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잡가의 하나. 한양 낭군과 이별하기 싫어하는 여인에게 화장품· 바느질 기구·패물 따위의 방물을 사 주겠다며 달래는 내용의 노래이다.
여기서 떠나려는 한양 낭군이 사 주겠다는 방물은 화장할 때 양쪽 뺨에 찍는 붉은빛깔의 연지와 분 등의 화장품, 얼굴을 비추어 보는 작은 거울(면경), 옥가락지, 노리개, 봉황으로 머리를 새긴 금비녀(금봉채), 부인들이 예복을 입을 때에 쓰는 칠보로 된 족두리 등의 장신구와 집을 꾸미는 데 사용되는 물건이나 의복 등 여러 가지 잡화가 등장하여, 당시 화류계에서 즐겨 사용하던 방물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방물을 주겠다며 달래는 낭군에게 여인네는 물건보다도 더 소중한 것은 사랑이라고 하소연하며, 그 애절한 심정을 노래하였다.
가사를 살펴보면 "서방님 정 떼고 임 이별한 대도 날 버리고 못 가리라."로 시작하여, "고대광실도 나는 싫고, 금의옥식도 나는 싫소. 원앙충충 걷는 말에 마부담하여 날 다려가오."라며 세상에 사랑보다도 더 소중한 것은 없음을 노래하고 있다.
조선 후기에는 상업주의가 널리 퍼져 있어 애정도 물질로 사려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노래는 그러한 것을 역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그 시대의 물질적인 애정관을 시사적으로 드러내 보인다고 할 수도 있다.
노래는 6박 1 장단으로 구성되는 보통 속도의 도들이 장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의 다른 잡가와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율조보다는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고,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불리는 서도 민요에서 딴 가락으로 엮어져 있다.
《방물가》에는 《구방물가》와 《가진방물가》 등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1910년을 전후하여 시와 노래를 모아 엮어 간행된 가집에는 《방물가》와 비슷한 《가진방물가》만 수록되어 있다.
《구방물가》는 보이지 않으며, 같은 방물가라고 해도 어떠한 가집에 수록되었는가에 따라 그 표현에도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