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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전설과 설화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8.20. 11:55 (2026.08.20. 11:44)

위봉사(威鳳寺)와 효자범

 
옛날 운장산(雲長山) 기슭에 효심이 지극한 김만수(金萬壽)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마흔을 넘긴 그는 환갑이 지난 홀어머니를 모시고 아내와 두 남매를 거느리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다. 낮에는 아내와 함께 땀 흘려 일하고, 밤이면 호롱불을 밝히고 책을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어엿한 선비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서방에게도 한 가지 큰 고민이 있었다.
위봉사(威鳳寺)와 효자범
 
 
옛날 운장산(雲長山) 기슭에 효심이 지극한 김만수(金萬壽)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마흔을 넘긴 그는 환갑이 지난 홀어머니를 모시고 아내와 두 남매를 거느리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다.
 
낮에는 아내와 함께 땀 흘려 일하고, 밤이면 호롱불을 밝히고 책을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어엿한 선비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서방에게도 한 가지 큰 고민이 있었다. 늙은 어머니가 유난히 고기를 좋아해 밥상에 고기반찬이 없으면 숟가락을 들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늙으면 어린아이처럼 된다고 하듯 환갑을 넘긴 뒤부터 식성은 더욱 까다로워져, 고기가 없으면 투정까지 부렸다.
 
그러던 어느 날 위봉사(威鳳寺)에 도력이 높은 스님 한 분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서방은 무릎을 치며 생각했다.
 
“옳지, 그분을 찾아가 상의하면 좋은 방법을 일러주시겠지.”
 
다음 날 아침 김서방은 아내를 재촉해 새벽밥을 먹고 위봉사로 향했다. 수십 리 고갯길을 달려 절에 도착한 그는 도사 스님을 만나 자신의 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했다.
 
김서방의 말을 들은 도사는 한동안 묵묵히 앉아 생각에 잠겼다가 책 한 권을 내밀었다.
 
“내 그대의 효성에 감복하여 이 책을 주노라. 이 책에 쓰인 주문을 읽으면 능히 둔갑할 수 있느니라.”
 
도사는 책을 사용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일러주었다.
 
김서방은 수십 번 감사의 절을 올린 뒤 집으로 돌아왔다. 식구들이 모두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온 그는 부엌에 들어가 등잔불을 켠 뒤 도사가 준 책을 펼쳐 주문을 외웠다.
 
순간 김서방은 사나운 범으로 변했다. 범이 된 김서방은 쏜살같이 집을 뛰쳐나가 산속으로 사라졌다. 삼경이 지난 뒤에는 커다란 산돼지 한 마리를 물고 돌아왔다.
 
이튿날 아침 아내가 마당에 놓인 산돼지를 보고 깜짝 놀라 남편을 깨웠다. 김서방은 엉겁결에 산에 놓아둔 덫에 산돼지가 걸렸기에 새벽에 옮겨놓았다고 둘러댔다. 아내는 의심이 가시지 않았지만 모처럼 생긴 고기가 반가워 동네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열었다. 어머니에게도 며칠 동안 배불리 고기를 대접했다.
 
그러나 고기가 떨어지자 김서방은 다시 범으로 둔갑해 산짐승을 잡아와야 했다. 이런 일이 몇 차례 되풀이되자 아내는 더욱 의심하게 되었다. 어느 날 밤 아내는 잠든 척하면서 남편의 거동을 살폈다. 밤이 깊어지자 김서방은 아내가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여느 때처럼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순식간에 범으로 변해 산으로 달려나갔다.
 
“내가 범 남편과 살고 있었다니……”
 
아내는 와들와들 떨다가 정신을 차리고 남편이 처마 끝에 꽂아둔 주문책을 꺼냈다.
 
“원수 같은 이놈의 책……”
 
그녀는 그 자리에서 책을 불태워 버렸다.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리 없는 효자범은 산짐승을 잡아 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무리 처마 끝을 뒤져도 책은 보이지 않았다. 안타깝게 책을 찾는 남편 범을 보다 못한 아내는 손짓으로 자신이 불태워 버렸음을 알렸다.
 
다시는 사람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범은 펄펄 뛰다가 날이 밝아오자 눈물을 흘리며 산으로 돌아갔다. 아내가 울며 뉘우치고 후회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김서방의 어머니도 며느리에게 아들의 사연을 듣고 꼬박 사흘 동안 대성통곡했다.
 
“내 못된 식성 때문에 외아들을 돌아오지 못할 길로 보냈구나.”
 
어머니는 피맺힌 넋두리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끝내 어머니는 위봉사에 가서 아들이 다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불공을 드리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날부터 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고 삼 년 동안 하루같이 정성을 다해 천일기도를 올렸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효자범은 때가 되면 잊지 않고 산짐승을 잡아 집 앞에 놓고 사라졌다. 김서방의 아내는 그 고기를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다. 덕분에 마을에는 큰일이 있어도 고기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고마운 마음에 김서방 집의 농사를 대신 지어주었고, 이 범을 ‘효자범’이라 부르며 칭송했다.
 
천일기도를 마친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 며느리와 함께 범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사흘째 되던 날, 범이 다시 짐승을 물고 나타났다. 어머니는 등잔불을 밝히고 위봉사 스님에게 받은 두루마리를 펼쳐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을 끝까지 외운 뒤 두루마리를 불사르자 순식간에 범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김서방이 서 있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동네 사람들도 큰 잔치를 벌이며 함께 기뻐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널리 퍼져 마침내 상감의 귀에까지 들어가자, 상감은 김서방 내외에게 큰 상을 내리고 모든 백성이 길이 본받게 했다고 한다.
 
 
출처 : 완주군 홈페이지 (향토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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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