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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의 계보와 비극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8.13. 22:36 (2026.08.13. 22:27)

펠롭스 – 죄와 저주의 시작

 
탄탈로스의 아들 펠롭스는 아버지의 끔찍한 죄로 죽음을 맞지만 신들의 손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성장한 그는 엘리스의 공주 히포다메이아에게 구혼하고, 그녀를 얻기 위해 오이노마오스 왕과 목숨을 건 전차 경주에 나선다. 왕의 마부 미르틸로스의 도움으로 승리한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얻지만, 뒤이어 미르틸로스와 갈등을 빚고 그를 죽인다. 죽어 가는 미르틸로스가 남긴 저주는 펠롭스의 자손들에게 이어지고, 피사의 왕이 된 펠롭스의 집안에서는 훗날 미케네 왕가로 이어지는 비극이 시작된다.
목   차
[숨기기]
펠롭스 – 죄와 저주의 시작
 
 
 

개요

 
탄탈로스의 아들 펠롭스는 아버지의 끔찍한 죄로 죽음을 맞지만 신들의 손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성장한 그는 엘리스의 공주 히포다메이아에게 구혼하고, 그녀를 얻기 위해 오이노마오스 왕과 목숨을 건 전차 경주에 나선다. 왕의 마부 미르틸로스의 도움으로 승리한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얻지만, 뒤이어 미르틸로스와 갈등을 빚고 그를 죽인다. 죽어 가는 미르틸로스가 남긴 저주는 펠롭스의 자손들에게 이어지고, 피사의 왕이 된 펠롭스의 집안에서는 훗날 미케네 왕가로 이어지는 비극이 시작된다.
 
 
 

제1장 죽음에서 돌아온 펠롭스

1.1 탄탈로스의 아들
 
펠롭스는 리디아 또는 프리기아의 왕으로 전해지는 탄탈로스의 아들이었다. 탄탈로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전해졌으며, 살아 있는 인간 가운데 드물게 신들과 가까이 지내며 올림포스의 잔치에도 초대되었다. 그 덕분에 그의 아들 펠롭스 역시 신들의 세계와 가까운 특별한 혈통을 지닌 왕자로 자라났다. 그러나 아버지가 누리던 신들의 총애는 오래가지 않았다.
 
탄탈로스는 점차 자신의 지위에 자만했고, 신들의 비밀을 인간들에게 누설하거나 신들의 음식인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훔쳐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전해진다. 마침내 그는 신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지 시험하려는 끔찍한 생각까지 품었다.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아들 펠롭스를 희생시켜 그 고기를 신들의 식탁에 올리기로 한 것이다.
 
아버지의 광기 어린 시험 때문에 펠롭스는 아무런 죄도 없이 목숨을 잃었다. 탄탈로스는 아들의 몸을 잘라 솥에 넣고 삶은 뒤 신들을 위한 음식처럼 차려 놓았다. 어린 펠롭스에게 닥친 죽음은 훗날 그 가문에 이어질 수많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첫 사건이었다. 그러나 펠롭스의 이야기는 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신들은 탄탈로스의 죄를 알아차렸고, 죽은 아이를 다시 세상으로 돌려보내려 했다.
 
신들의 식탁 앞에서 금기를 시험하는 탄탈로스
 
 
1.2 신들의 식탁
 
탄탈로스가 차려 놓은 음식을 본 신들은 곧 그것이 평범한 고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은 손을 대지 않았고, 탄탈로스가 자신의 아들을 죽여 신들을 시험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그러나 딸 페르세포네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던 데메테르는 정신없이 음식 한 조각을 먹고 말았다. 그녀가 먹은 것은 펠롭스의 한쪽 어깨 부분이었다고 전해진다.
 
신들은 죽은 펠롭스의 몸을 다시 모아 그에게 생명을 되돌려 주었다. 데메테르가 먹어 버린 어깨에는 상아로 만든 새로운 어깨가 붙여졌다. 그 순간 펠롭스는 죽음에서 깨어나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살해당했던 소년은 이전보다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신들의 앞에 되돌아왔다.
 
탄탈로스에게는 가혹한 벌이 내려졌다. 그는 명계에서 물속에 서 있으면서도 목을 축일 수 없고, 머리 위에 과일이 있어도 손에 넣을 수 없는 영원한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러나 펠롭스에게는 새로운 삶이 주어졌다. 그는 아버지가 받은 형벌과는 다른 길을 걸을 기회를 얻었다. 신들의 손으로 두 번째 생명을 얻은 펠롭스는 성장하면서 아름답고 당당한 청년이 되었고, 그의 특별한 운명은 이제 그리스 땅을 향하고 있었다.
 
상아 어깨를 붙이고 되살아나는 펠롭스
 
 
1.3 상아 어깨를 가진 청년
 
되살아난 펠롭스는 신들조차 감탄할 만큼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했다. 특히 한쪽 어깨에 남은 하얀 상아는 그가 죽음에서 돌아온 존재임을 보여주는 흔적이었다. 훗날 그의 후손 가운데 어깨에 흰 반점이 있는 사람이 태어나면 펠롭스의 상아 어깨가 이어진 것이라고 여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했던 소년에게 이제 두 번째 삶이 주어진 것이다.
 
또 다른 전승에서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아름다운 펠롭스를 특별히 아꼈다고 전한다. 포세이돈은 그를 올림포스로 데려가 가까이 두었으며, 훗날 펠롭스가 위험한 전차 경주에 나설 때에도 도움을 주었다. 핀다로스의 전승에서는 탄탈로스의 죄가 드러난 뒤 펠롭스가 다시 인간들의 세계로 돌아왔다고 한다. 신들의 곁에서 머물던 청년은 이제 스스로 자신의 삶과 왕국을 찾아야 했다.
 
성장한 펠롭스는 소아시아의 고향을 떠나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엘리스 지방의 피사였다. 그곳에는 오이노마오스 왕과 그의 딸 히포다메이아가 살고 있었다. 공주의 아름다움은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그녀에게 구혼한 젊은이들은 누구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죽음에서 한 번 돌아온 펠롭스는 그곳에서 다시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랑과 마주하게 되었다.
 
포세이돈의 총애를 받는 젊은 펠롭스
 
 
 

제2장 히포다메이아를 얻기 위한 경주

2.1 죽음을 부르는 구혼
 
피사의 왕 오이노마오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들이라고 전해졌으며, 뛰어난 전차와 빠른 말들을 가진 강력한 왕이었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딸 히포다메이아가 있었고 여러 나라의 왕자와 영웅들이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러나 왕은 누구에게도 딸을 내주려 하지 않았다. 자신이 언젠가 사위의 손에 죽게 될 것이라는 신탁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이노마오스는 히포다메이아에게 구혼하는 사람들에게 목숨을 건 전차 경주를 요구했다. 구혼자는 히포다메이아를 전차에 태우고 먼저 길을 떠났으며, 얼마 뒤 왕이 뒤를 쫓았다. 구혼자가 멀리 코린토스 지협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공주를 아내로 맞을 수 있었지만, 오이노마오스에게 따라잡히면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았다. 왕에게는 아레스가 내렸다고 전해지는 빠른 말들이 있어 누구도 쉽게 그를 따돌릴 수 없었다.
 
이미 여러 구혼자가 이 경주에 도전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오이노마오스는 죽은 구혼자들의 머리를 궁전 앞에 내걸어 다음 도전자들에게 경고했다고도 한다. 히포다메이아는 자신의 결혼을 위해 젊은이들이 차례로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다. 왕은 이제 누구도 감히 도전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때 피사에 탄탈로스의 아들 펠롭스가 나타났다. 죽음에서 돌아온 그는 왕의 경고를 보고도 물러서지 않았다.
 
죽은 구혼자들의 흔적 앞에 선 오이노마오스
 
 
2.2 펠롭스와 히포다메이아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만나자 그녀와 결혼하기를 원했다. 히포다메이아 역시 먼 곳에서 찾아온 젊고 당당한 펠롭스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오이노마오스가 만든 죽음의 경주가 놓여 있었다. 히포다메이아는 이전의 구혼자들처럼 펠롭스마저 아버지의 창에 쓰러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펠롭스 역시 왕의 힘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펠롭스는 포세이돈에게 도움을 청했다. 자신을 아꼈던 신에게 히포다메이아를 아내로 얻고 경주에서 살아남게 해 달라고 기도한 것이다. 포세이돈은 펠롭스에게 빠른 말들이 끄는 전차를 주었다고 전해진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그 말들이 날개를 달았거나 바다 위를 달려도 차축이 젖지 않을 만큼 신비로운 힘을 지녔다고 한다. 펠롭스에게도 이제 오이노마오스와 겨룰 수 있는 전차가 생겼다.
 
그러나 히포다메이아는 아버지의 말이 얼마나 빠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신의 말만 믿고 경주에 나서는 것은 여전히 위험했다. 그녀는 왕의 전차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했다. 바로 오랫동안 오이노마오스의 전차를 몰아온 마부 미르틸로스였다. 히포다메이아와 펠롭스는 경주에서 확실히 승리하기 위해 그에게 접근했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두 사람의 계획에는 이제 한 사람의 배신이 필요하게 되었다.
 
히포다메이아에게 구혼하는 펠롭스
 
 
2.3 미르틸로스와의 거래
 
미르틸로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아들이었으며 오이노마오스가 가장 신뢰하는 마부였다. 그는 왕의 말들을 능숙하게 다루었고 전차의 작은 부품 하나까지도 잘 알고 있었다. 오이노마오스가 지금까지 구혼자들을 따라잡아 죽일 수 있었던 데에는 미르틸로스의 뛰어난 솜씨도 큰 역할을 했다. 히포다메이아는 바로 그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전승에 따라 거래의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히포다메이아가 자신을 사랑하던 미르틸로스에게 펠롭스를 살려 달라고 부탁했다고도 하고, 펠롭스가 승리하면 왕국의 절반을 나누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도 한다. 이유가 무엇이었든 미르틸로스는 마침내 자신의 주인 오이노마오스를 배신하기로 마음먹었다.
 
경주를 앞두고 미르틸로스는 왕의 전차에 손을 댔다. 그는 바퀴를 차축에 붙잡아 두는 핀을 제대로 끼우지 않았으며, 어떤 전승에서는 단단한 청동 핀 대신 밀랍으로 만든 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겉으로 보이는 전차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 오이노마오스는 자신이 가장 믿는 마부와 전차를 의심하지 않았다. 다음 날 왕은 평소처럼 승리를 확신하며 전차에 올랐다. 그러나 경주가 시작되기도 전에 패배의 원인은 이미 바퀴 안에 숨겨져 있었다.
 
왕의 전차에 손을 대는 미르틸로스
 
 
2.4 무너진 오이노마오스의 전차
 
경주의 날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태우고 피사를 떠났다. 포세이돈이 내린 말들은 빠르게 들판을 달렸고 두 사람은 가능한 한 멀리 달아났다. 얼마 뒤 오이노마오스가 무장을 갖추고 뒤를 쫓기 시작했다. 왕은 지금까지 수많은 구혼자를 잡아낸 자신의 말과 전차를 믿었다. 처음에는 멀리 떨어져 있던 펠롭스의 전차가 점차 눈앞에 가까워졌다.
 
히포다메이아가 뒤를 돌아보자 아버지의 전차가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오이노마오스는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펠롭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바로 그때 왕의 전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미르틸로스가 손을 써 둔 바퀴의 고정 장치가 풀리면서 한쪽 바퀴가 차축에서 벗어났다. 빠르게 달리던 전차는 중심을 잃고 거칠게 뒤집혔다.
 
오이노마오스는 전차에서 내던져져 치명상을 입었다. 어떤 전승에서는 고삐에 얽혀 말들에게 끌려 죽었다고 하고, 다른 이야기에서는 펠롭스가 직접 그를 죽였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왕은 자신을 배신한 사람이 미르틸로스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저주했다. 언젠가 미르틸로스 역시 펠롭스의 손에 죽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위에게 죽을 것이라는 신탁은 결국 이루어졌고, 히포다메이아를 차지하기 위한 죽음의 경주도 끝났다.
 
바퀴가 빠져 뒤집히는 오이노마오스의 전차
 
 
 

제3장 저주받은 결혼

3.1 히포다메이아를 얻다
 
오이노마오스가 죽자 펠롭스는 마침내 전차 경주의 승자가 되었다. 이제 그를 막을 사람은 없었고, 약속대로 히포다메이아를 아내로 맞을 권리를 얻었다. 아버지가 내세운 죽음의 경주 때문에 수많은 구혼자의 최후를 지켜보아야 했던 히포다메이아도 이제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목숨을 걸고 시작한 경주는 끝났고, 두 사람은 마침내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승리의 뒤에는 미르틸로스가 있었다. 그가 오이노마오스의 전차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 경주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알 수 없었다. 펠롭스와 히포다메이아가 피사를 떠날 때 미르틸로스도 그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왕을 배신하고 펠롭스의 승리를 도왔던 미르틸로스와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남아 있었다.
 
전차 경주는 끝났지만 세 사람의 관계는 오히려 새로운 갈등을 향해 가고 있었다.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얻었고 앞으로 오이노마오스의 왕국을 차지할 길도 열렸지만, 승리를 위해 손을 잡았던 미르틸로스와의 관계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피사의 왕좌에 오르기 전에 펠롭스는 자신을 도왔던 사람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 오이노마오스가 죽으며 남긴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주에서 승리한 펠롭스와 히포다메이아
 
 
3.2 약속한 대가
 
미르틸로스와 펠롭스가 갈라서게 된 까닭은 전승마다 다르게 전해진다. 한 전승에서는 펠롭스가 경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오이노마오스의 왕국 가운데 절반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승리를 거둔 뒤에는 그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주인을 배신하면서까지 펠롭스를 도운 미르틸로스에게 그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다른 전승에서는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던 중 사건이 벌어졌다. 히포다메이아가 목이 마르다고 하자 펠롭스가 물을 구하러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 미르틸로스가 히포다메이아에게 강제로 다가갔다. 펠롭스가 돌아오자 히포다메이아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렸고, 그 말을 들은 펠롭스는 크게 분노했다. 한때 함께 오이노마오스를 무너뜨렸던 두 사람의 관계는 그 순간 돌이킬 수 없이 깨졌다.
 
이유는 다르게 전해지지만 결말은 같았다. 오이노마오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맺었던 펠롭스와 미르틸로스의 관계는 경주가 끝난 뒤 원한으로 바뀌었다. 승리를 위해 서로 손을 잡았던 두 사람은 이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마침내 펠롭스는 미르틸로스를 더 이상 곁에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죽어 가는 오이노마오스가 남긴 마지막 저주가 이루어질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갈등을 벌이는 펠롭스와 미르틸로스
 
 
3.3 바다로 떨어진 미르틸로스
 
일행이 바닷가에 이르렀을 때 펠롭스는 미르틸로스를 붙잡아 높은 곳에서 바다 아래로 던졌다. 전승에서는 이곳을 에우보이아 남쪽의 게라이스토스 곶으로 전하기도 한다. 오이노마오스의 전차를 망가뜨려 펠롭스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던 미르틸로스는 결국 자신이 도왔던 사람의 손에 죽게 되었다. 왕이 죽으며 남긴 저주가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바다로 떨어지면서 미르틸로스는 펠롭스를 향해 저주를 퍼부었다. 자신을 배신하고 죽인 죄가 펠롭스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고 그의 자손들에게까지 이어지기를 바랐다. 헤르메스의 아들이었던 미르틸로스의 마지막 말은 이후 펠롭스 가문에 일어나는 비극과 연결되어 전해졌다. 오이노마오스가 미르틸로스를 저주했고, 이제 미르틸로스는 다시 펠롭스의 후손들을 저주하며 죽어 갔다.
 
한 전승에서는 미르틸로스가 떨어져 죽은 바다가 훗날 그의 이름을 따라 미르토스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펠롭스는 살인의 죄를 안은 채 그대로 돌아갈 수 없었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미르틸로스를 죽인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화를 받았으며, 다른 이야기에서는 미르틸로스의 아버지 헤르메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제사를 올렸다고도 한다. 그러나 정화를 받았다고 해서 죽은 미르틸로스가 남긴 저주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바다로 떨어지는 미르틸로스와 펠롭스
 
 
3.4 후손에게 남겨진 저주
 
정화를 마친 펠롭스는 엘리스로 돌아와 오이노마오스가 다스리던 피사와 그 주변에 자신의 세력을 세웠다. 이후 그는 주변의 여러 지역까지 지배하며 강력한 왕이 되었고, 그리스 남부의 거대한 반도는 훗날 그의 이름을 따라 ‘펠롭스의 섬’이라는 뜻의 펠로폰네소스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히포다메이아와의 사이에서도 많은 자녀가 태어났고, 그 가운데에는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가 있었다.
 
그러나 펠롭스에게는 다른 여인에게서 태어난 크리시포스라는 아들도 있었다. 펠롭스가 그를 특별히 아끼자 히포다메이아는 자신의 아들들이 왕위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했다. 전승에 따라 히포다메이아의 부추김을 받은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가 크리시포스를 죽였다고도 하며, 두 아들이 거부하자 히포다메이아가 직접 그를 살해했다고도 한다. 펠롭스가 아들의 죽음에 얽힌 일을 알게 되면서 가족은 돌이킬 수 없이 갈라졌다.
 
전승에 따르면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는 크리시포스의 죽음 때문에 아버지에게 쫓겨났으며, 히포다메이아 역시 남편의 분노를 피해 떠나거나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고 한다. 훗날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는 미케네의 왕위를 놓고 서로를 속이며 끔찍한 복수를 주고받게 된다. 미르틸로스가 죽으며 남긴 저주는 그렇게 펠롭스의 자식들에게까지 이어졌다. 이제 펠롭스의 집안에서 시작된 비극은 아트레우스 가문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를 바라보는 펠롭스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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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