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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치기재와 쉰질바위
‘소릿길’이라 불리던 걸치기재는 옛날 이서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이었다. 고개가 워낙 가파르고 험해 먼 길에 지친 나그네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쉬어가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이서면을 가로지르는 호남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완주군이 이 재를 폭 7m로 확장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고 전한다.
이 걸치기재에는 다음과 같은 애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아주 먼 옛날, 이서면 일대가 바다였을 때의 일이다. 그 무렵 모악산에는 쉰질바위라는 거대한 바위가 있었고, 바닷가에 배를 대는 선착장 구실을 했다고 한다.
햇볕이 따사롭게 내려쬐던 어느 봄날, 하늘나라에서 수십 명의 선녀와 선관(仙官)이 모악산으로 내려와 배를 타고 하루 종일 즐겁게 놀았다.
쉰질바위를 떠나 뱃놀이를 즐기던 선녀와 선관들은 그만 걸치기재에 부딪혀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배에 타고 있던 이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한꺼번에 수십 명의 선녀와 선관을 잃은 옥황상제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며칠 동안 슬퍼하던 옥황상제는 사고가 이서면의 바다에서 일어났고, 걸치기재가 너무 높이 솟아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여겼다. 그는 당장 이곳의 바닷물을 모두 서해로 몰아내고 걸치기재도 깎아버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웅장했던 걸치기재는 자그마한 구릉으로 변했다. 그러나 옛날의 위풍당당했던 모습을 잊지 못한 걸치기재는 언젠가 다시 높이 솟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출처 : 완주군 홈페이지 (향토자료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