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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R.R.R》로 만나는 ‘인도 신화에서 세계유산’까지 나마스테 (Namaste)
필자는 대학에서 인도(印度, India) 신화를 공부했지만, 아직 인도를 방문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인도의 자연 풍광과 사람들이 그리우면 유튜브(Youtube) 여행자를 통해 실컷 구경하고, 여행자가 방문하는 지역을 구글 지도를 따라가 본다. 고고학자들은 위성고고학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집에서도 인도 전역에 있는 수많은 유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인도영화를 자주 관람한다.
▲ 인도영화 《Rise(저항) Roar(포효) Rovolt(봉기)》(자료:R.R.R)
2022년 3월 개봉한 《Rise(저항) Roar(포효) Rovolt(봉기)》 영화는 1920년대 인도 제국시대에 영국 통치에 저항한 청년 아크다르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로 3시간 동안 대서사, 액션, 사랑, 우정, 독립투쟁, 생활문화 등을 정말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인도에서 힌디어, 벵갈어 다음 4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텔루구(Delugu)어로 제작되었는데, 현재 인도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와 텔랑가나주 드라비다어족 8,2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인도에서 미국으로 간 사람들에 의해 텔루구어는 사용자가 미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 인도 인간탑 쌓기(자료:R.R.R)
인도 《R.R.R》 영화는 영국인 스콧 인도총독이 데칸고원 아딜라바드의 원주민 마을을 방문해 노래를 잘하는 곤드족(Gond)의 소녀 말리를 강제로 차에 태워 데려갈 때 이를 막으려고 소녀의 어머니가 총독의 차에 달려들다 경찰에 저지를 당한다. 이때 총독은 차에서 내려 경호하는 경찰관에게 한 개의 총알이 너무 아깝다고 역설해 경찰은 숲에서 큰 나무를 구해 여인의 머리를 내려쳤다. 몽둥이에 맞은 여인은 그 자리에서 피를 흘리며 죽고 이를 본 많은 원주민이 흥분하여 경찰과 대치하며 저항한다. 여동생을 구하려고 냉혹한 인도 경찰에 맞서 싸우는 청년과 이를 막는 인도인 경찰관 라주가 맞서는 영화에는 호랑이 사냥과 인간탑 쌓기(Human Towers), 혹독한 고문, 현란한 인도 춤, 전투 장면 등 볼거리가 참으로 많다.
영화 속 주인공인 벵카타 라마(지도자) 아크다르는 훈련받은 병사들에게 ‘총알의 가치’ 15루피아를 바르게 알려주고 “그 총알 가치의 이름은 바로 자유다.”라고 말했다. 태형장에서 채찍을 맞던 인도인은 “내 심장에 불을 지펴라, 격렬한 태양처럼 불타거라!”라고 노래한다.
▲ 2023년 마라하슈트라 주의 크리슈나 축제(사진:NDTV)
힌두교의 최고신이며 비슈누(Vishnu) 신의 여덟 번째 화신으로 인도인들이 숭배하는 크리슈나(Krishna)는 달콤한 꿀을 무척 좋아했다. 그런데 크리슈나 엄마는 아이가 꿀을 너무 탐낸다고 생각해 항상 크리슈나의 손이 전혀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꿀단지를 숨겼다. 어린 크리슈나와 그의 친구들은 인간탑을 쌓아 높은 곳에 있는 맛있는 꿀을 찾아내 마시고 놀았다. 인도에서는 매년 8, 9월이면 크리슈나의 탄생을 기념하는 대축제를 열고 인간탑 쌓기 대회를 개최한다. 오늘도 많은 동네 개구쟁이 소년이 크리슈나의 용맹심을 배우려고 인간탑을 만들어 꿀단지를 쟁취하려고 하늘로 오른다. 인도영화 《R.R.R》 속의 등장하는 인간탑 쌓기는 18세기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와 형식이 비슷하다
▲ 스페인 인간탑 쌓기 타라고나(TARRAGONA) 2018년 대회(사진:NR)
스페인 카탈라냐 지방의 인간탑 쌓기는 18세기에 처음 시작되어 ‘카스텔례레스(castellers, 탑을 쌓는 사람)’가 다른 참가자의 어깨를 밟고 올라서서 6층~10층 높이까지 탑을 만든다. 경기는 트롱크(tronc)라고 하는 2층 이상의 각 층은 대개 2명~5명의 건장한 남성이 좀 더 어리고 가벼운 소년 소녀를 지탱하면서 만들고 폼 데 달트(pom de dalt)라고 하는 탑의 가장 위쪽 세 단계는 어린이들이 만든다. 피냐(Pinya)는 탑의 기초를 지탱하는 군중을 말하는데, 피냐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인간탑 쌓기는 봄이 시작되는 4월에 시작해 가을 길목인 11월에 끝나며 음악은 인간 탑을 표현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그리예르스(grillers)라고 불리는 음악가 단체가 연주한다. 단체 이름은 오보에 종류의 악기인 그라야에서 유래하였다. 음악가는 톡스(tocs)라고 하는 전통적인 멜로디를 연주하며 사람들은 멜로디의 박자에 맞추어 인간 탑에 올라간다. 인간 탑을 쌓는 사람들의 단체를 콜례스(colles)라고 부르며, 75명~50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페인 인간탑 쌓기는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 인도 발리우드 스튜디오의 마샬라 춤(사진:IFFI)
인도영화 산업계는 매년 많은 영화를 제작한다. 그 영화는 대부분 국내용으로 서양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최근 들어 인도 발리우드는 미국 할리우드보다 10배나 더 많은 영화를 제작하며 창조적인 영화를 탄생시켰다. 인도의 대표적인 영화 제작사로는 AVM 프로덕션, 프라사드 스튜디오, 선 픽쳐스, 기타 아츠, 수레시 프로덕션, 에로스 인터내셔널, 아잉 가란 인터내셔널, 피라미드 사이미라, 아스카르 필름스 등이 있으며 매년 2,0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한다. 지금까지 발리우드의 주류는 뭄바이를 중심으로 힌디-우르드어로 된 마샬라 영화가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인도 중산층과 젊은 계층이 서구적이고 자극적인 영화를 선호해 현란한 춤과 노래인 마샬라(Mashalla) 영화 장르를 지양하고 새로운 영화를 선보였다. 인도의 독립 과정의 슬픈 이야기를 그대로 만든 R.R.R 영화는 국제영화제의 대상 후보에 오르고 2023년 Global Globe 상을 받았다.
▲ 제55회 인도국제영화제(사진:IFFI)
제55회 인도국제영화제(IFFI)가 2024년 11월 20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인도 서부 연안 도시 고아(Goa)에서 개최되었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고아는 인도에서 가장 작은 주로 인구가 150만 명에 불과하며 주도(州都) ‘바스쿠 다 가마’가 가장 큰 도시이다. 이 위대한 상업 도시는 포르투갈 상인들이 15세기에 처음 상륙하여 약 450년 동안 포르투갈 식민지로 있다가 인도가 1961년에 병합하였다.
▲ 바스쿠 다 가마의 인도 첫 항해(1497~99)(사진:HIGHBROW)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 1460~1524)는 바르톨로뮤 디아스(1450~1500)가 1488년 희망봉을 발견한 이후 1497년 7월에 리스본을 출항해 인도 항로를 처음 개척했다. 그는 동방무역을 열기 위해 3차례 인도로 항해했고 1524년 인도 총독으로 임명되어 항해를 떠나 인도 남부 켈리컷에 도착하고 행정을 펼치다 코친(현 Kochi)에서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 유해는 코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 매장했다가 1880년 포르투갈 리스본 산타 마리아 데 벨렌 교회에 안장되었다.
▲ 리스본 산타 마리아 데 벨렌 교회(사진:사진가 Nico Trinkhaus)
《1497~1499년에 작성한 바스쿠 다 가마의 첫 인도 항해 여행기》 필사본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기록으로 고유성, 대체불가능성을 지녀 2013년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다. 학자들은 이 기록유산이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화되는 과정의 발단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현재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인 도루강(Douro) 하구에 있는 세계유산 ‘포르투(Porto) 역사지구(1996년 지정)’ 시립 공공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리스본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대항해시대를 연 항해왕 엔히크와 바스쿠 다 가마의 세계일주를 기념하기 위해 마누엘 양식으로 지어졌다. 건축물에는 밧줄과 조개, 산호, 항해 도구, 식물 등이 장식에 사용되었다.
▲ 리스본 벨렝탑(1983년 세계유산 지정)(사진:여행가 강성천)
시간이 멈춘듯한 세계문화유산 도시 고아에는 오래된 성당, 맛있는 음식, 천국 같은 자연과 계곡, 풍부한 농산물, 해양리조트 등이 모두 갖추어져 “놀고 싶은 자 고아로 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매년 수만 명의 외국인이 찾아온다.
아라비아해로 붉은 해가 넘어가면 사람들은 숲 속 식당에 모여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격렬하게 춤을 춘다. 파티장에선 춤 경연이 계속되고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은 마음을 열고 처음 만난 지구촌 친구들과 밤새 대화를 나눈다.
▲ 세계유산도시 고아(Goa) 해변(사진:TRIP XTREME)
인도영화 《Rise(저항) Roar(포효) Rovolt(봉기)》는 지금같이 국제정치가 어둡고 혼란한 시대에 시원한 청량제가 될만한 영화로 필자는 인도 타밀어, 칸나다어, 벵골어로 만든 색다른 인도영화도 볼 생각이다. 넷플릭스에는 《인생은 트리방가처럼, 2020》 《화이트 타이거, 2021》 《보석도둑, 2025》 등 140여 편의 우수한 인도영화가 있다.
생활문화아카데미 대표 궁인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