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국이 중국 송나라의 《
여씨향약》을 우리말로 풀어 놓은 번역본. 1518년(중종 13) 간행되었다. 1책으로 구성되었으며, 목판본이다.
김안국이 경상도 관찰사였던 탓에 경상도의 한 고을에서 간행되었는데, 후에 중앙에서 약간의 수정을 하여 중간하였다. 송나라의 성리학자 여대충 4형제가 지은 것을 주희가 약간의 수정을 가한 《주자증손여씨향약》이 책의 원본이다.
이 책이 우리 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고려 말, 조선 초 성리학이 전래될 때였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하였다. 그러다가 16세기에 중앙에 진출한 사림파, 즉 조광조를 비롯하여 신진 사류가 향촌에 기반을 둔 중소 지주라는 자신들의 사회·경제적 성격에 어울리게 사회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언해서가 간행된 것이다.
한문의 구절 끝에 다는 토를 약호로 나타내는 구결을 붙인 한문 원본을 먼저 싣고 이어 순한글 번역을 실었는데 필요하면 한글로 협주를 달았다. 원전 을 정확히 익히기 위한 경서 언해와는 달리 당시 우리의 실정에 맞도록 내용에 변화를 주었으며, 주도 첨가하는 등 빠른 이해에 중점을 두었다.
국어학적으로는 중세 국어 에서 근대 국어로 넘어가는 시기의 자료로 그 후 수차례에 걸쳐 재간행되었으므로, 서로 대조하여 보면 정서법과 어휘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