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명경은 금빛 같이 밝은 경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금고경(金鼓經)》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금으로 된 북에서 법이 설해져 나온다 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이 경도 《인왕반야경》과 더불어 호국경전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신라시대에 《인왕경》에 의거 호국법회인 백고좌강좌를 열었고 고려시대에는 《금광명경》에 의거 호국법회를 열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한역본은 북량(北)의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한 4권으로 된 《금광명경》과 수나라 때에 보귀(寶貴)가 담무참, 진제(眞諦), 사나굴다(奢那多) 등의 번역을 모아 섞어서 만든 《합부금광명경(合部金光明經)》8권과 당의 의정(義淨)이 번역한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 약명 최승왕경)》10권, 세 가지가 있다. 처음에는 담무참의 4권 경이 널리 유통되었으나 뒤에 와서는 의정역의 10권 본이 더 중시되었다. 고려 때에도 의정역을 널리 의용하였다. 3본이 권수가 다르므로 품수에도 차이가 있다. 담무참 역은 19품이나 합부는 24품, 그리고 의정역은 31품으로 되어 있다.

이 경은 대승사상의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공(空)의 이치를 설해 놓은 《공품》에는 사람의 몸을 비롯한 모든 것은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4대가 임시로 화합되어 있는 것일 뿐 모든 것은 공하다고 설해져 있으며, 《참회품》에는 신상보살이 꿈에 금고(金鼓)로부터 참회공덕에 대한 설법을 듣고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의 죄를 참회하는 장면이 있다. 참회를 하면 모든 고통과 죄업에서 벗어나 생사윤회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전생의 일을 아는 지혜를 얻게 되며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였다.

《수량품》에는 《법화경》의 《여래수량품》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수명이 영원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찬탄품》에서는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는 인연으로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수기품》에서는 《법화경》에 설해져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수기를 주는 장면이 나온다. 신상보살을 비롯한 만여 명의 천인들이 수기를 받는다. 《사신품》에는 부처님이 과거세에 목숨을 아끼지 않고 몸을 버려 도를 닦았다는 전생이야기가 나오고 《제병품》에는 부처님이 전생에 의원의 아들로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유수장자품》에는 유수장자가 두 아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늪에 물이 말라 다 죽어가는 만여 마리의 물고기를 보고 20마리의 코끼리를 빌려 물을 길러와 늪에 부어 물고기들을 살려주고 또 이 경을 설해주어 천상에 태어나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말하자면 방생의 공덕을 설해 놓은 것이다. 이 경의 주된 내용의 하나가 참회와 방생이다. 그러면서도 경의 곳곳에 이 경을 널리 설해 유포하고 수호할 것을 강조하였다.

《공덕품》에는 공덕천녀가 이 경을 설하거나 듣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재물을 베풀어 주겠다고 서원하며, 이 경의 이름을 부르면서 부처님께 공야하면 수많은 재물이 생기게 된다 하였다.

호국의 근거가 되는 내용은 《사천왕품》에 설해져 있다. 사천왕이 이 경을 수호할 것을 맹세하면서 이 경은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고 모든 재앙과 병마로부터 보호하며, 나라의 왕을 수호하고 적의 침입을 막아 위난을 막아주는 경이기 때문에 이 경을 수호하고 유포하여야 한다 하였다.

지안스님 /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40호/ 7월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