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영국의 선거법 개혁. 영국 은 식민지를 건설하고 산업 혁명을 하면서 자본가와 노동자 가 사회의 중요한 계층으로 떠오르자,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19세기에 3차례에 걸쳐 선거법을 개정하였다. 선거법 개정 으로 중산층과 노동자· 농민 등 대부분의 성인 남자가 선거권을 갖게 되었고, 인구 비례에 의한 소선거구제가 실시되었다. 그 후 점진적인 개혁을 하여 20세기 초에는 남녀 평등의 보통 선거제가 실시되었다. 선거법 개정은 1830년대에 들어 의회의 개혁 문제가 중요한 정치 문제 로 떠오르면서 요구되었다. 영국 의회는 명예 혁명 이후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여전히 지주 계층인 젠트리와 약간의 자유 직업인· 대상인·금융가들이 의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권자의 수는 성인 남자의 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산업 혁명이 이루어지면서 중산층은 힘이 강화되었고, 새로이 신흥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이 형성되었으며, 새로운 공업 도시가 나타났으며, 농촌 인구는 도시로 이동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의회 구성과 선거법의 개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즉, 1831년에 인구가 300만을 조금 넘는 남부 10주가 의회에서 236석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400만에 가까운 북부의 6주는 불과 68명의 의원을 선출할 뿐이었다. 이보다 더 심한 모순은 부패 선거구에 있었다. 부패 선거구 는 인구 이동으로 유권자가 거의 없어진 선거구로서, 예를 들면 50 명도 안 되는 유권자가 2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선거구는 대부분이 바다에 매몰되어 선박 위에서 투표를 하는 형편이었다. 반대로 맨체스터 나 리버풀 같은 새로운 공업 도시는 독립된 선거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선거법 개정에 대한 요구는 이미 일찍부터 있어 왔지만, 1820년대에 와서 그 요구는 더욱 강화되었다. 1831년 휘그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토리당이 반대하여 실패하였는데, 이로 인해서 사태가 심각해지자 토리당은 한 걸음 물러나 1832년 6월에 선거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하게 되었다. 그 내용은 50개 이상의 부패 선거구를 없애고, 이를 새로운 공업 도시에 배정하며, 선거 자격을 완화하여 유권자의 수는 약 50%가 증가하였고 신흥 자본가를 포함한 거의 모든 중산층이 투표권을 얻게 되었다. 이 개정이 제1차 선거법 개정으로, 아직 노동자들은 투표권을 얻지 못하였으나, 영국 민주주의 발전의 첫 신호였다. 선거법 개정은 정당에 변화를 가져왔다. 휘그당은 산업 자본가를 비롯한 진보적인 중산층 출신자를 맞이하여 자유당이 되고, 토리당도 농촌과 영국 국교회를 기반으로 하는 보수당으로 개편되었다.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한 중산층은 1848년 곡물법을 폐기시키고, 1849년에는 항해 조례를 폐지하는 등 여러 가지 자유주의 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제1차 선거법 개정은 노동자 계급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불만을 샀다. 노동자들은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독자적인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차티스트 운동으로서, 기본 성격은 참정권 을 요구하는 운동이었다. 그들의 요구는 1838년에 작성된 '인민 헌장'에 담겨 있다. 중요한 내용은 성인 남자의 보통 선거, 인구 비례에 의한 평등한 선거구 설정, 하원 의원의 재산 자격 폐지, 비밀 투표, 의원에 대한 봉급 지불, 매년 선거였다. 차티스트 운동의 중심 세력은 공업 도시의 산업 노동자, 그것도 적극적이고 급진적인 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은 의회에 대하여 대규모의 시위를 되풀이하였으나 의회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노동자들은 정치 의식과 조직적인 행동에서 미숙하였기 때문에 차티스트 운동은 1848년을 고비로 기세가 꺾였다. 비록 이 운동은 실패하였으나, 보수당 지도자인 B. 디즈레일리는 차티스트의 요구를 한꺼번에 다 들어 줄 수는 없어도 선거권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1867년 제2차 선거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대부분의 도시 임금 노동자에게 선거권 을 주었다. 이어서 자유당의 W. 글래드스턴은 1884년에 제3차 선거법 개정을 하였다. 이 개정으로 농민들도 선거권 을 갖게 되었다. 이 때 의석 재배분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하여 보수당이 반대하자, 1885년에는 선거구 제도도 개혁하였다. 그 결과 도시 선거구와 주(州) 선거구의 구별이 없어지고, 일부 지역을 제외한 영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인구 비례 에 의한 소선거구제가 실시되었다. 영국의 선거법 개정 은 약 1세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1832년 1차 개정에서는 중산층, 1867년 2차 개정에서는 도시의 노동자 계급, 1884년과 1885년의 3차 개정에서는 농민들에게 선거권을 주었다. 그러나 전체 성인 남자와 여자에게 선거권 이 주어진 것은 20세기 초에 가서 이루어졌다. 1918년 국민 대표법에 의하여 21세 이상의 모든 남자들과 일부 여성들이 선거권을 갖게 되었고, 1928년에는 모든 여성 들이 선거권을 갖게 됨으로써 비로소 남녀 평등의 보통 선거제가 이루어졌다. 1948년에는 대학 등의 복수 투표제가 폐지됨으로써 마침내 선거법 개정이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