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남편이 있지만 가난 때문에 매춘을 하는 여성을 지칭한다.
이 용어는 술을 파는 들병장수에서 파생됐다. 들병장수는 술병을 들고 다니면 술을 파는 상인으로 딱히 성별이나 매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
김유정 소설에 가난 때문에 성매매를 목적으로 술 파는 농민이 아내(여성)을 지칭해서 사용하는 들병이라는 용어가 나타나면서 쓰이게됐다. 하지만 김유정 소설처럼 성매매를 목적으로 술을 파는 경우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때문에 여기서 지칭하는 들병이는 김유정 소설과 소설 속 몰학한 농촌, 일제강점기, 자본주의 정착의 상황만 관련된 용어이다.
유정의 문학을 ‘들병이 문학’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김유정에게 특화된 모티프라 할 수 있다. 김유정이 그리고 있는 소설적 인물들이 일제식민시기에 억압을 받고 있는 존재들이라면, 이 중에서도 특히 여성인물들은 여기에 더해 가부장적 폭력에 노출된 존재들로, 사회적으로 가장 밑바닥의 자리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런 점에서 ‘들병이’는 근대식민자본주의와 가부장적 폭력이 구체적으로 물화된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낮에는 마치 없는 것인 양 구석진 곳에 숨어 있다가 일상인 노동이 끝난 밤의 시간에만 화려하게 나타나는 도시의 매춘부와 달리 김유정 소설의 ‘들병이’ 는 일상인 삶의 공간에 깊숙하게 침투해있다. 매춘부가 사회로부터 배척되고 내몰려있는 반면, 김유정 소설에서 ‘들병이’는 정숙해야 하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의 아내와 육체를 는 매춘부를 구분불가능하게 만드는 존재인 셈이다. 「총각과 맹꽁이」, 「솟」, 「산ㅅ골 나그내」는 들병이를 아내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이야기이고, 「가을」, 「안해」, 「소낙비」는 반로 아내를 들병이로 만들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