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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장수
완주군 동상면에는 험준하기로 이름난 운장산이 있다. 산은 동서로 길게 뻗어 완주군과 진안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산세가 험해 예부터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알려졌다.
운장산 아래에는 용마골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먼 옛날, 이곳에 마음씨 착하고 순박한 늙은 부부가 살았다. 살림은 가난했지만 두 사람은 남부러울 것 없이 사이좋게 지냈다. 다만 이순이 넘도록 아들이나 딸 하나 없다는 것이 유일한 걱정이었다.
늙은 부부는 아들 하나만 얻게 해달라고 오랫동안 절을 찾아다니며 불공을 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똑같은 꿈을 꾸었다. 부부가 용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자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옥황상제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며칠 동안 후한 대접을 받은 뒤 다시 세상으로 내려오려 하자 옥황상제는 두 사람에게 광채가 나는 달덩이 같은 보물을 건넸다. 고맙게 받아든 그 보물은 다름 아닌 예쁘고 귀여운 아기였다. 부부는 너무 기뻐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그 뒤 몇 달이 지나지 않아 할머니는 아들을 낳았다. 두 사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기는 태어난 지 이틀도 되지 않아 방실방실 웃었고, 일주일이 지나자 혼자 엎어졌다 누웠다 하며 다른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어느 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밭에서 잠깐 일하고 돌아오자 아기가 눕혀둔 자리에 없었다. 윗방을 들여다본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아기의 몸에 이상한 날개가 돋아 있었기 때문이다. 얼굴과 몸은 분명 사람이었지만 등에 날개까지 달려 있으니 범상한 아이가 아니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아기의 앞날이 심상치 않아 크게 걱정했다. 그런데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속담처럼 아기에 관한 이야기는 삽시간에 이웃 마을까지 퍼졌다. 사람들은 모두 이 아이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 될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며칠 뒤 관가에서 많은 장졸이 창검을 들고 몰려와 아기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아기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생각한 노부부는 아이가 숨은 곳을 끝내 말하지 않았다.
바로 그날 밤이었다. 맑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들더니 억수 같은 소낙비가 쏟아졌다. 그때 뒷산 바위굴에 숨겨두었던 아기가 광채를 뿜는 날개를 활짝 펴고 흰 말을 탄 채 날아와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그러고는 두 사람을 등에 태워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평생 마음씨 착하게 살며 좋은 일을 많이 한 노부부를 날개 달린 아들이 하늘로 모셔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 마을 앞에는 용과 말의 모습을 닮은 커다란 동산이 생겼고, 마을 아래에는 넓은 웅덩이가 패였다고 한다.
이 마을을 용마골이라 부르게 된 까닭도 바로 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출처 : 완주군 홈페이지 (향토자료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