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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전쟁 별전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7.28. 19:16 (2026.07.28. 19:16)

첫 번째 실패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우스는 열두 척의 함대를 이끌고 마침내 고향 이타케를 향해 항해를 시작한다. 그러나 귀향의 첫 기착지였던 키콘인의 도시 이스마로스를 함락한 뒤, 그는 승리에 취한 부하들을 끝내 통제하지 못한다. 철수 명령을 무시한 사이 흩어졌던 키콘인들은 증원군을 이끌고 반격에 나섰고, 그리스군은 귀향길에서 처음으로 큰 희생을 치른다. 이 전투는 오디세우스의 긴 귀향길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실패였으며, 훗날 이어질 모든 시련의 시작이 되었다.
목   차
[숨기기]
첫 번째 실패
 
 
 

개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우스는 열두 척의 함대를 이끌고 마침내 고향 이타케를 향해 항해를 시작한다. 그러나 귀향의 첫 기착지였던 키콘인의 도시 이스마로스를 함락한 뒤, 그는 승리에 취한 부하들을 끝내 통제하지 못한다. 철수 명령을 무시한 사이 흩어졌던 키콘인들은 증원군을 이끌고 반격에 나섰고, 그리스군은 귀향길에서 처음으로 큰 희생을 치른다. 이 전투는 오디세우스의 긴 귀향길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실패였으며, 훗날 이어질 모든 시련의 시작이 되었다.
 
 
 

제1장 승리와 방심

1.1 이스마로스를 함락하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오디세우스는 열두 척의 함대를 이끌고 고향 이타케를 향해 출항하였다. 오랜 전쟁을 승리로 마친 그의 부하들은 이제 곧 가족과 조국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귀향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트로이를 떠난 함대가 처음으로 닻을 내린 곳은 트라키아 해안에 자리한 키콘인들의 도시 이스마로스였다. 이곳은 트로이의 동맹 도시 가운데 하나였으며, 여전히 무장한 전사들이 남아 있는 땅이었다. 오디세우스는 키콘인들이 전열을 갖추기 전에 신속한 기습을 감행하였다.
 
오디세우스가 이끄는 그리스 전사들은 오랜 전쟁에서 단련된 베테랑들이었다. 기습은 순식간에 성공했고, 키콘인들은 제대로 저항하지도 못한 채 도시를 내주었다. 그리스군은 성안을 장악하고 무기와 가축, 귀중한 전리품을 손에 넣었으며, 살아남은 주민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전쟁에서 수없이 승리를 거두었던 오디세우스에게도 이번 전투는 특별히 어려운 싸움이 아니었다. 그는 이 승리를 오래 누릴 생각이 없었고, 귀향길의 첫 발걸음을 무사히 이어가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전쟁에서 적을 이기는 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승리의 기쁨에 들뜬 부하들의 마음까지는 다스릴 수 없었다. 그는 전리품을 챙긴 뒤 곧바로 배에 오르라고 명령하며 지체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거듭 경고하였다. 하지만 오랜 전쟁 끝에 긴장이 풀린 부하들은 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도시를 완전히 손에 넣었다는 안도감은 어느새 방심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오디세우스의 귀향길에는 이미 첫 번째 실패의 그림자가 조용히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이스마로스 성벽을 기습해 도시를 점령하는 그리스군
 
 
1.2 떠나야 할 시간
 
이스마로스를 점령한 직후 오디세우스는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다. 전쟁에서는 승리한 뒤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또 다른 승리라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살아남은 키콘인들이 인근 마을과 부족으로 달아났다는 점도 그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을 불러 전리품을 나누고 즉시 배로 돌아가 출항하라고 거듭 명령하였다. 귀향이 목적이지 새로운 전쟁이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전쟁터를 떠돌던 부하들은 쉽게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도시가 이미 함락되었으니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곳곳에서 가축을 잡아 잔치를 벌이고, 포도주를 마시며 승리를 자축하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약탈한 재물을 더 많이 챙기려는 욕심도 커져 갔고, 경계에 서야 할 병사들마저 긴장을 풀어 버렸다. 오디세우스는 여러 차례 떠날 것을 재촉했지만, 승리에 취한 부하들의 마음은 그의 말보다 눈앞의 풍요로움에 더 기울어 있었다.
 
그 사이 도망쳤던 키콘인들은 인근 지역의 전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말을 잘 타고 창을 능숙하게 다루는 키콘인들은 평원 곳곳에 흩어져 있던 동족을 모아 반격을 준비하였다. 오디세우스는 점점 다가오는 위험을 직감했지만 이미 늦어가고 있었다. 지휘관의 판단은 옳았으나, 이를 끝까지 실행하지 못한 순간 승리는 서서히 실패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무너진 것은 키콘인의 성벽만이 아니었다. 그리스군의 경계와 절제도 함께 무너지고 있었다.
 
철수를 재촉하는 오디세우스와 잔치를 벌이는 부하들
 
 
1.3 키콘인의 반격
 
이른 아침, 먼 평원에서 흙먼지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잠시 뒤 수많은 키콘인 전사들이 말을 타고 창과 방패를 들고 이스마로스를 향해 달려왔다. 살아남은 주민들이 밤새 모은 증원군이었다. 전날 기습으로 도시를 잃었던 키콘인들은 이번에는 훨씬 많은 병력을 이끌고 조직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잔치에 취해 있던 그리스군은 뒤늦게 무기를 들었지만 이미 전투의 주도권은 키콘인들에게 넘어가고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곧바로 부하들을 정비하여 방어진을 세우고 끝까지 맞서 싸웠다. 그는 무너지는 전열을 바로잡으며 병사들을 배 쪽으로 후퇴시켰고,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러나 수적으로 우세한 키콘인들의 공격은 거셌고, 그리스군은 한 사람씩 쓰러져 갔다. 해안까지 이어진 전투는 오랫동안 계속되었으며, 함대로 돌아가는 길마저 피로 물들었다. 귀향을 향한 첫 항해는 어느새 생존을 위한 탈출이 되어 버렸다.
 
마침내 오디세우스는 남은 병사들을 이끌고 가까스로 배에 올라 닻을 올렸다. 함대는 키콘인들의 추격을 피해 바다로 빠져나왔지만 그 대가는 너무도 컸다. 배마다 여섯 명의 전사가 목숨을 잃었다. 십 년의 트로이 전쟁을 살아남은 전우들이 귀향길의 첫 전투에서 쓰러진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비로소 전쟁의 승리가 곧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의 긴 귀향은 이렇게 첫 번째 실패와 첫 번째 희생을 남긴 채 계속되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이스마로스로 돌진하는 키콘인 증원군
 
 
 

제2장 귀향길의 첫 희생

2.1 배마다 여섯 명의 전사
 
키콘인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바다로 빠져나온 뒤에도 함대에는 승리의 기쁨 대신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오디세우스는 배 위를 둘러보며 살아남은 부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함께 트로이를 떠났던 전우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이제는 돌아오지 못했다. 이 전투에서 배마다 여섯 명씩, 모두 일흔두 명의 전사가 목숨을 잃었다. 십 년 동안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견뎌 낸 용사들이었지만, 귀향길 첫 전투에서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 것이다. 살아남은 병사들은 전우들의 이름을 부르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
 
오디세우스 역시 승리의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고, 즉시 떠나야 한다고 여러 차례 명령하였다. 그러나 지휘관의 올바른 판단만으로는 모든 위험을 막을 수 없었다. 명령이 제때 실행되지 못하는 순간, 작은 방심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사실보다, 끝내 부하들을 모두 지켜내지 못했다는 현실을 더 무겁게 받아들였다. 귀향을 이끄는 지도자의 책임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바다는 다시 잔잔함을 되찾았지만, 함대의 분위기는 이전과 전혀 달라져 있었다. 병사들은 더 이상 승리를 자랑하지 않았고, 약탈한 전리품도 아무런 기쁨을 주지 못했다. 전우를 잃은 슬픔은 그 어떤 보물보다 크게 마음을 짓눌렀다. 오디세우스는 멀어져 가는 이스마로스의 해안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항해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였다. 귀향길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그 길은 이미 피와 눈물로 물들어 있었다.
 
텅 빈 자리와 멀어지는 해안을 바라보는 그리스 전사들
 
 
2.2 승리보다 무거운 패배
 
이스마로스에서의 패배는 단순히 병력을 잃은 전투가 아니었다. 오디세우스는 이 사건을 통해 전쟁과 귀향은 전혀 다른 싸움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전쟁에서는 적을 무너뜨리는 힘과 계략이 승리를 가져왔지만, 귀향길에서는 순간의 방심과 욕심 하나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트로이에서는 수많은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했던 그였지만, 가장 먼저 맞닥뜨린 실패는 적의 계략이 아니라 자신의 부하들이 보인 안일함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칼과 창보다도 더 다루기 어려운 인간의 마음이었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의 잘못만으로 이 일을 돌리지 않았다. 지휘관으로서 끝내 자신의 명령을 관철하지 못한 책임 또한 자신의 몫임을 받아들였다. 뛰어난 지략으로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그도 모든 사람의 욕망을 제어할 수는 없었다. 지휘관은 적을 물리치는 사람일 뿐 아니라 공동체를 하나로 이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는 절실히 깨달았다. 이스마로스에서 잃은 것은 전우들의 목숨만이 아니라 지도자로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이었다.
 
이 첫 번째 실패는 이후 이어질 모든 시련의 전조가 되었다. 오디세우스의 귀향길에는 신들의 분노와 괴물, 폭풍과 유혹이 차례로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 시작에는 인간의 방심과 탐욕이 있었다. 그는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함대를 이끌었다. 그러나 운명은 그에게 잠시의 평온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귀향을 향한 항해는 이제부터 더욱 낯설고 위험한 바다로 이어질 운명이었다.
 
쓰러진 전우들을 뒤로하고 침묵에 잠긴 오디세우스
 
 
2.3 귀향은 아직 멀었다
 
이스마로스를 뒤로한 함대는 다시 넓은 에게해를 향해 나아갔다. 부하들은 전우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희망만은 놓지 않았다. 오디세우스 역시 이타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인간이 세운 계획과 신들이 정한 운명은 언제나 같지 않았다. 귀향길은 단순히 바다를 건너는 항해가 아니라, 수많은 시련을 견디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긴 여정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스마로스에서의 희생은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에게 첫 번째 경고였다.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위험이 끝난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진정한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전우들의 죽음은 살아남은 이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값비싼 교훈이 되었다. 하지만 인간은 교훈을 얻었다고 해서 언제나 그것을 끝까지 지켜 내는 존재는 아니었다. 앞으로도 수많은 유혹과 선택의 순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센 북풍이 바다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거대한 파도는 함대를 예정된 항로에서 밀어냈고, 오디세우스 일행은 점점 낯선 바다로 떠밀려 갔다. 병사들은 돛을 거두고 노를 붙잡으며 배를 지키려 애썼지만, 바람과 파도 앞에서는 방향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타케로 곧장 이어질 것 같았던 귀향길은 다시 멀어지고 있었다. 이스마로스에서 첫 번째 실패를 겪은 그들의 앞에는 이제 칼과 창이 아닌 전혀 다른 위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거센 북풍과 파도에 휩쓸려 항로를 잃은 열두 척의 함대
 
 
 

제3장 첫 번째 실패

3.1 통제하지 못한 승리
 
이스마로스에서의 전투는 오디세우스에게 귀향길의 첫 번째 패배로 남았다. 그는 전쟁의 영웅답게 적의 움직임을 읽고 기습을 성공시켰으며, 위험을 예상하고 누구보다 먼저 철수를 명령하였다. 그의 판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옳았다. 그러나 전쟁에서 뛰어난 지략을 발휘하는 것과 수많은 부하들의 마음을 끝까지 하나로 묶어 두는 일은 서로 다른 문제였다. 승리의 기쁨과 전리품에 대한 욕심은 지휘관의 명령보다 강한 유혹이 되었고, 결국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키콘인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오디세우스는 마지막까지 전열을 정비하며 부하들을 바다로 이끌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이 발생한 뒤였다.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영웅이었지만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할 수는 없었다. 한 사람의 지혜만으로는 공동체를 지킬 수 없으며, 구성원 모두가 같은 목적을 향해 움직일 때 비로소 승리는 완성된다는 사실이 이 전투를 통해 드러났다. 이스마로스에서 무너진 것은 단순한 전열이 아니라 지휘관과 부하들을 이어 주던 질서와 절제였다.
 
이 첫 번째 실패는 오디세우스의 긴 귀향길을 여는 출발점이 되었다. 앞으로 그를 기다리는 시련은 괴물과 폭풍, 신들의 분노만이 아니었다. 인간의 욕망과 방심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의 여정을 위협하고 있었다. 영웅의 귀향은 강한 적을 쓰러뜨리는 힘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자신과 동료들을 끝까지 다스릴 수 있는 절제가 있을 때 비로소 귀향은 이루어진다. 오디세우스는 이스마로스에서의 실패를 통해 귀향길에서 가장 먼저 이겨야 할 적이 누구인지를 배우게 되었다.
 
전리품과 잔치에 빠진 부하들을 바라보는 오디세우스
 
 
3.2 귀향길의 첫 교훈
 
트로이 전쟁은 수많은 영웅들의 용맹과 전략으로 승패가 갈린 싸움이었다. 그러나 귀향길은 전쟁과는 전혀 다른 시험이었다. 이스마로스에서 오디세우스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적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과 부하들의 욕망을 다스려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더라도 자만과 탐욕이 마음을 지배하는 순간 승리는 오래 이어질 수 없었다. 귀향은 새로운 땅을 정복하는 여정이 아니라, 끝없이 자신을 절제하며 처음 품었던 목적을 잃지 않는 여정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이후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로토스를 먹는 사람들의 망각, 외눈박이 거인의 동굴,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가 맡긴 바람자루, 마녀 키르케의 마법과 세이렌의 노래까지, 그의 앞에는 인간의 의지를 흔드는 수많은 유혹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스마로스에서의 실패는 그러한 여정을 예고하는 첫 번째 경고였다. 눈앞의 이익을 좇는 순간 사람은 목적을 잃고, 순간의 방심은 오랜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패전의 기록이 아니다. 귀향을 향한 긴 여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첫 번째 교훈이다. 실패는 되돌릴 수 없었지만, 그 실패에서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전우들의 희생을 잊지 않은 채 다시 바다를 향해 노를 저었다. 그의 귀향은 아직 멀었지만, 이스마로스에서의 첫 번째 실패는 긴 여정을 이끌어 갈 가장 값비싼 교훈으로 남게 되었다.
 
전우들의 희생을 되새기며 바다를 바라보는 오디세우스
 
 
3.3 새로운 시련을 향하여
 
이스마로스를 떠난 함대는 다시 끝없는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전우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출항한 오디세우스는 이제 어느 항구도 쉽게 믿지 않았고, 어느 승리도 쉽게 기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이 아무리 신중하게 길을 선택해도 바다의 운명은 신들의 뜻을 벗어날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센 북풍이 바다를 휘몰아쳤고, 함대는 예정된 항로를 벗어나 낯선 바다로 떠밀려 가기 시작했다. 오디세우스는 아직 알지 못했지만, 그의 앞에는 인간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폭풍은 여러 날 밤낮을 쉬지 않고 불어왔다. 파도는 배를 이리저리 흔들었고, 항해에 익숙한 뱃사람들조차 방향을 잃었다. 가까스로 폭풍을 벗어난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마침내 평온한 해안에 도착하였다. 그곳 사람들은 낯선 이들에게 적의를 보이지 않았고, 전쟁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평화롭고 풍요로워 보였기에 지친 항해자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너무 쉽게 찾아온 평온을 경계하며 먼저 그 땅을 살펴볼 사람들을 보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로토스를 먹는 사람들이 사는 신비로운 땅이었다. 그곳 사람들은 달콤한 열매를 먹으며 과거도 미래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 열매를 맛본 사람은 고향도 가족도 귀향의 목적도 모두 잊어버렸다. 이스마로스에서는 승리 뒤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면, 이번에는 달콤한 망각이 오디세우스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첫 번째 실패를 지나온 귀향의 영웅은 또 다른 시험 앞에 섰고, 그의 긴 모험은 이제 더욱 깊은 시련 속으로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평온한 해안에서 로토스인의 땅을 살피는 정찰대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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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