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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세계 - 외전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6.26. 23:02 (2026.06.26. 23:02)

디오니소스의 탄생

 
디오니소스는 올림포스의 열두 신 가운데 가장 독특한 탄생을 지닌 신이다. 인간 공주 세멜레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헤라의 질투로 어머니를 잃었지만, 제우스의 보호 아래 다시 태어나 불멸의 신이 되었다. 이후 님프들과 실레노스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하며 포도나무와 포도주, 환희와 광란의 신으로 자리 잡는다. 이 이야기는 '두 번 태어난 신' 디오니소스의 기원과 그가 올림포스의 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목   차
[숨기기]
디오니소스의 탄생
 
 
 

개요

디오니소스는 올림포스의 열두 신 가운데 가장 독특한 탄생을 지닌 신이다. 인간 공주 세멜레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헤라의 질투로 어머니를 잃었지만, 제우스의 보호 아래 다시 태어나 불멸의 신이 되었다. 이후 님프들과 실레노스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하며 포도나무와 포도주, 환희와 광란의 신으로 자리 잡는다. 이 이야기는 '두 번 태어난 신' 디오니소스의 기원과 그가 올림포스의 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제1장 제우스와 세멜레

1.1 카드모스의 딸
테바이의 왕 카드모스에게는 아름다운 딸 세멜레가 있었다. 그녀는 인간이었지만 신들조차 감탄할 만큼 아름다웠고, 어느 날 인간 세상을 거닐던 제우스의 눈에 들어 그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 갔고, 세멜레는 곧 제우스의 아이를 품게 되었다. 그러나 올림포스에서 이를 지켜보던 헤라는 남편의 또 다른 사랑에 깊은 분노를 품었다.
 
헤라는 힘으로 제우스를 막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대신 인간인 세멜레의 마음속에 의심을 심기로 결심하였다. 늙은 유모로 변신한 헤라는 세멜레를 찾아와, 그녀가 정말 제우스를 만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였다. 혹시 신을 사칭하는 다른 남자에게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며 그녀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였다.
 
행복했던 세멜레의 마음에는 조금씩 불안이 자리 잡았다. 사랑을 믿고 싶었지만, 자신의 아이가 정말 신의 아들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헤라는 바로 그 작은 의심이 결국 인간과 신 모두의 운명을 뒤흔들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정원에서 처음 만나는 제우스와 세멜레
 
 
1.2 사랑에 빠진 제우스
제우스는 바쁜 신들의 왕이면서도 틈만 나면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세멜레를 찾아왔다.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천둥과 번개의 주인이 아니라 한 사람을 사랑하는 연인처럼 다정하였다. 세멜레 역시 자신의 곁에 있는 존재가 세상의 지배자라는 사실보다, 자신을 아껴 주는 한 남자로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미래를 약속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깊이 신뢰하였다. 세멜레는 태어날 아이가 신과 인간을 잇는 특별한 존재가 될 것이라 믿었고, 제우스도 그 아이에게 큰 운명이 기다리고 있음을 예감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은 헤라의 눈을 더욱 거슬리게 만들었고, 그녀의 질투는 점점 더 깊어져 갔다.
 
올림포스에서는 이미 폭풍이 일어나기 직전의 고요함이 감돌고 있었다. 신들의 세계에서는 사랑조차 권력과 질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으며, 세멜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거대한 신들의 갈등 한가운데 서게 되었다.
 
달빛 아래 서로를 바라보는 제우스와 세멜레
 
 
1.3 헤라의 질투
헤라는 수많은 세월 동안 제우스의 외도를 지켜보아 왔지만, 이번만큼은 더욱 분노하였다. 세멜레가 단순한 인간 여인이 아니라 신의 아이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가 태어난다면 새로운 신이 될 수도 있었고, 이는 올림포스의 질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녀는 세멜레를 직접 해치기보다 스스로 파멸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계략을 꾸몄다. 늙은 유모로 변한 헤라는 세멜레의 곁에서 끊임없이 의심을 부추겼다. 진정한 제우스라면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그녀는 속고 있는 것이라고 달콤하게 속삭였다.
 
인간은 신을 믿으면서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 헤라는 바로 그 인간의 약점을 이용하였다. 사랑을 확인하려는 세멜레의 순수한 마음은 어느새 의심으로 바뀌었고, 그 작은 균열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시작이 되었다.
 
늙은 유모로 변한 헤라가 세멜레를 유혹하는 장면
 
 
1.4 치명적인 소원
얼마 뒤 제우스가 세멜레를 찾아오자, 그녀는 한 가지 소원을 들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제우스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고 스틱스 강의 맹세를 하였다. 신들에게 이 맹세는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약속이었다.
 
세멜레는 제우스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제우스는 그 순간 헤라의 계략을 모두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다. 맹세를 깨뜨릴 수도, 인간이 신의 본모습을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을 바꿀 수도 없었다.
 
제우스는 끝내 천둥과 번개의 신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하늘을 가르는 번개와 불꽃이 방 안을 뒤덮었고, 인간인 세멜레는 신의 광휘를 견디지 못한 채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의 뱃속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남아 있었다. 이는 '두 번 태어날 신' 디오니소스의 운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번개 속에서 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제우스와 불길에 휩싸인 세멜레
 
 
 

제2장 두 번 태어난 신

2.1 번개의 심판
 
세멜레가 신의 광휘 속에서 목숨을 잃자 궁전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인간은 신의 진정한 모습을 감당할 수 없다는 오래된 질서가 다시 한번 증명된 순간이었다. 제우스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운명을 바라보았다. 불타는 폐허 한가운데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기적처럼 살아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번개가 남긴 불길을 헤치고 세멜레의 태중에서 아이를 꺼냈다. 아직 세상에 나올 때가 되지 않았던 아이는 너무나 작고 연약했지만, 몸에는 이미 신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생명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올림포스의 어떤 신도 이러한 일을 경험한 적은 없었다.
 
인간의 죽음으로 끝날 것 같던 이야기는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 되었다. 세멜레는 사라졌지만 그녀의 아들은 살아남았고, 훗날 인간과 신을 이어 주는 존재가 될 운명을 품고 있었다. 제우스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 아이만은 반드시 살려 내겠다고 결심하였다.
 
불타는 궁전에서 태아를 품어 올리는 제우스
 
 
2.2 허벅지 속의 아이
 
아이를 구할 방법을 찾던 제우스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선택을 하였다. 그는 자신의 허벅지를 열어 아직 미숙한 태아를 그 안에 넣고 신성한 힘으로 봉합하였다. 신의 몸은 인간의 자궁을 대신할 수 있었으며, 아이는 그 안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며 다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이 기이한 광경을 놀라움 속에서 바라보았다. 생명을 낳는 것은 여신들의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제우스는 자신의 몸으로 직접 아이를 품으며 아버지이자 어머니의 역할을 함께 감당하였다. 이는 사랑하는 세멜레를 끝내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태어날 아이를 향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이 사건은 훗날 디오니소스를 '두 번 태어난 신'이라 부르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그는 한 번은 인간 어머니에게서, 또 한 번은 신인 제우스의 몸에서 태어날 운명을 얻게 되었으며, 그 누구와도 다른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자신의 허벅지에 태아를 품는 제우스
 
 
2.3 두 번째 탄생
 
시간이 흘러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마침내 아이가 세상 밖으로 태어났다. 그는 인간의 어머니 세멜레에게 생명을 얻고, 신인 제우스의 몸에서 다시 태어난 전례 없는 존재였다. 제우스는 갓 태어난 아들을 품에 안고 깊은 기쁨을 느끼며 '디오니소스'라는 이름을 주었다. 인간과 신, 두 세계를 모두 이어받은 그의 탄생은 올림포스에서도 한 번도 없었던 새로운 기적이었다.
 
신들은 이 특별한 탄생을 놀라움 속에서 바라보았다. 어떤 신들은 인간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가 과연 올림포스의 일원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고, 어떤 신들은 두 번 태어난 생명 속에서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헤라는 여전히 분노를 거두지 않았다. 그녀에게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사랑과 세멜레의 존재를 영원히 기억하게 만드는 살아 있는 증거였다.
 
디오니소스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넘어 다시 얻은 생명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훗날 사람들은 그를 단순한 포도주의 신이 아니라, 죽음과 부활, 절망과 환희를 함께 상징하는 신으로 이해하였다. 두 번째 탄생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큰 기적이었으며, 앞으로 펼쳐질 모든 운명의 출발점이 되었다.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태어나는 아기 디오니소스
 
 
2.4 신들의 경이
 
제우스는 디오니소스를 품에 안고 올림포스를 내려다보았다. 비록 어린아이였지만 그의 존재는 이미 신들 사이에서도 특별하게 여겨졌다. 인간에게서 태어났으나 신의 몸에서 다시 태어난 존재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신들은 그를 경이롭게 바라보았고, 어떤 신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하였다.
 
헤라는 끝까지 디오니소스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세멜레의 아들은 제우스의 배신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흔적이었다. 반면 헤르메스를 비롯한 몇몇 신들은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제우스 역시 더 이상 올림포스에 머물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제우스는 어린 디오니소스를 인간의 눈과 신들의 시선을 모두 피할 수 있는 먼 땅으로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그곳에서 그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 성장하게 될 것이며, 훗날 세상에 포도주와 축제, 그리고 자유로운 환희를 전하는 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그의 길고도 험난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갓 태어난 디오니소스를 바라보는 올림포스의 신들
 
 
 

제3장 숨겨진 아이

3.1 헤라를 피해
 
제우스는 자신의 허벅지에서 다시 태어난 아들을 품에 안고 한동안 깊은 침묵에 잠겼다. 디오니소스는 신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동시에 인간 세멜레의 아들이기도 하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헤라의 증오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올림포스는 어린 신을 키우기에 가장 안전한 곳이면서도, 헤라가 가장 먼저 찾아올 위험한 장소이기도 했다.
 
제우스는 믿음직한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불러 아이를 맡겼다. 헤르메스는 갓난 디오니소스를 품에 안고 구름 사이를 날아 산맥과 강을 넘어갔다. 그가 향한 곳은 인간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신비로운 니사 산이었다.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 맑은 샘이 이어지는 이곳은 오래전부터 님프들이 자연을 돌보며 살아가는 성스러운 땅이었다.
 
헤르메스는 아이를 님프들에게 맡기며 제우스의 뜻을 전했다. "이 아이는 훗날 신과 인간의 세상을 이어 줄 존재이다. 누구에게도 그의 정체를 알려서는 안 된다." 님프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아이를 품에 안았다. 이렇게 디오니소스는 신들의 왕의 아들이면서도 자신의 이름조차 숨긴 채, 세상의 눈을 피해 긴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
 
헤르메스가 아기 디오니소스를 안고 하늘을 나는 모습
 
 
3.2 니사의 님프들
 
니사 산의 님프들은 디오니소스를 친자식처럼 정성껏 길렀다. 새벽이면 맑은 샘물로 아이를 씻기고 숲에서 얻은 열매와 꿀을 먹였으며, 밤이 되면 별빛 아래에서 오래된 신들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아이가 웃으면 새들이 숲을 가득 메우고, 사슴과 토끼는 두려움 없이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디오니소스는 자연의 품속에서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 갔다.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 그는 숲의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봄에는 새싹이 움트고, 여름에는 숲이 짙어졌으며, 가을에는 포도송이가 햇빛을 머금고 무르익었다. 겨울에는 잎이 모두 떨어졌지만, 이듬해 봄이면 다시 새로운 생명이 피어났다. 디오니소스는 자연에는 끝없는 죽음과 끝없는 탄생이 함께한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몸으로 깨달았다.
 
특히 그는 포도덩굴을 유난히 사랑하였다. 작은 덩굴이 나무를 감아 오르며 열매를 맺고, 다시 긴 겨울을 견뎌 내는 모습을 바라보며 생명의 강인함을 배웠다. 훗날 사람들이 그를 풍요와 생명의 신으로 부르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니사 산은 디오니소스에게 세상을 다스리는 힘보다 먼저 생명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르쳐 준 가장 위대한 스승이었다.
 
님프들이 어린 디오니소스를 돌보는 모습
 
 
3.3 실레노스의 가르침
 
디오니소스가 소년으로 자라자 제우스는 늙은 사티로스 실레노스를 그의 스승으로 보내 주었다. 실레노스는 늘 포도주를 즐기고 당나귀를 타고 다니는 익살스러운 모습 때문에 사람들에게 우스꽝스러운 노인으로 보였지만, 사실은 오랜 세월 자연과 신들의 비밀을 깨우친 현자였다. 그는 디오니소스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자신의 모든 지혜를 전하기 시작하였다.
 
실레노스는 숲과 산을 함께 거닐며 식물과 짐승의 삶을 가르쳤다. 특히 포도나무는 계절마다 잎을 잃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작은 열매는 시간이 흐르며 향기로운 술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는 "모든 생명은 변화한다. 죽음도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말하며 자연의 순환 속에 숨겨진 신들의 뜻을 설명하였다. 디오니소스는 이러한 가르침을 누구보다 깊이 마음에 새겼다.
 
실레노스는 또한 인간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기쁨과 슬픔은 언제나 함께 찾아오며, 사람들은 서로 노래하고 춤추며 그것을 이겨 낸다고 하였다. 디오니소스는 인간을 멀리서 다스리는 신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웃고 울며 삶을 나누는 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이 가르침은 훗날 그가 세상에 전하게 될 축제와 환희의 근원이 되었다.
 
실레노스가 소년 디오니소스에게 자연을 가르치는 장면
 
 
3.4 포도나무의 비밀
 
어느 가을날, 실레노스는 잘 익은 포도송이를 따서 디오니소스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포도를 으깨 항아리에 담아 두면 시간이 흐르면서 전혀 다른 향과 맛을 지닌 술이 된다고 설명하였다. 디오니소스는 매일 항아리를 열어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달콤한 과즙이 조금씩 깊은 향을 품은 포도주로 변하는 신비로운 과정을 눈앞에서 경험하였다.
 
완성된 술을 숲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지친 이들은 웃음을 되찾았고, 서로 다투던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며 화해하였다. 춤과 음악이 숲속에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잠시 근심을 잊고 삶의 기쁨을 온몸으로 느꼈다. 디오니소스는 포도주가 단순히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음료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어 주는 특별한 선물임을 깨달았다.
 
그날 이후 디오니소스는 포도나무를 누구보다 소중히 돌보았다. 그는 언젠가 이 신비로운 선물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숲속에서 발견한 작은 포도송이는 훗날 수많은 도시와 나라를 잇는 축제의 시작이 되었고, 디오니소스 역시 그 여정을 떠날 준비를 조금씩 갖추어 나가고 있었다.
 
포도주가 완성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디오니소스
 
 
 

제4장 새로운 신

4.1 청년이 된 디오니소스
 
니사 산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디오니소스는 어느덧 늠름한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그의 머리에는 검은 곱슬머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렸고, 손에는 포도나무 덩굴이 감긴 지팡이인 티르소스(Thyrsos)가 들려 있었다. 숲의 짐승들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새와 사슴은 그의 곁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그는 자연과 하나가 된 존재였고, 숲속 어디를 가든 생명과 풍요가 함께하였다.
 
실레노스와 님프들은 이제 그가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린 시절에는 헤라의 눈을 피해 숨어 살아야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찾아 나설 때가 온 것이다. 디오니소스 역시 자신이 단지 숲에서 살아가는 청년이 아니라 세상에 전해야 할 사명을 지닌 존재임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 제우스는 조용히 아들을 찾아와 말했다. "세상은 아직 너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인간들이 너의 이름을 노래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그 말은 디오니소스가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첫 번째 부름이 되었다.
 
티르소스를 든 청년 디오니소스가 숲에 서 있는 모습
 
 
4.2 광희의 힘
 
디오니소스는 자신 안에 깃든 힘이 단순히 포도주를 만드는 능력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그가 포도주를 사람들과 나누면 서로를 경계하던 이들이 웃으며 어깨를 맞대었고, 오래 침묵하던 사람들도 노래와 춤 속에서 마음을 열었다. 그의 힘은 전쟁처럼 밖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을 흔드는 힘이었다.
 
그러나 그 힘은 언제나 부드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인간은 살아가며 슬픔과 분노, 두려움과 욕망을 마음속에 억누른다. 디오니소스의 신성은 바로 그 감정들을 끌어올려 숨겨진 본모습을 드러나게 하였다. 기쁨은 환희가 되고, 슬픔은 눈물이 되며, 억눌린 마음은 때로 광란처럼 터져 나왔다.
 
실레노스는 그에게 말했다. "포도주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 있던 것을 드러낼 뿐이다." 디오니소스는 그 말을 깊이 새겼다. 자신이 세상에 전할 것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인간이 삶의 고통을 마주하고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자유와 생명의 힘이었다.
 
포도주를 나누며 함께 웃고 춤추는 사람들과 디오니소스
 
 
4.3 올림포스로 향하다
 
청년이 된 디오니소스는 마침내 니사 산을 떠날 결심을 하였다. 그를 길러 준 님프들과 실레노스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의 운명이 숲속에만 머물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디오니소스는 마지막으로 숲을 둘러보며 어린 시절을 보낸 계곡과 샘, 포도나무를 하나하나 바라본 뒤 조용히 길을 나섰다.
 
그의 앞에는 아직 수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을 신으로 인정하지 않는 왕들과 맞서야 했고, 인간들에게 포도주와 축제의 의미를 전해야 했으며, 헤라의 증오도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디오니소스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죽음을 넘어 두 번 태어난 자신이라면 어떤 고난도 견뎌 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산길을 내려가는 그의 뒤로 님프들은 축복의 노래를 불렀고, 숲속 동물들은 마지막까지 그를 배웅하였다. 자연은 자신이 길러 낸 젊은 신을 세상으로 보내며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조용히 축하하고 있었다.
 
니사산을 떠나는 디오니소스와 배웅하는 님프들
 
 
4.4 열두 신의 자리
 
디오니소스는 훗날 긴 방랑 끝에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포도나무와 포도주, 그리고 축제의 기쁨을 인간들에게 전하였다. 처음에는 그를 낯선 방랑자로 경계하던 사람들도 그의 기적과 가르침을 경험하면서 차츰 신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그의 이름은 바다를 건너 여러 도시와 나라로 퍼져 나갔고, 사람들은 해마다 수확의 계절이면 제전을 열어 풍요와 생명에 감사를 드렸다.
 
긴 여정을 마친 뒤 디오니소스는 마침내 올림포스로 돌아와 자신의 신성을 인정받았다. 비록 헤라는 끝까지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은 인간과 신의 세계를 이어 준 그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였다. 훗날 헤스티아가 스스로 자리를 양보하면서 디오니소스는 올림포스의 열두 신 가운데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고, 인간 세계와 가장 가까운 신으로 존경받게 되었다.
 
두 번 태어난 아이는 마침내 올림포스의 신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신들의 궁전에 머무르기보다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 수많은 시련과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을 부정하는 왕들과 맞서고, 포도주와 축제를 전하며, 마침내 고향 테바이에서 자신의 신성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다음 이야기 **「디오니소스의 여정」**의 시작이다.
 
올림포스에서 열두 신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디오니소스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 참조 지식지도
▣ 다큐먼트
▣ 참조 정보 (쪽별)
◈ 소유
◈ 참조
©2004 General Libraries

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