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고전 소설. 한글 소설로, 작자와 쓰여진 때는 알 수 없다. 장서각· 국립 중앙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소설의 배경은 우리 나라이지만, 중국의 장소나 벼슬 이름이 섞여 있고, 시대도 명나라 때로 되어 있는 등 소설 전체의 통일성이 없다.

이 소설은 명나라 때 경상 좌도 계림에 사는 정재상의 아들 을선과 익주에 사는 유상서의 딸 추연 사이에 일어난 파란 만장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명나라 때 경상 좌도 계림부 자사촌에는 재상 정진희와 부인 양씨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자식이 없어서 근심하였다. 그러던 중 늦은 나이에 아들을 낳았는데, 이름을 을선이라고 하였다. 을선은 용모와 재주가 매우 뛰어났다. 익주에는 재상 유한경이 살고 있는데, 그는 딸 추연과 노씨라는 후처를 데리고 함께 살고 있었다. 유 재상의 회갑 때 정 재상이 을선을 데리고 놀러왔다가 을선은 그네를 뛰는 추연을 보고 한눈에 반해 상사병이 들었다. 정 재상은 이 사실을 알고 유 재상에게 말하니, 유 재상 또한 기뻐하여 을선과 추연은 약혼을 하게 되었다. 을선은 과거 시험에 나가 장원으로 합격하였다. 드디어 을선과 추연이 혼인을 올렸는데, 추연의 계모 노씨는 이를 시기하였다. 노씨는 사촌 오빠를 시켜 을선에게 추연이 자기의 정부 라고 말하게 하였다. 을선은 추연을 의심하여 그날 밤 자기의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억울한 오해를 받은 추연은 변명도 하지 못하고 울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그 후 추연이 죽은 집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죽고, 추연의 혼령이 나타나 울면 그 울음소리를 듣는 사람도 모두 죽었다. 유 재상도 딸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죽었다. 익주 땅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되었고, 오직 추연의 유모만 살고 있었다. 을선은 이 소식을 듣고 익주 땅을 찾아 갔다. 을선은 유모에게서 사건의 내막을 듣고 그제서야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때 추연의 혼령이 나타나 을선에게 금성산에 가서 신기한 구슬을 얻어 자기의 시신에 놓으면 살아날 수 있다고 하였다. 혼령이 시키는 대로 을선은 구슬을 얻어와 방 안에 있는 추연의 시신에 놓았더니 기적같이 추연이 다시 살아났다. 을선은 추연을 충렬 부인으로 봉하고 첫째 부인으로 삼았다. 그런데 을선에게는 먼저 혼인한 초왕 딸 정렬 부인이 있었다. 정렬 부인은 충렬 부인을 매우 시기하였다. 을선이 없는 사이에 정렬 부인은 남자로 변장한 노비를 보내 충렬 부인이 오해 받게 하였다. 시어머니는 이를 알고 크게 노하여 충렬 부인을 죽이려고 하였다. 충렬 부인은 노비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져, 지함 땅으로 가서 혼자 아들을 낳았다. 충렬 부인이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을선이 소식을 듣고 찾아와 사건의 내막을 듣고 정렬 부인을 처형하였다. 그리고 충렬 부인과 아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부귀 영화를 누리다가 부부가 한날 한시에 죽었다.

이 소설은 앞부분에서는 계모가 추연을 학대하는 것을 그렸고, 뒷부분에서는 을선의 두 부인 간의 싸움을 그렸다. 여인들의 질투 때문에 벌어지는 가정의 비극을 다룬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