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메인화면 (다빈치!지식놀이터)  
지식놀이터
지식자료
지식자료 구독
구독 내역
게시판
게시판
작업요청
최근 작업 현황
지식창고
지식창고 개설 현황
자료실
사용자메뉴얼
about 지식놀이터

트로이 전쟁 이야기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7.21. 18:15 (2026.07.21. 18:15)

트로이 전쟁의 씨앗 – 황금사과

 
트로이 전쟁은 인간들의 욕망만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서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는 올림포스의 평화를 깨뜨렸고,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의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다. 제우스는 인간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으며,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얻으려 한 그의 선택은 신들의 원한과 대립을 불러왔다. 황금사과는 마침내 헬레네의 납치와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지며, 신과 인간 모두의 운명을 뒤흔든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목   차
[숨기기]
황금사과
 
 
 

개요

 
트로이 전쟁은 인간들의 욕망만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서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는 올림포스의 평화를 깨뜨렸고,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의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다. 제우스는 인간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으며,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얻으려 한 그의 선택은 신들의 원한과 대립을 불러왔다. 황금사과는 마침내 헬레네의 납치와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지며, 신과 인간 모두의 운명을 뒤흔든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제1장 신들의 연회

1.1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
 
펠레우스와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결혼식은 올림포스와 인간 세계가 함께 축복한 성대한 혼례였다. 테티스는 네레이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었으며, 한때 제우스와 포세이돈마저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려 했다. 그러나 테티스의 아들이 아버지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언이 전해지자 두 신은 뜻을 거두었고, 그녀는 인간 영웅 펠레우스와 혼인하게 되었다. 이 결혼은 신들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특별한 결합이었으며, 훗날 그들의 아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 최고의 영웅으로 성장하게 된다.
 
혼례가 열리던 날, 올림포스의 신들과 님프, 영웅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아폴론은 리라를 연주했고, 뮤즈들은 노래를 불렀으며,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황금 잔에는 넥타르와 암브로시아가 넘쳐흘렀다. 바다와 하늘, 인간 세계가 하나 되어 평화를 기뻐하는 그날의 연회는 올림포스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축제였다. 누구도 그 기쁨이 곧 거대한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모든 신이 초대된 것은 아니었다. 다툼과 시기, 불화를 관장하는 여신 에리스만은 의도적으로 연회에서 제외되었다. 그녀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갈등과 분쟁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신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리스는 자신이 모욕당했다고 생각했고, 그 굴욕을 결코 잊지 않았다. 가장 평화로웠던 올림포스의 축제는, 초대받지 못한 단 한 명의 여신으로 인해 서서히 파멸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림포스의 신들과 님프, 영웅들의 축복 속에서 혼례를 올리는 펠레우스와 테티스
 
 
1.2 초대받지 못한 여신
 
연회장 밖에 홀로 남겨진 에리스는 안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축복의 노래를 묵묵히 듣고 있었다. 그녀는 전쟁이나 죽음을 직접 다스리는 신은 아니었지만, 신과 인간의 마음속에 시기와 경쟁을 불러일으켜 서로 다투게 만드는 존재였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평화로운 혼례가 불화로 얼룩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녀를 초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리스는 그 결정을 자신을 무시한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힘으로 연회를 무너뜨리는 대신 신들 스스로 갈등에 빠지게 할 복수를 준비했다.
 
잠시 뒤 에리스는 눈부신 황금사과 하나를 손에 들고 연회장으로 들어섰다. 누구도 미처 막지 못하는 사이, 그녀는 사과를 신들이 모여 있는 자리 한가운데로 던졌다. 황금빛 표면에는 단 한 줄의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에리스는 아무런 설명도 남기지 않은 채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고, 연회장에 남은 신들은 사과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축복과 노래로 가득했던 자리는 순식간에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다.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저마다 자신이 황금사과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자신의 아름다움과 권위를 다른 여신보다 낮게 평가받는 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에리스는 칼이나 창을 들지 않고도 세 여신의 자존심을 건드려 올림포스의 평화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평화로운 결혼식을 망친 것은 사과 자체가 아니라, 그 사과 앞에서 드러난 신들의 허영과 경쟁심이었다. 훗날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질 비극은 바로 이 순간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화려한 결혼 연회장 한가운데에 황금사과를 던지고 돌아서는 에리스
 
 
1.3 세 여신의 경쟁
 
황금사과를 바라보던 여신들 가운데 가장 먼저 나선 이는 신들의 왕비 헤라였다. 그녀는 올림포스를 다스리는 제우스의 아내이자 모든 여신 가운데 가장 높은 권위를 지닌 존재였다. 왕비로서의 위엄과 품격을 갖춘 자신이야말로 황금사과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도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아름다움은 겉모습만이 아니라 지혜와 용기까지 갖추어야 완성되는 것이라며, 자신이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라고 맞섰다. 마지막으로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신과 인간 모두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듯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세 여신은 누구도 먼저 물러서지 않았다. 각자의 아름다움에는 저마다의 이유와 자부심이 있었고, 어느 누구도 다른 여신에게 뒤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주변의 신들 역시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헤라를 선택하면 아테나와 아프로디테가 분노할 것이고, 다른 여신을 선택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평화롭던 연회장은 어느새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올림포스 전체가 숨을 죽인 채 세 여신의 다툼을 지켜보는 긴장된 자리로 변해 버렸다.
 
황금사과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겨루는 선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여신들의 자존심과 권위, 그리고 명예를 시험하는 상징이 되었다. 누구도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없었고,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졌다. 결국 이 다툼은 올림포스의 왕 제우스에게까지 이어졌고, 신들의 세계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예상치 못한 한 인간에게 맡겨질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게 황금사과를 둘러싼 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황금사과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아름다움과 권위를 주장하는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
 
 
1.4 제우스의 결정
 
세 여신의 다툼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헤라는 올림포스의 왕비로서 자신의 위엄을 내세웠고, 아테나는 지혜와 용기를 갖춘 자신이야말로 완전한 아름다움의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아프로디테 역시 사랑과 아름다움은 신과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다른 신들은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한 채 서로의 눈치만 살폈고, 축복으로 가득했던 연회장은 어느새 세 여신의 자존심이 맞부딪치는 논쟁의 장으로 변해 버렸다.
 
마침내 세 여신은 제우스에게 황금사과의 주인을 가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제우스는 직접 판결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헤라는 그의 아내였고, 아테나는 그의 머리에서 태어난 총애받는 딸이었으며, 아프로디테 또한 신과 인간의 사랑을 좌우하는 강력한 여신이었다.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나머지 두 여신의 원망을 피할 수 없었고, 그 판결은 올림포스의 갈등을 더욱 깊게 만들 수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제우스는 심판을 인간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는 헤르메스에게 세 여신을 트로이 근처의 이다 산으로 데려가라고 명했다. 그곳에는 공정한 판단력으로 알려진 젊은 목동 파리스가 살고 있었다. 신들의 세계에서 해결하지 못한 다툼을 한 인간이 판결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올림포스에서 시작된 불화는 이제 인간 세계로 자리를 옮겼고, 파리스의 선택은 그리스와 트로이의 운명까지 바꾸게 된다.
 
세 여신의 요구를 받은 뒤 헤르메스에게 이다 산으로 향하라고 명하는 제우스
 
 
 

제2장 운명의 심판

2.1 이다 산의 왕자
 
헤르메스는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를 이끌고 트로이 근처의 이다 산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양 떼를 돌보며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젊은 목동 파리스가 있었다. 들판과 숲을 벗 삼아 지내던 그는 자신의 운명이 올림포스의 신들과 얽히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파리스는 평범한 목동이 아니었다. 그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와 왕비 헤카베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였으며, 나라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예언 때문에 갓난아기 때 산에 버려졌다가 목동에게 거두어져 자란 인물이었다.
 
파리스는 성장하면서 뛰어난 용모와 온화한 성품으로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는 다툼이 일어날 때마다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판단하려 했으며, 그의 공정함에 관한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다. 제우스는 파리스를 세 여신의 다툼을 맡길 만한 인간으로 여겼다. 신들의 왕조차 직접 내리지 못한 판결을 이름 없는 목동으로 살아가던 젊은이에게 맡기게 된 것이다.
 
헤르메스가 세 여신과 함께 나타나자 파리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령의 신은 제우스의 뜻을 전하며 황금사과의 주인을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파리스는 하루아침에 올림포스 최고의 여신들을 심판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는 아직 알지 못했다. 자신의 한 번의 선택이 신들의 관계를 갈라놓고, 훗날 수많은 영웅과 도시의 운명까지 뒤흔들게 되리라는 사실을.
 
이다 산에서 양 떼를 돌보다 헤르메스와 세 여신을 마주한 파리스
 
 
2.2 세 여신의 제안
 
파리스 앞에 선 세 여신은 저마다 황금사과를 받을 자격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우열만으로 승부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힘으로 파리스가 가장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겠다고 약속하며 그의 선택을 얻으려 했다. 아름다움을 가리는 심판은 어느새 한 인간의 욕망을 시험하는 자리로 변했고, 고요하던 이다 산은 신과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무대가 되었다.
 
먼저 헤라는 자신을 선택하면 넓은 땅을 다스리는 위대한 왕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아테나는 뛰어난 지혜와 용기, 어떤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영광을 내세웠다. 마지막으로 아프로디테는 미소를 지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그의 아내로 만들어 주겠다고 말했다. 그녀가 가리킨 여인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였다. 헬레네는 이미 메넬라오스와 혼인한 몸이었지만,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힘이라면 인간의 혼인과 약속도 흔들 수 있다고 믿었다.
 
파리스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왕국을 다스리는 권력과 영원히 기억될 명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얻는 일은 어느 하나 외면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세 여신은 그의 결정을 기다렸고, 이다 산에는 깊은 침묵만이 흘렀다. 파리스가 고르는 것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었다. 그의 선택은 세 여신의 자존심과 올림포스의 질서, 그리고 아직 만나 보지도 못한 수많은 인간의 미래까지 바꾸게 될 운명의 갈림길이었다.
 
왕권과 지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약속하며 파리스를 유혹하는 세 여신
 
 
2.3 황금사과의 주인
 
오랜 침묵 끝에 파리스는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그는 황금사과를 들어 아프로디테의 손에 건넸다. 헤라가 약속한 넓은 왕국과 절대적인 권력, 아테나가 내세운 지혜와 전쟁의 영광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얻겠다는 욕망을 선택한 것이다. 아프로디테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승리를 받아들였고, 약속한 대로 헬레네를 그의 아내로 만들어 주겠다고 맹세했다. 파리스는 눈앞에 펼쳐진 매혹적인 미래에 사로잡혀,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인 헬레네를 얻는 일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헤라와 아테나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다. 헤라는 한 인간이 신들의 왕비인 자신의 위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아테나는 파리스가 지혜와 명예보다 눈앞의 욕망을 선택한 일을 어리석다고 여겼다. 두 여신은 파리스의 판결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름다움을 가리기 위해 시작된 심판은 이 순간부터 세 여신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을 남겼다.
 
이다 산에서 내려진 판결은 겉으로는 황금사과의 주인을 정한 작은 사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자신이 약속한 보상을 이루기 위해 인간 세계의 운명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헤라와 아테나는 파리스의 선택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된다. 훗날 사람들은 헬레네가 트로이로 떠난 사건을 전쟁의 직접적인 시작으로 기억하지만, 그보다 먼저 비극의 방향을 정한 것은 파리스가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넨 바로 그 순간이었다.
 
헤라와 아테나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네는 파리스
 
 
2.4 신들의 원한
 
파리스의 심판이 끝나자 세 여신은 서로 다른 마음을 품고 이다 산을 떠났다. 승리한 아프로디테는 자신을 선택한 파리스에게 약속한 보상을 반드시 안겨 주겠다고 결심했다. 반면 헤라와 아테나는 말없이 올림포스로 돌아갔지만, 인간의 판결로 아프로디테에게 밀려난 모욕을 잊지 않았다. 심판은 끝났어도 세 여신 사이에 생긴 균열은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깊어져 있었다.
 
헤라는 자신보다 아프로디테를 높인 판결을 왕비로서의 권위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아테나 역시 파리스가 지혜와 영광을 외면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얻겠다는 욕망을 선택한 것을 경멸했다. 두 여신은 파리스의 결정이 결국 그 자신과 트로이를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믿었으며, 언젠가 그 선택의 대가를 치르게 될 날을 기다렸다. 그들의 분노는 순간적인 질투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트로이의 운명을 따라다닐 원한이 되었다.
 
아프로디테는 두 여신의 분노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사랑의 여신으로서 자신의 힘을 증명하고, 파리스에게 내린 약속을 지키려 했다. 아직 다른 신들은 이 다툼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고 인간 세계에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러나 아프로디테의 약속과 헤라·아테나의 원한은 훗날 다른 신들의 이해와 감정까지 끌어들이게 된다. 이다 산의 심판은 끝난 것이 아니라 더 큰 갈등의 시작으로 남았다.
 
승리의 미소를 짓는 아프로디테와 차가운 분노를 품고 돌아서는 헤라와 아테나
 
 
 

제3장 전쟁의 씨앗

3.1 사랑의 약속
 
아프로디테는 파리스에게 내린 약속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그의 아내로 만들어 주겠다고 맹세했고,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해 인간 세계의 운명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신이 지목한 헬레네는 이미 메넬라오스와 혼인한 스파르타의 왕비였다. 그녀는 제우스와 레다의 딸이자, 과거 수많은 왕과 영웅이 구혼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헬레네의 혼인은 한 왕가만의 약속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과거 그녀에게 구혼했던 그리스의 왕과 영웅들은 선택된 남편의 권리를 지켜 주고, 누군가 그 혼인을 깨뜨리면 함께 응징하겠다는 틴다레오스의 맹세를 세운 바 있었다. 따라서 헬레네를 파리스에게 준다는 것은 한 부부의 결합을 깨뜨리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그리스 전역의 왕과 영웅들을 하나의 적대 세력으로 묶을 수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에게는 인간들이 세운 혼인과 맹세보다 자신이 파리스에게 내린 약속이 더 중요했다. 반대로 헤라와 아테나는 자신들을 물리치고 아프로디테를 선택한 파리스를 용서하지 않았다. 세 여신이 품은 약속과 원한은 헬레네를 둘러싼 사건을 단순한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신의 약속과 인간의 혼인 질서가 충돌하는 비극으로 만들었다. 두 사람은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전쟁의 씨앗은 이미 깊이 뿌려지고 있었다.
 
스파르타 왕궁에서 메넬라오스의 곁에 앉아 있는 헬레네와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는 아프로디테의 시선
 
 
3.2 신들의 두 진영
 
파리스의 심판 직후부터 모든 신이 명확하게 두 편으로 갈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헤라와 아테나가 파리스와 트로이에 깊은 적의를 품고, 아프로디테가 자신을 선택한 왕자를 보호하기로 하면서 올림포스에는 분열의 씨앗이 생겼다. 황금사과를 둘러싼 세 여신의 다툼은 훗날 다른 신들의 관계와 이해, 인간 영웅들과의 인연, 오래된 원한까지 더해지면서 신들의 세계 전체를 가르는 대립으로 확대된다.
 
훗날 트로이 전쟁이 시작되자 헤라와 아테나는 그리스군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헤라는 그리스 원정군의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탰고,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 같은 영웅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내렸다. 반면 아프로디테는 파리스를 위험에서 보호하고 자신의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전장에서 구했다. 아폴론과 아레스도 각자의 관계와 감정에 따라 트로이 편에 섰으며, 포세이돈을 비롯한 다른 신들 역시 저마다의 이유로 전쟁에 개입했다.
 
이로써 트로이 전쟁은 인간들만의 싸움으로 머물지 않게 되었다. 영웅들은 자신의 의지와 명예를 위해 무기를 들었지만, 그들의 뒤에는 서로 다른 뜻을 품은 신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전쟁의 흐름은 인간의 힘만으로 결정되지 않았고, 신들의 구원과 방해가 끊임없이 승패를 뒤바꾸었다. 황금사과가 전쟁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지만, 올림포스의 감정과 갈등을 인간 세계의 전쟁으로 이어지게 만든 중요한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그리스군을 지지하는 헤라와 아테나, 트로이 편에 선 아프로디테와 아폴론이 서로 마주 선 올림포스
 
 
3.3 인간은 아직 몰랐다
 
그 무렵 인간 세계는 여전히 평화로웠다. 스파르타에서는 메넬라오스와 헬레네가 왕과 왕비로 살아가고 있었고, 트로이에서는 프리아모스가 번영하는 도시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리스의 왕들과 영웅들 또한 각자의 나라에서 백성을 돌보며 살아갔다. 누구도 바다 건너 두 왕국이 머지않아 거대한 전쟁으로 맞서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신들의 다툼은 아직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올림포스에서는 이미 약속과 원한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파리스에게 헬레네를 안겨 줄 길을 마련했고, 헤라와 아테나는 트로이가 그 선택의 대가를 치를 날을 기다렸다. 신들이 품은 뜻은 인간들의 우연과 선택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이끌기 시작했다. 인간들이 누리는 평화는 굳건한 질서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기 전의 짧은 고요에 불과했다.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는 바다 건너에서 다가오는 한 왕자가 자신의 가정과 왕국을 뒤흔들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역시 되찾은 아들이 나라의 멸망을 부를 것이라는 오래된 예언을 잊어 가고 있었다. 인간들은 평화를 영원한 현실이라 믿었지만, 신들의 약속과 원한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파르타와 트로이를 하나의 운명으로 묶고 있었다. 머지않아 파리스가 바다를 건너면서 그 운명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평화로운 스파르타와 번영하는 트로이 사이의 바다를 건너기 위해 함선을 준비하는 파리스
 
 
3.4 비극의 시작
 
황금사과의 심판은 끝났지만, 그 결과는 이제 막 인간 세계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파리스에게 내린 약속을 이루기 위해 그의 시선을 스파르타로 향하게 했고, 헤라와 아테나는 트로이가 몰락할 날을 기다렸다. 에리스가 연회장에 던진 사과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것이 일으킨 경쟁과 원한은 신들의 마음속에 남아 인간들의 선택과 운명을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머지않아 파리스는 바다를 건너 스파르타를 찾아가 아프로디테가 약속한 헬레네를 만나게 된다. 그가 헬레네와 함께 트로이로 떠난 사건은 메넬라오스와의 혼인을 깨뜨리고, 스파르타 왕가에 돌이킬 수 없는 모욕을 안긴다. 그러자 틴다레오스의 맹세로 결속된 그리스의 왕과 영웅들은 메넬라오스를 돕기 위해 군대를 일으키고, 마침내 바다 건너 트로이를 향한 원정을 준비하게 된다.
 
트로이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다. 에리스의 복수와 세 여신의 경쟁, 제우스가 인간에게 맡긴 심판과 파리스의 욕망이 차례로 이어지며 서서히 완성된 비극이었다.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평화로운 결혼식에서 던져진 황금사과는 결국 신들의 다툼을 인간 세계의 전쟁으로 이어지게 한 씨앗이 되었다. 이제 이야기는 파리스와 헬레네의 만남, 그리고 그리스 전체를 뒤흔든 **「헬레네의 납치」**로 이어진다.
황금사과의 환영을 뒤로한 채 헬레네를 향해 스파르타로 출항하는 파리스의 함선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 참조 지식지도
▣ 다큐먼트
▣ 참조 정보 (쪽별)
◈ 소유
◈ 참조
▣ 참조정보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 스토리 연결
◈ 상위 이야기
◈ 이전 이야기
◈ 이후 이야기
©2004 General Libraries

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