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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전쟁 별전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8.11. 23:15 (2026.08.11. 23:06)

프로테실라오스 – 트로이의 첫 희생

 
테살리아 필라케의 영웅 프로테실라오스는 사십 척의 함선과 병사들을 이끌고 그리스 연합군에 합류해 트로이 원정에 나선다. 그러나 트로이 해안에 도착한 그리스군 앞에는 ‘가장 먼저 땅을 밟는 자가 가장 먼저 죽는다’는 불길한 예언이 놓여 있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순간 프로테실라오스는 가장 먼저 배에서 뛰어내리고, 트로이군과 맞서 싸우다가 쓰러진다. 그의 죽음 뒤에는 동생 포다르케스가 군대를 이어받고, 프로테실라오스는 훗날 그리스군 가운데 트로이 땅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딘 영웅으로 기억된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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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실라오스 – 트로이의 첫 희생
 
 
 

개요

 
테살리아 필라케의 영웅 프로테실라오스는 사십 척의 함선과 병사들을 이끌고 그리스 연합군에 합류해 트로이 원정에 나선다. 그러나 트로이 해안에 도착한 그리스군 앞에는 ‘가장 먼저 땅을 밟는 자가 가장 먼저 죽는다’는 불길한 예언이 놓여 있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순간 프로테실라오스는 가장 먼저 배에서 뛰어내리고, 트로이군과 맞서 싸우다가 쓰러진다. 그의 죽음 뒤에는 동생 포다르케스가 군대를 이어받고, 프로테실라오스는 훗날 그리스군 가운데 트로이 땅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딘 영웅으로 기억된다.
 
 
 

제1장 트로이로 향한 영웅

1.1 필라케의 프로테실라오스
 
테살리아의 필라케에는 프로테실라오스가 있었다. 그는 이피클로스의 아들로, 필라케뿐 아니라 꽃이 피는 퓌라소스와 양 떼가 많은 이톤, 바닷가의 안트론, 풀이 무성한 프텔레오스에서 모인 병사들을 이끌었다. 트로이 원정이 시작되자 그는 이 지역의 전사들을 모아 사십 척의 검은 배를 준비하고 그리스 연합군에 합류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함선 목록에서 프로테실라오스의 이름을 특별한 방식으로 소개한다. 다른 지휘관들은 현재 군대를 이끄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프로테실라오스에 대해서는 살아 있을 때에는 그가 지휘했다고 말한다. 노래가 시작된 시점에는 이미 그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병사들은 여전히 먼저 떠난 지휘관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프로테실라오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오랫동안 이름을 떨친 영웅은 아니었다. 그의 전쟁은 다른 영웅들보다 훨씬 짧았다. 그러나 그가 이끌고 온 사십 척의 함대와 필라케의 군대, 그리고 그를 그리워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그가 단순한 이름 없는 전사자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그의 이야기는 그리스 함대가 아직 트로이 땅에 제대로 발을 딛기도 전에 시작된다.
 
사십 척의 함선 앞에 선 프로테실라오스와 병사들
 
 
1.2 신혼을 뒤로하고
 
프로테실라오스가 원정에 나설 무렵 그의 고향에는 아내가 남아 있었다. 후대의 널리 알려진 전승에서는 그녀의 이름을 라오다메이아라고 전한다. 두 사람은 결혼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프로테실라오스는 아직 신혼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도 못한 채 전쟁을 위해 떠나야 했다. 트로이 원정에 참가하기로 한 이상 언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프로테실라오스는 다른 그리스 영웅들과 함께 함대에 올랐다. 오비디우스가 훗날 라오다메이아의 편지 형식으로 노래한 이야기에서는, 그녀가 떠나는 남편을 바라보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뒤에도 바다 위로 멀어지는 돛을 오래 바라보았다고 전한다. 라오다메이아에게 원정은 영웅들의 명예를 위한 전쟁이라기보다 사랑하는 남편을 먼 바다 너머로 떠나보내는 이별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이별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지 못했다. 프로테실라오스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십 년에 걸친 전쟁도, 트로이 성벽 앞에서 쌓을 오랜 명성도 아니었다. 그의 운명을 결정할 순간은 전쟁이 시작되는 바로 그날 찾아오고 있었다. 수많은 그리스 함선이 에게해를 건너 트로이를 향하는 동안, 라오다메이아는 필라케에서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떠나는 함선을 바라보는 라오다메이아와 프로테실라오스
 
 
1.3 트로이 해안에 다다르다
 
긴 항해 끝에 그리스 연합군의 함대는 테네도스를 지나 마침내 트로이 해안 가까이에 이르렀다. 멀리에는 트로이의 들판과 성벽이 보였고, 해안에는 그리스군의 상륙을 막으려는 트로이 병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스인들에게 트로이는 오랫동안 바다 건너에 있던 목표였지만, 이제부터는 실제로 창과 방패를 들고 싸워야 할 전장이었다.
 
배들이 해안에 가까워지자 긴장은 더욱 높아졌다. 먼저 배에서 내려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뒤따르는 병력도 제대로 상륙할 수 없었다. 반대로 가장 먼저 뛰어내리는 사람은 트로이군의 집중 공격을 받아야 했다. 바다를 건너온 원정군에게 첫 상륙은 전쟁 전체의 문을 여는 순간이었고, 누군가는 그 위험을 가장 먼저 감당해야 했다.
 
프로테실라오스도 자신의 병사들과 함께 그 순간을 기다렸다. 그의 사십 척의 배 역시 다른 함선들과 나란히 해안으로 다가갔다. 아직 그리스군은 트로이 땅에 전열을 갖추지 못했고, 트로이군은 그들이 배에서 내려오는 바로 그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함선의 뱃머리와 모래사장 사이의 짧은 거리가, 프로테실라오스에게는 살아 있는 세계와 죽음 사이의 거리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트로이 해안을 바라보며 상륙을 준비하는 그리스 함대
 
 
 

제2장 가장 먼저 내린 사람

2.1 첫발에 걸린 예언
 
트로이 해안에 이른 그리스군에게는 불길한 예언이 전해져 있었다. 배에서 내려 트로이 땅을 가장 먼저 밟는 그리스인이 가장 먼저 죽게 된다는 것이었다. 전승에 따라 이 예언이 누구에게 내려졌는지는 조금씩 다르게 전해지지만, 첫 상륙자의 죽음이라는 내용은 프로테실라오스의 운명과 함께 오래 기억되었다.
 
전투를 앞둔 영웅들에게 죽음은 낯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누가 가장 먼저 죽을지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 앞에서는 선뜻 첫발을 내딛기 어려웠다. 배들이 해안에 닿고 트로이군이 가까이 다가오는 동안에도 가장 먼저 뛰어내리는 자리는 곧 죽음의 자리가 될 수 있었다. 원정군이 육지에 전열을 갖추려면 누군가는 먼저 모래사장으로 내려가야 했지만, 그 첫걸음을 맡으려는 사람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리스군 사이에 그 불길한 예언이 알려진 가운데 프로테실라오스가 앞으로 나섰다. 그의 앞에는 트로이의 모래사장과 상륙을 막으려는 병사들이 있었고, 뒤에는 함께 바다를 건너온 자신의 군대와 수많은 그리스 함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머뭇거림이 길어질수록 상륙은 어려워질 뿐이었다. 마침내 프로테실라오스는 배의 가장자리로 나아갔다.
 
아무도 내리지 못한 함선 앞에 나서는 프로테실라오스
 
 
2.2 배에서 뛰어내리다
 
프로테실라오스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는 배의 가장자리에서 몸을 던져 트로이의 모래사장으로 뛰어내렸다. 그 순간 그는 그리스 원정군 가운데 가장 먼저 적의 땅을 밟은 사람이 되었다. 아직 뒤따르는 군대가 해안에 제대로 전열을 갖추기 전이었고, 프로테실라오스의 앞에는 상륙을 저지하려는 트로이 병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트로이군은 가장 먼저 내려선 그를 향해 몰려들었다. 프로테실라오스는 물러서지 않고 창과 방패를 들고 그들과 맞섰다. 아폴로도로스의 전승에 따르면 그는 죽기 전에 여러 트로이 병사를 쓰러뜨리며 싸웠다.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적의 땅에 내렸다는 것은 누구보다 먼저 트로이군의 공격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는 아직 바다와 육지 사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그리스군의 맨 앞에 서 있었다.
 
그가 얼마나 오래 싸웠는지는 전승이 자세히 말해 주지 않는다. 다만 그 짧은 순간은 그의 이름을 트로이 전쟁의 시작과 함께 남겼다. 훗날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 디오메데스 같은 영웅들이 수많은 전투를 치르게 되지만, 그들보다 앞서 트로이 땅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은 프로테실라오스였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곧 예언이 현실이 되는 순간으로 이어졌다.
 
트로이 해안에 가장 먼저 뛰어내리는 프로테실라오스
 
 
2.3 트로이의 첫 희생
 
프로테실라오스의 싸움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트로이군과 맞서 싸우며 여러 적을 쓰러뜨렸지만, 마침내 그의 앞에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가 나섰다. 한 전승에 따르면 프로테실라오스는 헥토르의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가장 먼저 트로이 땅을 밟은 그리스인이 가장 먼저 그곳에서 목숨을 잃으리라는 예언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일리아스》에서는 그의 최후가 조금 다르게 전해진다. 호메로스는 프로테실라오스가 배에서 가장 먼저 뛰어내린 뒤 이름이 전해지지 않은 다르다노스 전사에게 죽었다고 노래한다. 그러나 다른 전승에서는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가 그를 쓰러뜨렸다고 전한다. 어느 전승을 따르든 프로테실라오스가 그리스군 가운데 가장 먼저 트로이 땅에 내려 가장 먼저 죽은 영웅이라는 점은 같다.
 
프로테실라오스가 쓰러진 뒤에는 아킬레우스가 미르미돈들을 이끌고 해안으로 나섰다. 그는 그리스군의 상륙을 막던 트로이 편의 영웅 퀴크노스와 맞서 그를 쓰러뜨렸고, 트로이군은 성을 향해 물러났다. 그제야 그리스 병사들은 잇달아 배에서 내려 해안과 들판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프로테실라오스의 전쟁은 끝났지만, 그가 가장 먼저 밟은 해안에서는 이제 십 년에 걸친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트로이 해안에서 헥토르와 맞서는 프로테실라오스
 
 
 

제3장 먼저 쓰러진 영웅

3.1 형의 자리를 이은 포다르케스
 
프로테실라오스가 죽은 뒤 그가 이끌던 병사들은 지휘관을 잃었다. 그러나 트로이 원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필라케와 그 주변 도시에서 함께 바다를 건너온 전사들은 그대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일리아스》는 이때 프로테실라오스의 동생 포다르케스가 형의 자리를 이어 군대를 지휘했다고 전한다. 그는 형보다 나이가 어렸지만 이제 남겨진 병사들을 이끌 책임을 맡아야 했다.
 
새로운 지휘관이 생겼다고 해서 프로테실라오스의 빈자리가 곧바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호메로스는 병사들이 포다르케스의 지휘를 받으면서도 먼저 죽은 프로테실라오스를 그리워했다고 전한다. 그들은 필라케에서부터 함께 바다를 건너온 지휘관을 트로이 해안에서 잃었고, 이제 그의 동생을 따라 아직 끝을 알 수 없는 전쟁을 계속해야 했다.
 
포다르케스는 형이 사십 척의 배에 이끌고 온 병사들을 맡아 그리스 진영에 남았다. 프로테실라오스 개인의 전쟁은 해안에서 끝났지만, 그가 데려온 군대의 전쟁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트로이 성벽 앞에서 수많은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병사들에게 프로테실라오스는 이미 죽은 지휘관이었지만, 동시에 자신들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와 가장 먼저 적의 땅에 내렸던 영웅으로 남아 있었다.
 
형의 병사들 앞에서 지휘를 이어받는 포다르케스
 
 
3.2 고향에 남겨진 빈자리
 
전쟁터에서 프로테실라오스의 자리는 동생이 이어받았지만, 고향 필라케에 남은 자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었다. 《일리아스》는 그의 죽음을 말하면서 전장보다 먼저 고향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곳에는 슬픔 속에서 두 뺨을 할퀴는 아내가 있었고, 주인을 기다리는 집은 아직 반쯤밖에 완성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그 짧은 묘사는 프로테실라오스가 무엇을 두고 전쟁에 나왔는지를 보여 준다. 그는 이미 삶을 모두 정리한 늙은 영웅도 아니었고, 돌아갈 곳 없는 떠돌이도 아니었다. 이제 막 세워 가던 가정과 함께 살아갈 아내가 있었다. 그러나 트로이에서 가장 먼저 배를 뛰어내린 순간, 완성되지 않은 집은 끝내 그를 맞이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후대 전승에서는 이 아내를 라오다메이아라 부르고, 남편의 죽음 뒤에 벌어진 이야기를 길게 이어 간다. 하지만 프로테실라오스의 전쟁 이야기는 여기서 그 뒤를 따라가지 않는다. 필라케에 남은 아내와 반쯤 세워진 집, 그리고 트로이 해안에서 쓰러진 남편이라는 장면만으로도 두 사람의 이별은 충분히 드러난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라오다메이아와 프로테실라오스의 또 다른 전승으로 이어진다.
 
미완성의 집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라오다메이아
 
 
3.3 첫 상륙자로 기억되다
 
프로테실라오스의 전쟁은 트로이 해안에서 짧게 끝났지만 그의 이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헬레스폰토스가 에게해로 이어지는 길목의 엘라이우스에는 훗날 그의 무덤과 성역이 자리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프로테실라오스를 트로이를 향해 건너온 그리스군 가운데 가장 먼저 아시아 땅을 밟았다가 목숨을 잃은 영웅으로 기억했다. 십 년 전쟁에서 그가 싸운 시간은 짧았지만, 첫 상륙자의 이름은 오랫동안 남았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를 정복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헬레스폰토스에 이르렀다. 그 역시 바다를 건너 아시아 땅에 첫발을 내디디려 하고 있었다. 알렉산드로스는 상륙에 앞서 엘라이우스에 있는 프로테실라오스의 무덤을 찾아 제사를 올렸다. 가장 먼저 아시아에 내렸다가 곧 죽은 옛 영웅과 달리, 자신에게는 더 나은 운명이 이어지기를 바랐던 것이다.
 
프로테실라오스는 아킬레우스처럼 수많은 전투에서 이름을 떨치지도 않았고, 오디세우스처럼 트로이의 마지막 날을 지켜보지도 못했다. 그의 전쟁은 배에서 내려 모래사장을 밟은 순간 시작되어 바로 그 해안에서 끝났다. 그러나 아무도 먼저 내리지 못하던 순간 그가 내디딘 첫발만은 잊히지 않았다. 그렇게 프로테실라오스는 트로이 전쟁의 승리를 본 영웅이 아니라, 그 긴 전쟁의 문을 가장 먼저 열고 쓰러진 영웅으로 기억되었다.
 
프로테실라오스의 무덤에 제사를 올리는 알렉산드로스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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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