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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출신 혜초 스님이 인도와 서역을 순례하고 지은 여행기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
삼국시대 동양과 서양을 잇는 동서 교역로는 초원길, 비단길, 바닷길이 있으며 이를 통해 무역 교류와 왕래를 하였다. 오늘은 바닷길과 비단길로 중국에서 인도와 서역(이란, 중앙아시아)까지 다녀와 여행기를 저술한 "왕오천축국전"에 대해 알아본다.
1.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
천축국은 인도를 뜻하며 신라 출신 혜초(慧超, 704년~787년) 스님이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하여 다섯 천축국(五天竺國 : 동 천축, 서 천축, 남 천축, 북 천축, 중 천축)을 다녀온(往) 기록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3권이었으나, 1권만 남아 있다. 앞뒤가 떨어져 나가고 현재 남은 것은 폭 42cm, 길이 358cm의 닥종이 필사본 두루마리로 227행 5,893자가 기록되어 있다.
2. 인도와 서역을 다녀온 4년
혜초 스님은 신라에서 태어나 16살에 당나라에 입국하여 723년(20살)에 광조우에서 출발하여 727년(24살)에 중국에 도착하였다.
3. 다녀온 곳과 경로
인도와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약 2만 km)를 다녀왔다.
4. 왜 갔나?
723년 인도로 구법(求法, 부처의 진리를 구함) 여행을 떠난 동기는 밀교(대승불교의 한 분야로, 붓다가 깨우친 진리를 은밀하게 전하는 비밀 불교의 줄임말) 공부와 마하보리사의 대탑을 비롯한 8대 성지를 순례하고자 하였다.
마하보리사(摩訶菩提寺)를 보고서 기쁜 마음에 오언시를 지었다.
보리대탑 멀다고 걱정않는데 어찌 녹야원이 멀다 하리오. 길이 가파르고 험한 것은 근심되지만 개의치 않고 업풍에 날리리라. 여덟 탑을 친견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 오랜 세월을 겪어 본래 그대로는 아니지만 어찌 뵈려는 사람 소원 이루어지겠는가. 오늘 아침 내 눈으로 보았노라.
5. 사라진 "왕오천축국전"의 발견
8세기에 쓴 왕오천축국전은 없어진 줄 알았으나 1908년 중국 둔황 석굴(막고굴 장경동)에서 프랑스 펠리오(1878~1945)가 발견하여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중이나 공개하지 않는다. ( 오직 2010년 한국에 최초 공개 전시함)
6. 왕오천축국전의 내용
중국 광저우(廣州)를 출발해 바닷길로 인도에 도착한 혜초는 불교의 8대 성지를 모두 순례한 후 서쪽으로 나시크와 간다라를 거쳐 페르시아와 아랍을 지났고 다시 중앙아시아를 거쳐 파미르 고원을 넘었다. 이어 쿠차와 둔황을 지나 727년 11월 당나라 수도인 시안(西安, 당시 장안)에 도착했다.
혜초가 둘러보고 기록한 지역은 모두 40여 곳으로 다섯 천축국뿐만 아니라 서역 중앙아시아 지방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다. 먼저 갠지스강 유역 평야지대인 동천축의 바이샬리에 도착했다. 동천축에 대해 “사람을 파는 죄와 사람을 죽이는 죄가 다르지 않다”고 적었다.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에 든 쿠시나가라 지역에선 “숲이 너무 우거지고 물소, 호랑이가 살고 있어서 예불하기가 어렵다"라고 기록했다. 중천국은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가 위치한 곳. 룸비니를 찾은 혜초는 “성은 이미 폐허가 되었고 탑은 있으나 승려도 없고 백성도 없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남천축에서는 “왕과 수령, 백성들이 삼보를 숭상하며 절도 많고 승려도 많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다섯 천축국의 일상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다. “다섯 천축의 법에는 목에 칼을 씌우거나 매질을 하거나 투옥하는 일이 없다. 죄를 지은 자에게는 그 경중에 따라 벌금을 물리되 죽이지는 않는다”, “서천축 사람들은 노래를 아주 잘 한다”, “아랍의 침입으로 나라의 절반이 파괴되었다” 등등.
간다라, 바미얀을 거쳐 페르시아에 이른 혜초는 “페르시아의 왕은 예전에 아랍을 지배했었다…지금은 아랍에게 병합되어 버렸다”, “이곳 사람들은 살생을 좋아하며 하늘을 섬기고 불법을 알지 못한다”고 기록했다. 혜초는 중국으로 돌아가던 중 사마르칸트에 들러 “이곳에서는 낙타, 노새, 양, 말을 기르고…모두 수염과 머리를 깎고 흰 모직 모자를 즐겨 쓴다”고 적었다.
젊은 열정으로 구법의 길을 떠난 밀교승이었지만 동시에 호기심 가득한 문명 탐험가였고 다른 구법 기록과 달리 순례 중의 심회를 노래한 시 5수를 포함하여 서정적 면도 있다.
7. 왕오천축국전의 가치
동서양 교역로인 실크로드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8세기 인도와 서역 곳곳의 언어와 지리, 역사와 종교 등을 보여주는 기록물이자 여행기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慧超往五天竺國傳)은 법현의 불국기, 현장의 대당서역기, 의정의 대당서역구법고승전과 함께 동양의 4대 여행기다.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역사 우리넷, 현대 불교, 네이버, 구글, 국가유산청, 동아일보, 중앙일보,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위키백과,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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