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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 많은 미녀
어느 시골에 예쁘기로 소문난 처녀가 살았다. 갑자기 부모를 잃고 혼자 살게 되었지만, 인물도 좋고 솜씨도 뛰어나 여러 곳에서 청혼이 들어왔다. 그러나 처녀는 부모의 삼 년 상이 끝날 때까지는 시집갈 생각이 없다며 모두 거절했다.
그중 한 사나이는 처녀를 찾아와 온갖 선심을 쓰며 마음을 얻으려 했지만 처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화가 난 사나이는 위협까지 했으나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끝내 그는 밤중에 몰래 찾아가 억지로라도 제 아내로 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나이의 속셈을 미리 알아챈 처녀도 궁리 끝에 꾀를 냈다. 큰 게를 물동이에 넣고, 아궁이 잿속에는 밤을 묻어두었다. 뜰에는 개똥을 잔뜩 모아두고 대들보에는 절구통을 매달았다. 마당에는 멍석을 펴고 그 곁에 지게도 세워두었다.
마침내 밤이 되었다. 비치던 달빛마저 구름에 가리고 사방이 고요해지자 사나이는 사립문을 슬그머니 열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잠시 뒤 방문을 열려 했으나 처녀가 문고리를 잠가 열어주지 않았다. 사나이는 힘으로 문고리를 빼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사나이가 처녀에게 달려들려 하자 처녀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내 얼굴이 고와서 반한 것이라면, 불을 밝히고 내 얼굴을 보아야 하지 않겠어요?”
사나이는 그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해 성냥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처녀는 성냥은 없고 부엌 아궁이에 불씨가 남아 있다고 했다.
사나이는 불을 밝히려고 아궁이로 가 잿속의 불씨를 뒤적이며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었다. 바로 그 순간 잿속에 묻어둔 밤알이 ‘탁!’ 하고 터지면서 사나이의 눈을 때렸다. 얼굴은 삽시간에 잿가루투성이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데다 눈과 얼굴까지 화끈거리자 사나이는 견디기 어려웠다.
그는 어둠 속에서 물동이를 찾았다. 찬물로 씻으면 뜨거운 기운이 가실 것 같아 두 손으로 부뚜막을 더듬다가 물동이를 찾아냈다. 물을 뜨려고 손을 넣는 순간, 그 안에 있던 커다란 게가 손가락을 꽉 물었다.
“어이쿠!”
사나이는 아픔을 견디지 못해 펄쩍 뛰다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출처 : 완주군 홈페이지 (향토자료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