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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탐험 ⑪】‘밀로의 비너스’를 루이 18세 헌납해 기사 칭호 얻음...미케네 및 티린스 놀라운 유물 발굴 앞장 프랑스 탐험가 쥘 뒤몽 뒤르빌Ⅰ
프랑스 탐험가 쥘 뒤몽 뒤르빌(Jules-Sébastien-César Dumont d’Urville, 1790~1842)은 1790년 5월 23일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 칼바도스 주의 자치도시인 콘데 쉬르 누아로(Condé-sur-Noireau)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역은 15세기에는 영국인들이 점령했고 전쟁이 잦은 지역이었다.
그는 프랑스의 해군 장교, 식물학자, 지도 제작자로 남태평양과 서태평양, 호주, 뉴질랜드, 남극 대륙을 탐험하며 해초, 식물 및 관목과 뉴질랜드의 더빌 섬과 같은 장소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 프랑스 탐험가 쥘 뒤몽 뒤르빌 (사진:위키피디아)
뒤몽의 아버지는 콩데(Condé) 법원 책임자였다. 어린 시절에 아주 병약했다. 그가 6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죽어 어머니는 뒤르빌을 친오빠인 크로실레(Croisilles, 십자형) 수도원장에게 보내 1798년부터 교육을 맡게 했다.
수도원장은 조카에게 라틴어, 그리스어, 수사학 및 철학을 가르쳤다. 1804년부터는 캉(Caen) 도시의 황실 고등학교(Lycée Impérial)에서 공부했다. 이 학교는 1802년 프랑스 최초의 공식 고등학교 명칭을 받은 파리 고등학교로 1805년부터 1815년까지는 Lycée Impérial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캉 도서관에서 그는 백과전서와 부건빌, 쿡, 앤슨의 여행 보고서를 읽고부터 열정을 갖게 되었다. 17세에 에콜폴리테크니크 입학시험에서 신체검사에 실패해 1807년 브레스트 휘어 해군 학교에 입학했지만, 교육이 나폴레옹 황제가 적극 지원하는 육군에 비해 형편없었다.
1812년 소위로 승진한 후 배를 타고 이동하려고 했지만, 영국 해군이 항구를 봉쇄해 어학에 몰두하고 문화적 지식을 쌓아 라틴어, 그리스어,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중국어, 히브리어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후에 태평양을 여행할 때 어학적인 능력 덕분에 폴리네시아와 멜라네시아의 수많은 방언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
한편, 툴롱 해변에 있는 프로방스 언덕을 여행하면서 식물학과 곤충학을 배웠고 해군 천문대에서 공부했다. 1814년에 나폴레옹이 엘바섬으로 추방되었을 때 뒤몽은 처음으로 짧은 지중해 항해에 나섰다. 1815년(25세)에 시계 제작자의 딸인 아델 페팽(Adèle Pépin)과 결혼했다.
▲ 지중해 밀로스 섬 (사진:재그리스한인회)
1819년 뒤몽 소위는 Gauttier-Duparc 선장의 지휘 아래 코르벳(Chevrette, 소형 선박)에 승선해 그리스 군도에 대한 수로 측량 임무를 수행했다. 밀로스 섬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현지 프랑스 대표는 현지 농부 요르고스 조지 켄트로타스가 1820년 4월 8일 플라카시 멜로스 고대 성벽의 기슭에서 신비로운 조각상을 발견했다고 몰래 알려주었다.
밀로의 비너스는 기원전 130년에서 100년 사이에 제작한 것으로 조각상은 203cm로 헬레니즘 시대 작품으로 왼팔은 사과를 잡고 오른팔은 배에 흘러내리는 옷깃을 잡은 것처럼 보였다.
▲ 비너스 상 (사진:위키피디아)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과 미를 관장하는 여신 아프로디테를 묘사한 그리스 비너스 드 밀로 조각상(the Greek Venus de Milo sculpture)은 대리석상으로 무표정한 얼굴은 고전 시대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뒤몽은 기원전 130년경에 제작된 조각상의 뛰어난 가치를 바로 인식하고 독자적으로 획득하려고 추진했지만, 함선의 사령관이 큰 물체를 탑재할 공간이 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는 프랑스 해군 원정대가 지나가는 해역이 폭풍우가 심하게 쳐 조각상이 상할 우려가 있다고 완곡하게 거부하였다.
이에 뒤몽은 오스만제국 콘스탄티노플 주재 샤롤 프란수아 드 리파르도(Charles François Riffardeau de Rivière) 프랑스 대사에게 편지를 보냈다. 함선은 4월 22일 무사히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해 뒤몽은 대사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비너스 상을 발견한 농부는 조각상을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술탄의 통역사에게 선물로 주려고 하는 마카리오 베르기스 신부에게 팔았다.
프랑스 대사의 대리인은 조각상이 콘스탄티노플로 향하는 배에 실려 가고 있을 때 미리 도착하여 판매를 취소하고 제안을 존중하도록 설득했다. 이로 인해 뒤몽은 Legion of Honor의 Chevalier (기사)라는 칭호를 얻었고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의 관심 속에 중위로 특별 승진했다. 뒤몽 중위는 비너스 조각상을 배에 실어 1821년 루이 18세에게 헌납하였다. 현재 비너스 상은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지중해 밀로스 섬 인구는 2024년 현재 5,900명으로 적지만, 고대에는 흑요석이 출토되어 교역이 활발했던 섬이다. 밀로스는 그리스 본토와 남쪽의 크레타 사이에 위치하여 초기 청동기시대 에게해 문명의 중요한 중심지가 되었다.
전설로만 전해오던 에게 문명은 1870년 독일 출신 사업가, 고고학자인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이 처음 발견했다. 슐리만은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14살 때 퓌르스텐베르크에 있는 헤르 홀츠 식료품점(Herr Holtz's grocery)에서 견습생으로 일했는데 술 취한 주인이 호머(Homer)의 시를 암송할 때 매료되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19살에 함부르크로 이주하여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도로태아호의 선원이 되었다. 배는 바다에서 12일을 표류하다 강풍에 네덜란드 해안에 좌초되어 겨우 생존했다. 암스테르담에서 회계원이 되고 1844년(22살)에 수출입회사에서 일하며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13개국의 언어를 빠르게 독학했다.
▲ 고고학자인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 (사진:위키백과)
그는 1851년에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금을 취급하며 돈을 크게 벌고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1859년 그리스를 방문하고 1866년 파리에서 고고학을 배웠다. 1868년에는 그리스를 탐사하면서 그리스 국적의 부인과 함께 트로이 폐허인 소아시아의 히살리크 언덕을 발굴하고 놀라운 유물을 학계에 알렸다.
1876년에는 황금이 풍부하다고 소문난 미케네 유적과 티린스를 발굴했다. 슐리만은 1876년 미케네에서 ‘아가멤논의 가면’을 발굴해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1900년에 아서 에반스가 크레타 북부에서 미노시와의 궁전으로 알려진 크노소스를 발굴해 트로이아 전쟁을 재확인했다. 에게 문명은 크게 미노스 문명과 미케네 문명으로 구분한다.
▲ 아가멤논의 가면 (사진:위키피디아)
고대 비너스 상을 프랑스에 전달한 뒤몽 중위는 해군 기록보관소에서 근무하면서 4살 많은 Louis-Isidore Duperrey 중위를 만나 태평양 탐험 원정을 계획하고는 1822년 8월 11일 툴룽에서 출항해 3년간 세계를 항해했다. 레슨(René-Primevère Lesson)은 해군 의사이자 박물학자로서 Coquille을 여행했다.
1825년 3월 프랑스로 돌아온 레슨과 뒤몽은 포클랜드 제도, 칠레와 페루 해안, 태평양 군도와 뉴질랜드, 뉴기니, 호주 군도에서 수집한 인상적인 동식물 컬렉션을 가져왔다. 뒤몽은 35세로 젊었지만 여전히 건강이 좋지 않았다. Coquille에서 그는 유능한 관리로 행동했지만 군사 규율과 종속을 싫어했다.
1815년 6월 18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 황제가 벨기에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 주축의 연합군과 프로이센군에게 패배하자 루이 16세의 동생인 루이 18세(1755~1824)가 왕위에 오르며 부르봉 왕정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나이가 많고 자녀가 없는 루이 18세가 1824년에 서거하자 사치가 심한 동생 아르트아 백작(샤를 필리프)이 67세의 고령으로 부르봉 왕조 제7대 국왕이 되었다.
왕이 된 샤를 10세는 왕정에 대한 신념이 강한 인물로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에도 영국으로 망명해 나폴레옹 암살을 시도하려고 자객을 보냈다. 왕은 언변이 좋아 정치범을 사면하는 등 유화정책을 펼쳤지만, 전제군주로 변신해 신문검열법을 통과시키며 언론을 철저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왕은 신문사를 대거 매수하거나 없애려 했다. 1825년에는 가톨릭의 부흥을 앞세워 수도회의 재물을 훔치는 자는 손목을 절제한 후 기요틴형을 처하는 법안을 복원했다. 국왕은 공화주의자에게 사적으로 보복을 가하는 백색테러를 알면서 수수방관하고 귀족들의 특권과 재산을 회복시키기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지급했다. 시민 자유주의 세력은 1830년 3월 플리냐크 내각의 독재를 불신임한다고 선언했다.
▲ 프랑스 국왕 샤를 10세 대관식 마차 (사진:AFP)
국왕은 계속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며 의회 해산 칙령을 발표했다. 성난 민심은 국왕을 추종하지 않고 의원들과 파리 시민들은 프랑스 정부 타도를 외쳐 3일간 이어진 1830년 7월 혁명을 일으킨다. 샤를 10세 국왕은 왕위를 물려주고 프랑스에서 추방된다. 영국 총리는 프랑스 국왕 샤를 10세(1757~1836, 아르투아 백작)를 영국에 오게 하여 뒤몽이 이 일을 담당하였다.
프랑스의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는 파리 근교에서 태어나 나폴레옹이 전쟁을 통해 약탈한 문화재가 가득한 루브르박물관을 출입하며 미술에 세계에 깊이 빠졌다. 그는 1830년 7월 혁명의 모습을 보고는 “내가 조국을 위해 직접 싸우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조국을 위해 그림을 그릴 수는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혁명의 모습을 그려나갔다.
▲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사진:위키피디아)
영국에 망명한 프랑스 왕은 1833년 프란츠 1세의 초청으로 오스트리아제국으로 이주하여 프라하성에서 살다가 1836년 일리리아 왕국(현재 슬로베니아) 노바 고리차(Nova Gorica, 괴르츠) 성에서 79세로 죽었다.
프랑스 국민으로부터 높은 평가도 받지 못한 샤를 10세 국왕이 170년이나 지나 현대인의 기억에 다시 소환된 것은 2008년 발표된 영국 밴드 콜드 플레이(Coldplay)의 ‘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를 통해서다.
경쾌한 ‘인생이여 만세’ 노래는 미국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많은 사람이 무리 지어 떼창하고 최근에는 유튜버 제이 플라(J.Fla)가 노래를 리메이크했다. 이 노래는 혁명가가 아닌 왕국을 잃어버린 독재자의 시선에서 노래를 지었다. 처형당한 폭군과 프랑스 7월 혁명을 돌이켜보며 인간의 삶과 희망을 신나게 노래한다.
▲ 영국 밴드 콜드 플레이(Cold play)의 ‘Viva La Vida’ (사진:위키피디아)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가사는 정말 처연하다.
나는 세상을 다스리곤 했어 내 말 한마디면, 바다가 일어나곤 했지 이제는 홀로 아침에 잠이 들어 한때 내 것이었던 거리를 쓸고 다니면서 나는 주사위를 굴리곤 했어, 내 적들의 눈에는 두려움이 어렸지 지금은 군중들이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 이제 늙은 왕은 죽었다! 만수무강하옵소서 폐하! 한때 나는 열쇠를 쥐고 있었지만 다음 순간, 나는 벽으로 둘러 쌓여 갇혀버렸어 그리고 깨달았어 나의 성이 소금과 모래로 된 기둥으로 세워져 있었다는 것을........
프랑스 시민들은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을 함락시켰다. 시민들의 힘으로 국민공회가 수립되어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수립했다. 프랑스 혁명은 민주주의 시초가 된 최초의 사건이다. 그런데 샤를 10세 국왕이 프랑스를 프랑스 혁명 이전의 과거 상태로 되돌리려고 각종 폭압을 가하자, 시민들이 다시 7월 혁명을 일으켰다.
(다음 회로 이어집니다.)
생활문화아카데미 대표 궁인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