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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별전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8.16. 22:45 (2026.08.16. 22:45)

미케네 – 아가멤논의 왕국

 
아르고스 평원을 내려다보는 미케네는 페르세우스가 세운 왕국으로 전해진다. 거대한 성벽 안에서는 그의 후손들이 왕위를 이었고, 에우리스테우스가 죽은 뒤에는 펠롭스의 두 아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가 왕좌를 놓고 다툰다. 형제의 싸움은 왕궁에 깊은 원한을 남긴다. 훗날 아가멤논은 미케네의 왕이 되어 그리스의 여러 왕들을 이끌고 트로이로 떠나지만, 십 년 뒤 승리하여 돌아온 왕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영광이 아니라 오래된 가문의 복수였다.
목   차
[숨기기]
미케네 – 아가멤논의 왕국
 
 
 

개요

 
아르고스 평원을 내려다보는 미케네는 페르세우스가 세운 왕국으로 전해진다. 거대한 성벽 안에서는 그의 후손들이 왕위를 이었고, 에우리스테우스가 죽은 뒤에는 펠롭스의 두 아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가 왕좌를 놓고 다툰다. 형제의 싸움은 왕궁에 깊은 원한을 남긴다. 훗날 아가멤논은 미케네의 왕이 되어 그리스의 여러 왕들을 이끌고 트로이로 떠나지만, 십 년 뒤 승리하여 돌아온 왕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영광이 아니라 오래된 가문의 복수였다.
 
 
 

제1장 페르세우스가 세운 성채

1.1 새로운 왕국의 시작
 
메두사를 물리치고 안드로메다와 함께 그리스로 돌아온 페르세우스에게는 아르고스의 왕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원반 경기에서 뜻하지 않게 외조부 아크리시오스를 죽이고 말았다. 자신을 죽일 손자가 태어날 것이라는 신탁을 피하려 했던 아크리시오스는 결국 예언대로 죽었고, 페르세우스는 피로 물든 왕좌에 그대로 앉기를 꺼렸다.
 
그는 티린스를 다스리던 메가펜테스에게 서로의 왕국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메가펜테스는 아르고스를 차지하고, 페르세우스는 티린스를 중심으로 한 땅을 넘겨받았다. 그렇게 조상의 왕국을 떠난 페르세우스는 아르고스 평원의 북쪽, 산들이 둘러싼 높은 언덕에 새로운 중심지를 세우기로 했다.
 
그곳은 들판과 길을 내려다볼 수 있었고, 멀리 아르고스와 바다로 이어지는 땅까지 바라볼 수 있는 자리였다. 페르세우스는 가족과 사람들을 이끌고 언덕에 성채를 세웠다. 훗날 아가멤논의 이름과 함께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왕국 가운데 하나가 되는 미케네는 이렇게 페르세우스의 새로운 왕좌에서 시작되었다. 높은 곳에 세워진 새 성채는 옛 아르고스와는 다른 페르세우스 자신의 왕국을 상징하게 되었다.
 
높은 언덕에 새로운 성채를 세우는 페르세우스
 
 
1.2 미케네라는 이름
 
새로운 성채가 세워지면서 그곳에는 ‘미케네’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이름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전승에서는 페르세우스가 길을 가다가 칼집 끝의 장식인 ‘미케스’를 떨어뜨렸고, 그것을 특별한 징표로 받아들여 바로 그곳에 도시를 세웠다고 한다. 그렇게 페르세우스가 발견한 징표에서 미케네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목이 마른 페르세우스가 땅에서 버섯을 뽑았는데, 그 자리에서 물이 솟아났다고 한다. 그는 그 물을 마시고 갈증을 풀었으며, 버섯을 뜻하는 ‘미케스’라는 말에서 따와 그곳을 미케네라 불렀다. 훗날 사람들은 페르세우스가 물을 얻었다는 샘까지 그의 건국 이야기와 연결하여 기억했다.
 
어느 이야기를 따르든 미케네의 이름에는 페르세우스가 새로운 땅을 발견하고 그곳에 왕국을 세웠다는 기억이 담겨 있다. 메두사를 쓰러뜨리고 안드로메다를 구했던 영웅은 이제 모험을 끝내고 자신의 성채를 세우는 왕이 되었다. 아르고스를 떠나 새로운 땅에 자리 잡은 페르세우스의 이야기는 그렇게 도시의 이름과 함께 후대에 전해졌다.
 
샘이 솟은 자리에서 물을 마시는 페르세우스
 
 
1.3 키클롭스가 세운 성벽
 
페르세우스가 세운 미케네를 둘러싼 것은 거대한 돌로 쌓은 성벽이었다. 훗날 그리스인들은 사람이 옮겼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큰 돌들을 바라보며, 이 성벽을 키클롭스들이 쌓았다고 이야기했다. 티린스의 성벽을 세웠다고 전해지는 그 거인들이 미케네의 거대한 성벽도 쌓았다고 여겨진 것이다. 높은 언덕을 에워싼 두꺼운 돌벽은 멀리서도 미케네의 모습을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성채로 들어가는 문 위에는 두 마리 사자가 서로 마주 선 형상이 자리했다. 그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왕궁으로 이어지는 길이 높은 곳으로 올라갔고, 성벽 안에는 왕족의 거처와 제단, 여러 건물들이 자리했다. 평원에서 미케네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높은 언덕과 거대한 성벽은 그곳이 왕이 머무는 특별한 장소임을 보여 주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미케네의 왕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성벽은 그대로 남아 새로운 왕들을 맞았다. 페르세우스의 후손들도, 뒤이어 왕궁을 차지한 아트레우스의 가문도 모두 그 성문을 지나 높은 왕궁으로 올라갔다. 처음에는 페르세우스가 세운 왕국을 지키던 성벽이었지만, 훗날에는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 아가멤논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사건의 무대가 되었다.
 
거대한 돌로 미케네 성벽을 쌓는 키클롭스들
 
 
1.4 페르세우스의 후손들
 
페르세우스가 세운 왕국은 그의 아들들에게 이어졌다. 그의 아들 가운데 엘렉트리온은 미케네를 다스렸고, 그의 딸 알크메네는 훗날 제우스에게서 헤라클레스를 낳았다. 그러나 엘렉트리온은 암피트리온이 던진 몽둥이에 뜻하지 않게 맞아 목숨을 잃었다. 페르세우스의 또 다른 아들 스테넬로스는 그 일을 구실로 암피트리온을 추방하고 미케네의 왕좌를 차지했다.
 
스테넬로스의 아들 에우리스테우스가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헤라는 헤라클레스가 태어나기 전에 에우리스테우스가 먼저 태어나도록 하여 페르세우스의 후손 가운데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게 했다. 그 결과 헤라클레스는 에우리스테우스의 명령을 받아 네메아의 사자와 히드라를 비롯한 위험한 과업들을 수행해야 했다. 미케네의 왕과 그리스 최고의 영웅은 같은 페르세우스의 혈통에서 갈라져 나온 친족이기도 했다.
 
헤라클레스가 죽은 뒤에도 에우리스테우스는 그의 후손들이 자신의 왕국을 위협할 것을 두려워했다. 그는 그들을 공격하기 위해 아티카까지 원정을 떠났지만 전투에서 패했고, 자신과 아들들까지 목숨을 잃었다. 그들과 함께 페르세우스의 후손들이 이어 온 미케네의 왕위에도 공백이 생겼다. 그리고 주인을 잃은 왕좌를 향해 펠롭스의 두 아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왕좌에 앉아 헤라클레스에게 과업을 명하는 에우리스테우스
 
 
 

제2장 아트레우스 가문의 왕궁

2.1 에우리스테우스가 남긴 왕좌
 
에우리스테우스가 헤라클레스의 후손들과 싸우다 죽자 미케네의 왕위는 비게 되었다. 그의 아들들 역시 함께 목숨을 잃었으므로 페르세우스의 후손 가운데 왕국을 이어 갈 뚜렷한 후계자가 남지 않았다. 오랫동안 페르세우스와 그의 자손들이 차지해 온 미케네의 왕좌에는 이제 새로운 왕이 필요했다.
 
미케네 사람들은 신탁에 따라 펠롭스의 자손 가운데 왕을 세우려 했다. 그래서 펠롭스의 두 아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가 왕위를 두고 경쟁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형제였지만 모두 자신이 미케네를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가 새로운 왕이 될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은 곧 특별한 황금 어린양을 둘러싼 사건으로 이어졌다.
 
페르세우스가 세운 왕국은 이제 다른 가문의 손으로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왕조의 시작은 평온하지 않았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이고 밀어내기 시작했고, 그 다툼은 단순한 권력 경쟁을 넘어 가족 전체를 파괴하는 원한으로 커져 갔다. 미케네의 왕궁에는 새로운 왕조와 함께 오래 이어질 비극도 들어오고 있었다.
 
빈 왕좌를 사이에 둔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
 
 
2.2 황금 어린양과 왕위
 
미케네의 왕위를 놓고 경쟁하던 아트레우스에게는 특별한 황금 어린양이 있었다. 자신의 양 떼에서 황금빛 털을 가진 어린양이 태어나자 그는 그것을 아르테미스에게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몰래 간직했다. 그런데 아트레우스의 아내 아에로페는 남편의 동생 튀에스테스와 관계를 맺고 있었고, 숨겨 둔 황금 어린양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튀에스테스는 미케네 사람들 앞에서 황금 어린양을 가진 사람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어린양이 여전히 자신의 손에 있다고 믿은 아트레우스는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약속한 날 튀에스테스가 황금 어린양을 꺼내 보이자 상황은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사람들은 두 형제가 정한 조건에 따라 튀에스테스를 왕으로 세웠고, 아트레우스는 왕위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제야 아트레우스는 황금 어린양이 어떻게 동생의 손에 들어갔는지를 알게 되었다. 자신이 숨겨 두었던 어린양을 아내 아에로페가 튀에스테스에게 넘겨주었던 것이다. 왕위를 놓친 일과 아내의 배신은 하나의 분노로 합쳐졌다. 이제 두 형제의 싸움은 누가 미케네를 다스릴 것인가를 가리는 경쟁을 넘어, 서로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는 깊은 원한으로 변해 갔다.
 
사람들 앞에 황금 어린양을 들어 보이는 튀에스테스
 
 
2.3 해가 거꾸로 움직이다
 
왕위 경쟁에서 밀려난 아트레우스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보내 아트레우스에게 다시 왕위를 얻을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 말에 따라 아트레우스는 튀에스테스에게, 만약 태양이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자신에게 왕위를 넘겨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미 황금 어린양을 내보이며 미케네의 왕이 된 튀에스테스는 그런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앞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하늘을 지나던 태양이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미케네 사람들은 그것을 제우스가 아트레우스를 왕으로 선택했다는 징표로 받아들였다. 황금 어린양을 내세워 왕위를 얻었던 튀에스테스는 더 이상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없었고, 아트레우스가 마침내 미케네의 왕좌에 올랐다.
 
아트레우스는 왕권을 손에 넣은 뒤 튀에스테스를 왕국 밖으로 내쫓았다. 그러나 왕이 되었다고 해서 그의 분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아에로페와 동생의 관계를 알게 된 그는 자신이 겪은 배신을 잊지 않았고, 더 큰 복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태양의 기적으로 끝난 듯했던 왕위 다툼은 오히려 두 형제가 서로의 가족까지 파괴하는 더 잔혹한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거꾸로 움직이는 태양을 바라보는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
 
 
2.4 왕궁의 잔치
 
아트레우스는 마침내 튀에스테스에게 화해하자는 말을 전했다. 오랜 다툼을 끝내고 형제가 다시 함께하자는 것이었다. 추방되어 있던 튀에스테스는 그 말을 믿고 미케네로 돌아왔다. 아트레우스는 왕궁에 잔치를 마련해 동생을 맞았고, 겉으로는 오래된 원한이 끝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잔치는 아트레우스가 준비한 가장 잔혹한 복수였다.
 
아트레우스는 튀에스테스의 아들들을 죽인 뒤 그들의 살을 음식으로 만들어 아버지에게 먹였다. 튀에스테스가 아무것도 모른 채 식사를 마치자, 아트레우스는 남겨 둔 아이들의 손과 발을 보여 주며 진실을 밝혔다. 자신을 배신하고 왕위 경쟁에서 자신을 밀어냈던 동생에게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복수한 것이다. 튀에스테스는 공포와 분노 속에서 다시 미케네를 떠났다.
 
그날 이후 형제의 다툼은 다음 세대로 넘어갔다. 튀에스테스는 아트레우스에게 복수할 아들을 얻기 위해 신탁을 따랐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아이기스토스였다. 훗날 아이기스토스는 자신의 출생을 알게 된 뒤 아트레우스를 죽이고 튀에스테스를 다시 왕좌에 앉혔다. 미케네의 왕궁에는 왕권보다 오래 살아남는 복수가 자리 잡았다.
 
잔치 뒤 진실을 밝히는 아트레우스와 경악하는 튀에스테스
 
 
 

제3장 아가멤논의 왕국

3.1 쫓겨난 왕자들이 돌아오다
 
아트레우스가 죽고 튀에스테스가 다시 미케네의 왕좌를 차지하자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고향에 머물 수 없었다. 두 형제는 유모의 도움으로 미케네를 빠져나와 시키온과 아이톨리아에서 다른 왕들의 보호를 받으며 자랐다. 훗날 스파르타의 왕 틴다레오스가 두 사람을 다시 돌아오게 했고,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아버지 아트레우스의 왕국을 되찾을 기회를 얻게 되었다.
 
성인이 된 형제는 다시 미케네로 돌아와 튀에스테스를 몰아냈다. 아가멤논은 아버지 아트레우스가 다스렸던 미케네의 왕이 되었고, 메넬라오스는 틴다레오스의 딸 헬레네와 혼인한 뒤 스파르타의 왕위를 이었다. 아가멤논은 헬레네의 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아내로 맞았다. 한 전승에서는 그녀가 본래 튀에스테스의 아들 탄탈로스의 아내였으나, 아가멤논이 탄탈로스를 죽인 뒤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삼았다고 전한다.
 
왕좌를 되찾은 아가멤논의 세력은 미케네 성벽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주변 여러 땅에 영향력을 미쳤고, 미케네는 다시 그리스에서 가장 강력한 왕국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왕궁 안에는 이미 오래된 원한의 씨앗이 남아 있었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 사이에서 시작된 싸움에 이제 그들의 아들과 손자 세대가 들어왔고, 잠시 되찾은 평온 뒤에는 새로운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케네 왕궁으로 돌아오는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3.2 그리스의 왕들을 불러 모으다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가 파리스와 함께 트로이로 떠나자 메넬라오스는 가장 먼저 형 아가멤논을 찾아 미케네로 왔다. 그는 아내를 되찾기 위해 도움을 청했고, 아가멤논은 과거 헬레네의 구혼자들이 맺었던 맹세를 떠올리게 하며 그리스 여러 왕들에게 사절을 보냈다. 미케네의 왕궁은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중심지가 되었다.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 아이아스와 네스토르를 비롯한 여러 영웅들이 하나의 원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아가멤논은 그들을 이끄는 총사령관이 되었다. 전승에서는 미케네와 그 주변에서 나온 함선이 다른 어느 세력보다 많았다고 한다. 각자 자신의 왕국을 가진 영웅들이었지만, 트로이를 향한 원정에서는 아가멤논이 가장 높은 지휘권을 쥐었다.
 
그러나 대군을 모았다고 곧바로 바다를 건널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울리스에서 바람이 멎자 예언자 칼카스는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풀기 위해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은 그리스군 전체를 이끄는 자리에 올랐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집안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미케네의 왕궁에서 시작된 원정은 가족의 비극과 함께 트로이로 향했다.
 
그리스 영웅들을 모아 원정을 준비하는 아가멤논
 
 
3.3 십 년 동안 왕을 기다린 왕궁
 
아가멤논이 트로이로 떠난 뒤 미케네의 왕궁에는 클리타임네스트라가 남았다. 남편과 그리스군이 트로이 성벽 아래에서 싸우는 동안 왕국에는 긴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그 시간은 단순히 전쟁터의 남편을 기다리는 기다림이 아니었다. 아가멤논이 원정을 떠나기 위해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려 했던 일은 그녀의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았고, 남편을 향한 원망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 사이 아이기스토스가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튀에스테스의 아들이며, 아트레우스를 죽이고 아버지를 다시 미케네의 왕좌에 앉혔던 인물이었다. 아가멤논과 아이기스토스는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의 오랜 왕위 다툼으로 이미 깊이 얽혀 있었다. 결국 아이기스토스와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연인이 되었고, 두 사람은 아가멤논이 없는 왕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의 귀환을 기다렸다. 서로 다른 이유로 아가멤논을 미워하던 두 사람이 미케네 왕궁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십 년이 흐른 뒤 마침내 트로이가 무너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가멤논은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으로 승리를 거두고 고향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케네의 왕궁에서는 승리한 왕을 맞이하는 것과는 다른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가 돌아올 곳에는 이피게네이아의 일로 남편을 원망하는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트레우스 가문에 오래된 원한을 품은 아이기스토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트로이에서 전쟁은 끝났지만, 미케네에서는 또 다른 복수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미케네 왕궁에서 아가멤논의 귀환을 기다리는 두 사람
 
 
3.4 트로이에서 돌아온 왕
 
트로이가 무너진 뒤 아가멤논은 전리품과 포로들을 이끌고 미케네로 돌아왔다. 그의 곁에는 트로이의 왕녀이자 예언자 카산드라도 있었다. 오랜 전쟁을 끝내고 돌아온 총사령관에게 왕궁의 문이 다시 열렸고,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남편을 맞아들였다. 겉으로 보면 미케네의 왕이 십 년 만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승리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카산드라는 왕궁 안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보았다. 그녀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언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아가멤논 역시 위험을 깨닫지 못한 채 왕궁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는 아가멤논을 살해했다. 트로이를 함락시키고 수많은 왕을 지휘했던 미케네의 왕은 적의 성벽이 아니라 자신의 집에서 쓰러졌다.
 
아가멤논의 죽음으로 아트레우스 가문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그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살아 있었고, 딸 엘렉트라 역시 아버지의 죽음을 잊지 않았다. 훗날 두 사람의 이야기는 다시 복수로 이어진다. 페르세우스가 세운 미케네는 영웅의 왕국에서 아가멤논의 왕국으로 이어졌지만, 그 왕궁에는 세대마다 되풀이되는 피의 원한이 마지막까지 따라붙었다.
 
카산드라와 함께 미케네 왕궁으로 돌아오는 아가멤논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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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