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영국과 미국 철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철학 사조. 20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이 분석 철학은 오늘날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인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등 여러 나라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는 학문의 한 분야이다.
분석 철학은 여러 가지 다양한 학문의 경향들을 넓게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석 철학자로는
B. 러셀을 비롯하여
L. 비트겐슈타인·
R. 카르납 등을 들 수 있다.
이 철학은 주로 언어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었다. 즉, 이들은 모두 현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이면의 의미를 알아 내고자, 언어 분석을 시도하였던 철학자들이었다.
검증 원리를 기본으로 하여 철학을 보다 과학적으로 객관화하기 위한 연구에 앞장 섰던
M. 슐리히,
F. 바이스만·
H. 파이글 등, 'G.E. 무어의 철학적 언어'를 보다 명료화하기 위한 학문적 노력,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언어의 의미를 분석하고자 하는 G. 라일·J. 오스틴 등 일상 언어학파의 활동,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철학 교수인 W.V.O. 콰인과 P. 스트로슨 등은 모두 분석 철학을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여 연구하였다. 슐리히· 바이스만·파이글 등은 논리 실증주의자들이라고도 한다. 특히, 논리학과 언어학을 하나의 큰 철학 사조로 묶어 진리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매우 다른 분야들로 조합된 연구로도 인식 되는 이러한 일련의 철학적 활동은 모두가 언어를 분석 하고 논리적으로 체계화하고자 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므로 이 철학 사조는 분석 철학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인문과학에 비해 압도적으로 탁월한 발전을 보인 자연과학은 많은 철학자들에게 각성의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R. 데카르트(1596~1650)의 철학적 신념 이후, 근대 철학 은 새로운 장을 열었다.
데카르트는 모든 진리의 확실한 탐구를 위해서는 일체의 사물에 대해 회의를 품어야 한다고 하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러한 학문상의 태도는 중세 신학의 '절대신'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하여 근대 과학을 확립시키는 데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이는 서양 철학에서 신이 아닌 인간의 ' 정신'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실험 심리학 등의 발달을 가져와 ' 철학의 과학화' 현상에 근본적으로 원인 제공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물리학이나 생물학, 언어학이나 심리학 등의 분과 학문들이 우월한 1차 학문 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이 1차 학문은 경험적 연구에 의하여 세계를 탐구하여 객관적인 진리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철학은 이들 l차 학문들의 논리와 개념적 설득 체계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2차 학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갔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l차 학문들의 논리적·개념적 체계는 모두 언어로 구성된 것들이다. 따라서 2차 학문으로서의 철학이라는 고차원적인 지성적 행위는 l차 학문들을 구성하고 있는 언어 체계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이러한 명석한 철학적 논리는 일종의 철학적 혁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논리를 최초로 체계화하여 연구한 사람이 L. 비트겐슈타인(1889~1951)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출생하여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사망하였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였으며, 이 곳에서 교수로도 지낸 바 있다. 1921년에 발간된 《논리 철학 논고》에서 그는 " 철학의 모든 것은 언어 비판이다."라고 말하였다. 이것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일상 언어는 여러 가지 그 의미가 애매한 경우가 많으므로, 그 참된 의미를 올바로 알아 내기 위하여 모든 언어 현상을 논리적으로 연구해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여 언어의 구조를 알아보기 위한 어떤 또 다른 인위적 언어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인공적으로 구성된 이상적 언어에서는 모든 애매한 이중적 뜻들이 배제된다. 즉, 일상 언어들의 숨은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것을 우선적으로 인공 언어로 옮겨 감추어진 논리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분석 철학의 모든 핵심이다. 그러나 점차 이러한 환원적 분석관에도 많은 철학적 문제점이 제기된다. 그 중 중요한 것은 과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언어가 이미 사용되고 있는 일상 언어의 형태들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비트겐슈타인은 어떠한 완벽한 인공 언어 도 일상 언어의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철학적 입장을 재표명한다. 언어적 표현의 의미는 그것이 사용되는 구체적인 실제 생활, 즉 모든 삶의 다양한 생활 양식과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는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들, 즉 본질에 대한 물음은 모두 무의미한 것이라고 하며 자신의 기존 철학적 신념을 바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