물 속에 살고 있었는데 현빈거사(玄賓居士)에게 쫓기어 상원(上院)까지 와서 꿇어 엎드려 빌기를 이곳에서 살게 해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화】천태동(天台洞) 깊은 골을 지나 지친 몸을 하루 저녁 쉬게 하였으나, 온 몸이 마치 매 맞은 것같이 뻑적지근하다. 무거운 다리를 끌고 오늘은 중비로암(中毘盧庵)으로 향해서 가려고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억수로 내린다. 『이렇게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어디로 가느냐? 』는 친절한 말을 들으며 추녀 밑 축대에 섰다. 금년은 이상 기온이 계속되는데에다가 비가 또 계속 내려서 을씨년스러운 여수(旅愁)를 달랠 길이 없다.
【문화】오늘은 기필코 묘향산(妙香山, 1,909m)으로 가서 보현사(普賢寺)를 찾으리라 마음에 다짐하고 여장을 차린다. 개천(价川)에서 오는 기차 편으로 북신현역(北薪峴驛)에 내리니, 5월의 신록이 온 천지를 푸르게 물들였는데 싱그러운 바람이 몰려와 나의 몸을 날려 단숨에 묘향(妙香)으로 달리게 한다.
【문화】용문사(龍門寺)에서 한추 저녁을 지새우고, 동룡굴(蝀龍窟)로 떠난다. 고려 보장왕(寶藏王) 때 묘향산(妙香山)의 탐밀대사(探密大師)의 제자인 적조대사(寂照大師)가 이곳 동룡굴(蝀龍窟)에서 신라병(新羅兵)을 피한 후, 굴 밖으로 나와서 동쪽으로 얼마를 가다가 목이 말라서 어느 개천에서 백팔염주를 벗어놓고 물을 마시고 있을 때였다.
【문화】얼어붙은 청천강(淸川江)을 굽어보면서 강 건너편에 자리 잡은 평안북도(平安北道)로 발을 들여놓으려고 한다. 안주(安州) 땅 바로 건너는 박천(博川)이다. 그리로 먼저 갈까 하였으나, 머리에 선뜻 떠오르는 것이 영변(寧邊) · 향산(香山)에 있는 보현사(普賢寺)이다. 서산대사(西山大師)의 넋도 얼어붙은 청천강(淸川江). 어제 저녁에 내린 눈으로 하늘과 땅이 흰색으로 변했는데, 대지는 죽은 듯이 고요하다.
【문화】천태동(天台洞) 깊은 골을 지나 지친 몸을 하루 저녁 쉬게 하였으나, 온 몸이 마치 매 맞은 것같이 뻑적지근하다. 무거운 다리를 끌고 오늘은 중비로암(中毘盧庵)으로 향해서 가려고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억수로 내린다. 『이렇게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어디로 가느냐? 』는 친절한 말을 들으며 추녀 밑 축대에 섰다. 금년은 이상 기온이 계속되는데에다가 비가 또 계속 내려서 을씨년스러운 여수(旅愁)를 달랠 길이 없다.
【문화】단군굴(檀君窟) 안에서 그대로 밤을 새운 나는, 이른 새벽에 눈을 뜨고 굴(窟) 안을 살핀다. 천연적인 바위가 뚫려 마치 집채같이 되어 있는데 천정에서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고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박쥐가 들린다. 제단(祭壇)도 없고 향각(香閣)도 없이 그대로 버려진 채로 있을 뿐이다. 단군(檀君)이 있었다는 유서 깊은 이곳을 이렇게 버려둘 수 있을까? 이 민족이 너무도 무심(無心)함을 느끼면서 밖으로 나간다.
【문화】상원암(上院庵)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불영대(佛影臺)로 갈 여장을 차린다. 불영대(佛影臺)까지 갔다가 단군굴(檀君窟)에 들러 다시 상원암(上院庵)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상원암(上院庵)을 떠나면서 이곳에 얼키고 설킨 전설을 생각해 본다. 옛날에는 이곳에 용이 있어 천신폭포(天神瀑布) 위에 있는 깊은 물 속에 살고 있었는데 현빈거사(玄賓居士)에게 쫓기어 상원(上院)까지 와서 꿇어 엎드려 빌기를 이곳에서 살게 해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화】안심사(安心寺)에서 하루 저녁을 지새우고 날이 새는 날 상원암(上院庵), 법왕대(法王臺)를 오르려 하니 이 작은 몸을 둘 데가 없다. 춥지 않은 초여름이라 노숙이 오히려 마음 편할 듯하여 승방 뜰 앞에 여장을 풀었다. 앞산 탁기봉(卓旗峰)의 신선한 푸른빛이 푸르다 못해 검었는데 상원암(上院庵)으로 오르는 길을 살펴보니 험한 石徑(석경)이 명주실같이 이어져 있다.
【문화】오늘은 기필코 묘향산(妙香山, 1,909m)으로 가서 보현사(普賢寺)를 찾으리라 마음에 다짐하고 여장을 차린다. 개천(价川)에서 오는 기차 편으로 북신현역(北薪峴驛)에 내리니, 5월의 신록이 온 천지를 푸르게 물들였는데 싱그러운 바람이 몰려와 나의 몸을 날려 단숨에 묘향(妙香)으로 달리게 한다.
【문화】용문사(龍門寺)에서 한추 저녁을 지새우고, 동룡굴(蝀龍窟)로 떠난다. 고려 보장왕(寶藏王) 때 묘향산(妙香山)의 탐밀대사(探密大師)의 제자인 적조대사(寂照大師)가 이곳 동룡굴(蝀龍窟)에서 신라병(新羅兵)을 피한 후, 굴 밖으로 나와서 동쪽으로 얼마를 가다가 목이 말라서 어느 개천에서 백팔염주를 벗어놓고 물을 마시고 있을 때였다.
【문화】얼어붙은 청천강(淸川江)을 굽어보면서 강 건너편에 자리 잡은 평안북도(平安北道)로 발을 들여놓으려고 한다. 안주(安州) 땅 바로 건너는 박천(博川)이다. 그리로 먼저 갈까 하였으나, 머리에 선뜻 떠오르는 것이 영변(寧邊) · 향산(香山)에 있는 보현사(普賢寺)이다. 서산대사(西山大師)의 넋도 얼어붙은 청천강(淸川江). 어제 저녁에 내린 눈으로 하늘과 땅이 흰색으로 변했는데, 대지는 죽은 듯이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