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름 0.2mm 이상의 물방울이 되어 지상에 떨어지는 현상. 지름이 0.2mm 이하가 되면 도중에서 증발되어 없어져 버리므로 빗방울이 될 수 없다. 비는 기상 현상 중에서 우리가 사는 지상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지상에서 생활하는 모든 생물에게 골고루 그 혜택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때로는 집중 호우나 태풍 따위를 동반하여 홍수나 산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구름이 생기면 왜 비가 내리는지를 물리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어떤 원인으로 습한 공기가 상승한다(상승 기류).

② 상층부는 보다 기압이 낮기 때문에, 상승하는 공기는 외부로부터의 열의 보급이 없으므로 팽창하여 냉각된다.

③ 습한 공기가 냉각되면 수증기는 포화 상태가 된다.

④ 포화 상태로 된 공기 중에 만약 응결핵이 있으면 수증기가 응결하여 빗방울이 되는데, 이 때 기온이 약 -15℃보다 낮을 때는 물방울은 얼음의 결정으로 된다. 곧 구름은 얼음의 작은 결정이나 물방울로 되어 있다. 이것이 함께 있을 때는 물방울의 표면으로부터 물의 증발이 극심하여, 수증기는 증발이 적은 얼음 결정에 의해 결정으로 된다. 이것이 눈의 결정이며, 눈은 떨어지는 동안 기온에 의해 녹아서 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열대 지방이나 온대 지방의 경우에 구름은 주로 물방울인데, 이것이 상승 기류에 의해 위로 올라가면서 서로 달라붙어 큰 물방울이 된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무거워지면 다시 아래로 떨어져서 비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0℃ 이상의 온도에서도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어서 ‘따뜻한 비’라고도 한다.

대기 중에서 구름이 발생하여 비가 내리기 위해서는 상승 기류가 생겨야 하는데, 기상학에서는 이 상승 기류를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비를 다음과 같이 나눈다.

① 대류성 비 : 여름철 저녁 때 많이 볼 수 있다. 대기는 하층으로부터 가열되거나 상층에 찬 기류가 흘러들어오면 위아래로 대류 가 일어나서 심한 비가 내린다.

② 지형성 비 : 습한 공기 가 산허리를 따라 상승하면 냉각되어 구름을 이루고 비가 내리게 된다.

③ 전선성 비 : 온난 전선이나 한랭 전선 따위의 전선면을 따라 기류가 상승할 때 비가 내리게 된다. 특히 온난 전선일 때는 넓은 지역에 걸쳐 비가 내린다.

④ 수렴성 비 : 태풍이나 저기압의 중심으로 주위의 기류가 모여들게 되면, 중심부 부근에 강한 상승 기류가 생겨 많은 비가 내린다.

알갱이의 크기는 지름 5~80㎛ 정도로, 그 수는 1㎤ 안에 수십 내지 수백 정도가 있다. 극히 약한 비의 빗방울의 크기는 지름 0.5mm 이하이지만, 고층운이나 난층운에서 내리는 빗방울의 크기는 대부분 지름 0.5mm 이상이며, 소나기는 지름이 7mm가 넘는 것도 있다. 또한 빗방울의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은 거름종이에 흡착 지시약의 가루와 활석 가루를 1 : 10의 비율로 섞은 것을 고루 발라서, 여기에 빗방울을 받았을 때 생기는 흔적의 크기로 알 수 있다.

빗물은 천연의 증류수이지만, 공기 중으로 떨어지면서 염화물, 황산염, 암모니아, 질산염, 칼슘염 등의 여러 가지 물질을 씻어 내리게 된다. 빗물 중에는 황산 이온이 많은데, 그 일부는 바닷물로부터 공급된 것이지만, 대기 중에 떠도는 매연에 의한 것도 있다. 특히 공업 지대에서는 아황산 가스 의 방출량이 증가하여, 빗물 중의 황산 이온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 빗물 속에는 약간의 방사능도 띠고 있는데, 이것은 대기 중에 있는 천연 방사성 물질이 빗물에 씻긴 것으로 빗물을 받은 후 6시간 정도 지나면 거의 감소되어 버린다. 이보다 후에 볼 수 있는 방사능은 그 대부분이 인공 방사능이다.

최근에는 원자 폭탄이나 수소 폭탄 실험 이 많이 행하여지게 되면서, 이에 따른 인공 방사성 물질 과 함께 떨어진 빗물은 인체에 해로운 강한 방사능을 가지게 되었다.

비가 미치는 영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표면의 침식이다. 이것은 빗물 속에 함유되어 있는 이산화탄소, 질산, 황산 등의 화학적 작용에 의한 것도 있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빗방울의 낙하에 따른 운동 에너지에 의한 것이다. 또 농업은 농작물의 씨뿌리기에서부터 그 생육 및 수확 에 이르기까지 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또한 비는 토질과 기후에도 큰 영향을 끼치며, 각종 산업에서 소비 되는 전력은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비는 수자원의 원천으로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강우 분포는 대개 남에서 북으로 올라갈수록 감소한다. 남해안 지대가 연평군 1,500mm로 가장 많고, 백두산의 남동부는 연평균 500mm로 가장 적다. 섬 지방은 제주도의 남동 해안 지대가 연평균 1,800mm로 가장 많다. 특히 소백 산맥과 노령 산맥의 남부와 서부에서는 여름철의 습윤한 남동 계절풍과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발생한 이동성 저기압이 부딪치는 관계로 1,400~1,500mm의 다우 지역 을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