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의 첫 시집.
1935년 시문학사에서 간행되었다.
정지용은 1903년에 태어났다. 휘문 고등 학교를 다니면서 《요람》이라는 동인지를 내어 시를 발표하였다.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도시샤 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돌아와 광복이 될 때까지 휘문 고등 학교에서 교사를 지냈다.
8·15 광복 후
조선 문학가 동맹에 참여하여 활동하였는데, 이 동맹은 공산주의자들의 뜻에 동조하는 단체였다. 1948년 대한 민국 정부가 세워지자 뜻을 바꾸어
보도 연맹에 가입하였다. 6·25 전쟁 때 실종되었으며, 1953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포착하여 그것을 시로 나타냈다. 그의 시에서는 이미지에서 오는 참신한 감각이 엿보인다. 그리고 토속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향토색이 짙은 시를 많이 썼다.
《정지용 시집》은 모두 5부로 되어 있는데, 1~4부에는 전부 85편의 시가 실려 있고, 5부에는 2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끝에는 박용철 의 발문이 있다.
박용철은 발문에서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시적인 감각과 지적인 생각들이 잘 결합된 작품들이라고 하였다. 1부에는 《바다 1》 《바다 2》 《유리창 1》 《유리창 2》 《홍역》 등 16편의 시가 있고, 2부에는 《향수》 《카페 프린스》 《말 1》 《말 2》 등 39편이 있다. 3부에는 《홍시》 《삼월 삼짇날》 《병(甁)》 《할아버지》 등 23편의 시가 있고, 4부에는 《갈릴레아 바다》 《또 하나 다른 태양》 등 9편의 시가 있고, 5부에는 산문 2편이 있다.
1부에 실린 시들은 정지용이 가톨릭 신자가 된 후의 작품들로, 그가 신에게 관심을 갖고 시대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무력한 모습을 신앙을 통해 메우려던 때의 시이다. 따라서 신앙시의 성격 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바다 1》 《바다 2》 《유리창 1》 《홍역》은 정지용의 대표적인 시들로, 우리 나라 현대시 중에서도 주목 받는 작품들이다.
2부에 실린 시들은 정지용의 초기 시들로,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하였을 때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그는 사물을 보았을 때 처음 느껴지는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그 이미지를 그대로 시로 표현하였다. 2부에는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썼던 작품들도 있다.
3부에 실린 시들은 역시 초기 시들이다. 대부분이 동요나 민요와 같은 시들인데, 참신한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4부에 실린 시들은 1부와 마찬가지로 그가 가톨릭 신자가 된 후의 작품들로, 신앙시의 성격이 강하다.
5부에는 산문이 실려 있는데, 화려하지 않은 담백한 문체의 글들이다.
정지용은 사물을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 를 사용하여 묘사하였는데, 그의 시들은 우리 나라 시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