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9 ~ 1561] 조선 중기의 학자. 경기도 고양에서 태어났다. 자는 정이이고, 호는 추만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였으며, 김정국· 김안국에게서 학문을 배웠다. 특히, 김안국에게는 성리학을 배워 연구하였다. 집이 너무 가난하여 생계를 잇기 어려웠으나 마음에 두지 않았으며, 마음이 곧고 바르며 악을 미워하는 성격이었다. 학식이 뛰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몽학 선생을 추천받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중에 이황에게 《심경》 《역학계몽》 등을 배웠다.

20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23세에 어머니마저 여의었는데, 지극한 효심으로 예를 다하였다. 스승 김정국이 죽은 뒤에는 3년 동안 슬퍼하였다고 한다.

1537년 《천명도설》을 지어 세상의 만물이 조화를 이루는 이치를 밝혔다. 이 책은 중국 송나라 때의 학자인 주희의 주장을 받아들여 쓴 것이다. 주희는 그의 책 《성리 대전》에서 인간의 마음을 두 가지로 나누었는데,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이다. 본연지성은 선한 것이라 하였고, 기질지성은 반드시 선한 것만은 아니고 타고난 기질에 따라서 악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사람은 자신을 부지런히 갈고 닦으면 기질이 변하여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정지운은 주희가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 주장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다른 여러 의견도 참고하여 《천명도설》을 쓴 것이다.

그는 이 책을 쓰고 나서 스승인 김정국과 김안국에게 바로잡아 줄 것을 부탁하였으나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 그 뒤 1553년 이황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 책을 다시 고쳤는데, 먼저 지은 것은 '천명구도'라고 하고, 뒤에 다시 쓴 것은 '천명신도'라고 하여 지금까지 전해져 온다.

우리 나라에서 '천명도설'을 시도한 것은 정지운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천명구도》에서 "사단은 이에서 발하고 칠정은 기에서 발한다." 라고 썼으나, 《천명신도》에서는 "사단은 이가 발한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한 것이다." 라고 고쳤다. 이것은 나중에 '사단 칠정 논쟁'의 원인이 되었다.

1561년 제자인 안홍의 주선으로 천마산에 유람갔다가 병이 들어 돌아오는 도중에 승천부의 강구에서 죽었다. 대표적인 제자로는 정지림·정식·김은휘 등이 있다.

고양의 문봉 서원에 제향되었다.

저서로는 1640년에 목판본으로 나온 《천명도설》 1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