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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별전가담항설의지식창고 2026.09.07. 14:33 (2026.09.07. 14:33)

아마조네스 – 여전사의 나라

 
그리스 신화와 고대 전승에서 흑해 남쪽 테르모돈 강 일대는 아마조네스라 불린 여전사들의 나라로 전해졌다. 아레스와 깊이 연결된 그들은 활과 창을 들고 말을 타며 여러 여왕의 지휘 아래 싸웠다. 히폴리테와 헤라클레스, 안티오페와 테세우스, 펜테실레이아와 아킬레우스의 이야기를 거쳐 아마조네스 전승은 리비아의 미리나와 스키타이 초원의 사우로마타이까지 이어졌다.
목   차
[숨기기]
아마조네스 – 여전사의 나라
 
 
 

개요

 
그리스 신화와 고대 전승에서 흑해 남쪽 테르모돈 강 일대는 아마조네스라 불린 여전사들의 나라로 전해졌다. 아레스와 깊이 연결된 그들은 활과 창을 들고 말을 타며 여러 여왕의 지휘 아래 싸웠다. 히폴리테와 헤라클레스, 안티오페와 테세우스, 펜테실레이아와 아킬레우스의 이야기를 거쳐 아마조네스 전승은 리비아의 미리나와 스키타이 초원의 사우로마타이까지 이어졌다.
 
 
 

제1장 테르모돈의 전사들

1.1 아레스의 딸들
 
그리스인들은 흑해 너머에 자신들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여전사들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을 아마조네스라 불렀다. 아폴로니오스의 전승에서는 아마조네스가 전쟁신 아레스와 님프 하르모니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로 묘사된다. 말을 타고 창과 활을 다루며 전쟁에 나서는 그들의 모습은 처음부터 아레스와 깊이 연결되어 있었고, 여러 여왕 역시 아레스의 혈통을 잇는 존재로 전해졌다.
 
아마조네스의 오래된 여왕 가운데에는 오트레라가 있다. 그녀의 계보는 전승에 따라 달라 아레스의 배우자라고도 하고 그의 딸이라고도 한다. 오트레라는 아레스와의 사이에서 히폴리테와 펜테실레이아를 낳은 어머니로 전해지기도 한다. 안티오페 역시 여러 전승에서 아레스의 딸이자 아마조네스의 여왕 또는 왕족으로 등장한다. 아폴로니오스는 오트레라와 안티오페가 전쟁에 나설 때 아레스의 돌 신전을 세웠다고 전한다.
 
그러나 아마조네스 여왕들의 계보는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히폴리테·안티오페·멜라니페·펜테실레이아는 문헌에 따라 자매이거나 서로 다른 시대의 여왕으로 나타난다. 여러 전승이 서로 뒤섞였지만 한 가지 모습은 일관되게 이어졌다. 그들의 여왕은 궁전에 머무는 통치자가 아니라 직접 무기를 들고 군대를 이끄는 전사였으며, 아마조네스의 탄생과 전쟁에는 언제나 전쟁신 아레스의 이름이 따라다녔다.
 
아레스의 신전 앞에 선 오트레라와 아마조네스
 
 
1.2 테르모돈 강의 나라
 
아마조네스의 나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곳은 흑해 남쪽으로 흘러드는 테르모돈 강 일대였다. 강 하류에는 테미스퀴라라는 도시와 넓은 평야가 자리했다고 전해지며, 고대 작가들은 이곳을 아마조네스의 중심지로 여겼다. 산에서 흘러온 테르모돈은 여러 물줄기로 갈라져 평원을 지나 흑해로 들어갔고, 강과 바다 사이에 펼쳐진 넓은 지역이 말을 타고 사냥과 전쟁에 나서는 여전사들의 생활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아마조네스가 테미스퀴라 하나에 모여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 《아르고나우티카》에서는 그들이 서로 다른 지역에 흩어져 세 집단을 이루었다고 전한다. 히폴리테가 다스리는 테미스퀴라인들이 있었고, 다른 지역에는 뤼카스티아인들과 창을 잘 던지는 카데시아인들이 살았다. 같은 아마조네스라 해도 하나의 도시에 모인 단일 집단이라기보다 테르모돈 주변 여러 지역에 나뉘어 살아가는 전사 집단으로 이야기된 것이다.
 
테르모돈은 그리스 영웅들의 이야기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헤라클레스는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얻기 위해 이곳을 찾아왔고, 훗날 이아손과 아르고나우타이도 콜키스를 향해 가면서 강어귀를 지나갔다. 테르모돈과 테미스퀴라는 그리스 신화에서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여러 그리스 영웅이 활과 창을 들고 말을 타는 아마조네스와 마주하거나 그들의 땅을 지나가는 대표적인 무대가 되었다.
 
테르모돈 평원을 말을 타고 달리는 아마조네스
 
 
1.3 활과 창을 든 전사들
 
아마조네스의 이름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기였다. 그들은 창을 던지고 활을 쏘았으며 말을 타고 빠르게 전장을 움직였다. 적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돌진했고, 넓은 평원을 이용해 기병으로 싸우는 모습도 여러 전승에 나타난다. 여왕 역시 궁전에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전사들과 함께 갑옷을 입고 전투의 앞줄에 섰다.
 
그들의 생활에 대해서는 고대 작가들이 여러 이야기를 남겼다. 아폴로도로스는 아마조네스가 여자아이들을 전사로 길렀으며, 창을 던지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오른쪽 가슴을 없앴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조네스에 관한 여러 고대 전승 가운데 하나이며 모든 문헌이 같은 내용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제 풍습으로 단정하기보다는 당시 그리스인들이 아마조네스를 어떻게 상상했는지를 보여주는 전승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아마조네스는 여러 그리스 영웅의 이야기에서 강한 적으로 등장한다. 호메로스는 벨레로폰이 리키아에서 아마조네스와 싸워 승리했다고 전하며, 헤라클레스의 원정에서는 무장한 여전사들이 말을 타고 해안으로 몰려왔다. 아르고나우타이 역시 테르모돈에 머물렀다면 그들과 큰 싸움을 벌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 그리스인들에게 아마조네스는 먼 나라의 낯선 여인들이면서도 자신들과 같은 무기를 들고 전장에서 맞설 수 있는 강한 전사들이었다.
 
말 위에서 활과 창을 든 아마조네스 전사들
 
 
 

제2장 그리스 영웅들이 찾아오다

2.1 히폴리테의 허리띠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아마조네스 여왕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그의 딸 아드메테가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 허리띠는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었다. 아레스가 히폴리테에게 주었다고 전해졌으며, 아마조네스 가운데 그녀가 지닌 권위를 나타내는 물건이었다. 헤라클레스는 동료들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 테미스퀴라에 도착했다.
 
아폴로도로스의 전승에서 처음부터 싸움이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히폴리테는 배를 타고 온 헤라클레스를 직접 만나 그가 찾아온 까닭을 물었다. 사정을 들은 여왕은 허리띠를 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헤라는 아마조네스의 모습으로 변해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외지인들이 여왕을 납치하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무장을 갖춘 아마조네스들이 말을 타고 해안으로 몰려왔다.
 
헤라클레스는 히폴리테가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했다. 그는 여왕을 죽이고 허리띠를 빼앗은 뒤 공격해 오는 아마조네스들과 싸웠다. 전투를 끝낸 헤라클레스는 마침내 허리띠를 가지고 바다로 떠났다. 다만 다른 전승에서는 처음부터 격렬한 전투 끝에 허리띠를 얻었다고도 하며, 멜라니페를 사로잡은 뒤 그 대가로 히폴리테에게 허리띠를 받았다고도 전한다.
 
테미스퀴라 해안에서 만난 히폴리테와 헤라클레스
 
 
2.2 테세우스와 안티오페
 
아마조네스의 땅을 찾아간 그리스 영웅은 헤라클레스만이 아니었다. 아테나이의 영웅 테세우스도 그들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한 전승에서는 테세우스가 헤라클레스의 아마조네스 원정에 참가하여 공을 세웠고, 그 대가로 안티오페를 데려갔다고 한다. 다른 전승에서는 헤라클레스의 원정이 끝난 뒤 테세우스가 따로 흑해로 항해해 그녀를 붙잡았다.
 
플루타르코스가 전하는 또 다른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테세우스가 아마조네스의 해안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처음부터 적의를 보이지 않고 선물을 보냈다. 테세우스는 선물을 가져온 아마조네스를 자신의 배에 오르게 한 뒤 곧바로 배를 띄워 떠났다고 한다. 이 여인의 이름도 전승에 따라 달라 안티오페라고 하기도 하고, 히폴리테 또는 멜라니페라고 하기도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전승에서는 그녀를 안티오페라 부른다. 안티오페는 테세우스와 함께 아테나이로 가서 그의 곁에 머물렀고, 두 사람 사이에서 히폴리토스가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여왕 또는 왕족 가운데 한 사람이 낯선 그리스 땅으로 끌려갔다는 소식은 테르모돈의 아마조네스에게 그대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얼마 뒤 그들은 직접 아테나이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티오페를 태우고 해안을 떠나는 테세우스의 배
 
 
2.3 아마조네스가 아테나이로 진군하다
 
안티오페를 잃은 아마조네스는 먼 테르모돈에 그대로 머물지 않았다. 그들은 군대를 모아 테세우스가 있는 아테나이를 향해 서쪽으로 움직였다. 디오도로스가 전한 이야기에서는 스키타이인들도 이 원정에 합류한다. 아마조네스 군대는 킴메리오스 보스포로스를 건너 트라키아를 지나 계속 서쪽으로 진군했고, 마침내 아티카에 들어왔다. 자신들의 여왕 또는 왕족을 데려간 테세우스에게 맞서기 위한 먼 원정이었다.
 
아마조네스는 아테나이 성 밖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도시 가까이까지 들어와 아레이오스 파고스와 프뉙스 주변에 진을 쳤다고 전해진다. 싸움이 시작되자 아마조네스가 아테나이군을 밀어붙이는 곳도 있었지만, 다른 방향에서 공격한 아테나이군이 그들의 전열을 흔들면서 전세가 바뀌었다. 테세우스도 시민들을 이끌고 직접 싸웠으며, 아테나이 안팎의 여러 장소에서 양쪽 군대의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전쟁의 끝은 전승에 따라 다르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아마조네스가 패하여 아티카에서 물러났다고 하고, 플루타르코스가 인용한 전승에서는 석 달 동안 전투와 대치가 계속된 뒤 양쪽이 화평을 맺었다고 한다. 안티오페 또는 히폴리테가 이 싸움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테르모돈의 여전사들이 그리스 본토 한가운데까지 진군한 이 사건은 훗날 테세우스와 아마조네스의 전쟁을 다룬 아마조노마키아 전승으로 널리 전해졌다.
 
아테나이로 진군하는 아마조네스 기마 군대
 
 
 

제3장 트로이로 간 아마조네스 여왕

3.1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에 오다
 
트로이 전쟁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헥토르마저 아킬레우스에게 죽은 뒤, 성 안의 사람들은 깊은 두려움에 빠졌다. 바로 그 무렵 테르모돈의 아마조네스 여왕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에 도착했다. 그녀는 전쟁신 아레스와 오트레라의 딸로 전해졌으며, 함께 싸울 아마조네스 전사들을 거느리고 프리아모스 왕을 돕기 위해 먼 길을 왔다.
 
그녀가 트로이로 온 까닭에는 여러 전승이 있다. 현재는 소실된 서사시 《아이티오피스》의 전승에서는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인들을 돕기 위해 찾아온 아레스의 딸로 등장한다. 후대 전승에서는 펜테실레이아가 사냥 중 실수로 자매 히폴리테를 창으로 죽였고, 그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향을 떠나 트로이에 왔다고 한다. 프리아모스가 그녀를 정화해 주었다고 전하는 자료도 있다.
 
프리아모스는 새로 도착한 여왕을 기쁘게 맞았다. 헥토르를 잃은 왕에게 펜테실레이아와 아마조네스는 다시 찾아온 희망과 같았다. 펜테실레이아도 자신이 아킬레우스를 쓰러뜨리고 그리스군을 배까지 몰아내겠다고 장담했다. 트로이 사람들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승리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튿날 아침 여왕은 갑옷을 갖추고 말을 타고 성문을 나섰다.
 
트로이 성문에 도착한 펜테실레이아와 여전사들
 
 
3.2 아마조네스가 그리스군과 싸우다
 
펜테실레이아의 뒤에는 함께 테르모돈에서 온 아마조네스 전사들이 있었다. 퀸토스 스미르나이오스는 그녀와 함께 트로이에 온 열두 명의 여전사 이름을 전한다. 클로니에, 폴레무사, 데리노에, 에우안드레, 브레무사, 힙포토에를 비롯한 아마조네스는 모두 전투를 위해 먼 길을 온 전사들이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여왕 펜테실레이아는 가장 앞에서 말을 몰며 트로이군과 아마조네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성문이 열리자 아마조네스와 트로이군이 평원으로 쏟아져 나왔다. 펜테실레이아는 그리스군의 전열 속으로 돌진하여 창을 휘둘렀고, 여러 아카이아 전사가 그녀의 손에 쓰러졌다. 한동안 그리스군은 진영 쪽으로 밀려났으며, 헥토르가 죽은 뒤 움츠러들었던 트로이군도 여왕의 활약을 보고 다시 기세를 올렸다. 펜테실레이아는 그리스의 배 가까이까지 적을 몰아붙이며 트로이 사람들에게 다시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전장의 함성이 커지자 파트로클로스의 무덤 근처에 있던 아킬레우스와 대아이아스도 마침내 무기를 들고 나섰다. 두 영웅이 함께 펜테실레이아 앞에 서자 여왕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가 던진 첫 번째 창은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맞아 부서졌고, 두 번째 창은 대아이아스의 정강이받이에 막혔다. 대아이아스는 펜테실레이아를 아킬레우스에게 맡기고 다시 몰려드는 트로이군을 향했다. 이제 전장 한가운데에는 아마조네스의 여왕과 그리스군에서 가장 두려운 전사 아킬레우스가 서로를 마주 보고 서 있었다.
 
트로이 평원에서 돌격하는 펜테실레이아와 아마조네스
 
 
3.3 아킬레우스와 펜테실레이아
 
대아이아스가 트로이군을 향해 돌아서자 전장에는 아킬레우스와 펜테실레이아가 마주 남았다. 자신이 던진 두 자루의 창이 모두 막혔지만 여왕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에게 맞서려는 펜테실레이아에게 죽음이 가까웠다고 경고한 뒤 케이론에게 받은 창을 힘껏 던졌다. 창은 그녀의 오른쪽 가슴 위를 꿰뚫었지만 펜테실레이아는 곧바로 쓰러지지 않았다. 아킬레우스가 다시 공격하자 그의 창은 여왕이 탄 말의 몸을 지나 펜테실레이아까지 꿰뚫었고, 마침내 그녀는 말과 함께 땅으로 쓰러졌다. 헥토르의 죽음 뒤 트로이에 새로운 희망을 가져왔던 아마조네스 여왕은 그렇게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퀸토스 스미르나이오스의 후대 서사에서는 아킬레우스가 쓰러진 펜테실레이아의 투구를 벗긴 뒤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 그리고 용맹함을 보고 자신이 죽인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테르시테스가 그런 아킬레우스를 비웃자 분노한 아킬레우스가 그를 죽였다는 이야기도 이어진다. 이 이야기는 현존하는 《일리아스》에는 나오지 않으며, 《아이티오피스》의 전승과 이후의 여러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서 전해진다.
 
그리스군은 펜테실레이아의 시신을 트로이인들에게 돌려주었다. 프리아모스는 그녀를 위해 장례를 치렀고, 함께 쓰러진 아마조네스 전사들도 묻혔다. 펜테실레이아는 트로이를 구하지 못했지만 헥토르가 죽은 뒤 절망에 빠진 트로이군을 다시 전장으로 이끌고 아킬레우스에게 직접 맞선 강력한 원군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었다. 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를 거쳐 이어진 그리스 영웅과 아마조네스의 대결도 이 전투에서 가장 비극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를 맞았다.
 
전장에서 맞선 아킬레우스와 펜테실레이아
 
 
 

제4장 다른 길로 이어진 아마조네스

4.1 아르고호가 아마조네스의 해안을 지나다
 
황금 양털을 찾아 콜키스로 가던 아르고호 역시 아마조네스의 땅을 지나야 했다. 이아손과 영웅들은 흑해 남쪽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항해하다 테르모돈 강어귀에 이르렀다. 아폴로니오스는 이곳을 이야기하면서 과거 헤라클레스가 아마조네스 멜라니페를 사로잡았고, 히폴리테가 그녀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허리띠를 내주었다는 또 다른 전승도 함께 전한다.
 
아르고호가 해안 가까이에 머무는 동안 테미스퀴라의 아마조네스도 낯선 배가 들어온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곧 무기를 갖추고 싸울 준비를 했다. 아르고나우타이 역시 그대로 해안에 머물렀다면 전투를 피하기 어려웠다. 아폴로니오스는 양쪽이 맞붙었다면 피를 흘리지 않고 끝날 싸움이 아니었다고 전한다. 황금 양털을 찾아가는 영웅들과 테르모돈의 여전사들은 서로 무기를 겨누기 직전까지 다가갔다.
 
그러나 실제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때맞추어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아르고호는 돛을 올려 테르모돈의 해안을 떠났다. 무장한 아마조네스들이 해변으로 몰려왔을 때 배는 이미 동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에게 아마조네스가 실제 전쟁의 상대였다면, 이아손과 아르고나우타이에게 그들은 칼을 맞대기 직전에 지나쳐 간 위험이었다. 아르고호는 그렇게 여전사들의 나라를 뒤로하고 다시 콜키스를 향했다.
 
테르모돈 해안의 아마조네스와 떠나는 아르고호
 
 
4.2 미리나 – 먼 땅을 정복한 여왕
 
테르모돈의 아마조네스와는 다른 계통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디오도로스 시켈로스는 트로이 전쟁보다 훨씬 이전에 리비아에 또 다른 아마조네스가 살았다고 기록했다. 그는 이들을 훗날 흑해의 테르모돈 강 주변에서 이름을 떨친 아마조네스와 분명하게 구별했다. 이 오래된 리비아 아마조네스 전승의 중심에 선 여왕이 미리나였으며, 그녀는 많은 전사들을 모아 자신의 땅을 넘어 먼 지역으로 정복 원정을 떠났다고 한다.
 
미리나는 먼저 아틀란티오이의 땅으로 진군하여 케르네를 함락하고 주변 도시들의 항복을 받아냈다. 이어 아틀란티오이와 적대하던 고르곤족과도 큰 전투를 벌여 승리했다. 원정은 더욱 동쪽으로 이어졌다. 미리나는 이집트의 왕과 우호 관계를 맺은 뒤 아라비아인들과 싸우고 시리아를 정복했으며, 킬리키아와 타우로스 산맥 일대의 여러 종족을 지나 프리기아까지 진군했다. 정복한 여러 지역에는 자신의 이름이나 함께 싸운 여전사들의 이름을 붙인 도시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미리나의 원정도 끝을 맞았다. 트라키아인 몹소스와 스키타이인 시퓔로스가 군대를 이끌고 아마조네스와 맞섰고, 큰 전투에서 미리나와 많은 여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살아남은 아마조네스도 계속된 전투에서 밀려나 결국 리비아로 돌아갔다고 한다. 미리나의 이야기는 히폴리테와 펜테실레이아가 속한 테르모돈의 아마조네스와는 별개의 전승이지만, 고대 세계에서 ‘아마조네스’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지역과 시대의 여전사 이야기가 전해졌음을 보여준다.
 
기마 여전사들을 이끌고 원정하는 미리나
 
 
4.3 스키타이 초원으로 간 아마조네스
 
헤로도토스는 아마조네스의 이야기를 흑해 북쪽의 스키타이 초원까지 이어 놓았다. 그의 기록에 따르면 그리스인들은 테르모돈에서 싸운 뒤 살아남은 아마조네스들을 사로잡아 세 척의 배에 태웠다. 그러나 바다에 나가자 포로들이 반란을 일으켜 선원들을 죽였다. 배를 다룰 줄 몰랐던 아마조네스는 바람과 파도에 떠밀리다가 마이오티스 호수 주변의 스키타이 땅에 도착했다.
 
육지에 오른 아마조네스는 말을 발견하자 곧 올라타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스키타이인들과 싸웠다. 처음에 스키타이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전사들이라고 생각했다. 전투에서 죽은 자들의 몸을 살펴본 뒤에야 그들이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스키타이인들은 더 이상 싸워 없애려 하지 않고 같은 수의 젊은 남자들을 보내 그들 가까이에 머물게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집단은 서로 가까워졌다.
 
아마조네스는 스키타이 남자들에게 자신들의 방식대로 살아갈 새로운 땅으로 함께 가자고 말했다. 그들은 타나이스 강을 건너 동쪽으로 이동해 정착했고, 두 집단의 후손이 사우로마타이가 되었다고 헤로도토스는 전한다. 그는 사우로마타이의 여자들이 남자들과 함께 말을 타고 사냥하며 전쟁에도 참가했다고 기록했다. 이렇게 아마조네스의 이야기는 테르모돈을 떠나 흑해 북쪽의 넓은 초원으로 이어졌다.
 
스키타이 초원을 말을 타고 달리는 아마조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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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