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메인화면 (다빈치!지식놀이터)  
지식놀이터
지식자료
▷지식자료 구독
▷구독 내역
게시판
▷게시판
▷작업요청
최근 작업 현황
지식창고
▷지식창고 개설 현황
자료실
▷사용자메뉴얼
about 지식놀이터

▣ 트로이 전쟁 별전 【 가담항설의지식창고 】 2026.09.24. 00:03 (2026.09.24. 00:03)

8. 아이네이아스를 떠나보낸 디도의 죽음

■  
유피테르의 명을 받은 메르쿠리우스는 카르타고에 머물던 아이네이아스에게 이탈리아로 떠나라고 재촉한다. 아이네이아스가 몰래 출항을 준비하자 이를 알아챈 디도는 사랑과 함께한 시간을 내세워 그를 붙잡지만, 그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며 떠난다. 새벽에 빈 항구를 바라본 디도는 아이네이아스와 그의 후손을 저주한 뒤, 그가 남긴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유노가 보낸 이리스가 내려와 고통받는 디도의 생명을 거두며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
목   차
[숨기기]
아이네이아스를 떠나보낸 디도의 죽음
 
 
 

개요

 
유피테르의 명을 받은 메르쿠리우스는 카르타고에 머물던 아이네이아스에게 이탈리아로 떠나라고 재촉한다. 아이네이아스가 몰래 출항을 준비하자 이를 알아챈 디도는 사랑과 함께한 시간을 내세워 그를 붙잡지만, 그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며 떠난다. 새벽에 빈 항구를 바라본 디도는 아이네이아스와 그의 후손을 저주한 뒤, 그가 남긴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유노가 보낸 이리스가 내려와 고통받는 디도의 생명을 거두며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
 
 
 

제1장. 떠나라는 신들의 명령

1.1 유피테르가 메르쿠리우스를 보내다
 
아이네이아스와 디도가 카르타고에서 함께 지낸다는 소문은 주변 나라들로 퍼져 나간다. 디도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한 이아르바스도 이를 듣고 분노하여 유피테르에게 기도한다. 자신을 물리친 디도가 떠돌아온 트로이인 아이네이아스를 받아들여 나라의 주인처럼 대하고 있다고 호소하자, 유피테르는 카르타고를 내려다본다. 그는 아이네이아스가 자신의 운명을 잊은 채 머물고 있음을 보고 메르쿠리우스를 불러 이탈리아로 떠나라는 명령을 전하게 한다.
 
유피테르는 특히 아스카니우스의 미래를 말한다. 아이네이아스가 카르타고에 눌러앉는다면 아들에게 약속된 이탈리아의 땅과 훗날 이어질 왕국의 길도 막히게 된다. 베누스가 그를 두 번이나 그리스군의 칼에서 구한 것은 이탈리아를 다스리고 트로이의 혈통을 이어 가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지금 그는 자신의 영광도 아들의 미래도 잊고 남의 도시를 세우는 일에 머물고 있었다.
 
유피테르는 메르쿠리우스에게 곧장 지상으로 내려가 자신의 명령을 전하라고 한다. 메르쿠리우스는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하늘을 가로질러 리비아로 향한다. 멀리 카르타고의 성벽과 항구가 드러나고, 그 안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여왕이 준 화려한 옷을 걸친 채 도시의 일을 돌보고 있었다. 사랑 속에 머물던 아이네이아스에게 다시 긴 항해가 다가오고 있었다.
 
유피테르에게 호소하는 이아르바스의 기도
 
 
1.2 메르쿠리우스가 아이네이아스의 운명을 일깨우다
 
메르쿠리우스는 성벽 공사를 살피고 있던 아이네이아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지금 누구의 도시를 세우고 있으며, 무엇 때문에 자신의 왕국과 사명을 잊고 있느냐고 묻는다. 유피테르가 직접 보낸 말이라고 밝힌 뒤, 이탈리아에서 기다리는 땅과 아들 아스카니우스에게 약속된 미래를 생각하라고 준엄하게 명한다.
 
뜻밖의 신의 출현에 아이네이아스는 얼어붙는다.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을 만큼 놀라지만, 명령의 뜻은 분명했다. 그는 디도와의 사랑을 버리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카르타고에서 얻은 평온도, 자신을 받아 준 여왕에 대한 애정도 진실했지만, 여러 차례 신탁으로 확인한 이탈리아의 운명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메르쿠리우스가 사라진 뒤 아이네이아스는 오래 망설이지 않는다. 디도에게 어떤 말로 이별을 전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출항 자체를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신이 머무는 동안 아스카니우스에게 약속된 미래까지 늦어지고 있다는 말이 마음을 찔렀다. 그는 동료들을 부르기로 결심하고, 다시 바다로 나갈 준비를 시작한다. 사랑과 사명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할 순간이었다.
 
아이네이아스 앞에 나타난 메르쿠리우스의 경고
 
 
1.3 아이네이아스가 몰래 출항을 준비하다
 
아이네이아스는 세르게스티우스와 므네스테우스 같은 동료들을 불러 함대를 정비하라고 지시한다. 선원들을 조용히 모으고 배를 손보며, 무기와 식량을 실어 언제든 떠날 수 있게 하라는 명령이었다. 아직 디도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는 적절한 순간을 골라 직접 이별을 설명하려 했지만, 그 순간이 언제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트로이인들은 항구로 내려가 돛과 노를 점검하고 배에 짐을 싣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정박해 있던 배들이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하자 해안은 갑자기 분주해진다. 숲에서 겨울을 준비하는 개미 떼처럼 사람들은 끊임없이 물건을 나르고 줄지어 움직인다. 아이네이아스는 겉으로는 침착하게 명령을 내리지만, 디도에게 이 모든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디도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도시 곳곳에서 트로이인들이 배를 손보고 짐을 싣는다는 소문을 듣고 항구의 변화를 알아차린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자, 두려움은 곧 분노로 바뀐다. 디도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직접 아이네이아스를 찾아간다.
 
카르타고 항구에서 배를 정비하는 트로이인들
 
 
 

제2장. 마지막 만류와 결별

2.1 디도가 떠나려는 아이네이아스를 붙잡다
 
아이네이아스와 마주한 디도는 억눌렀던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낸다. 그녀는 자신을 속이고 몰래 카르타고를 떠나려 했느냐고 묻고, 자신들의 사랑과 함께했던 시간도 그를 붙잡지 못하느냐고 호소한다. 거친 겨울 바다와 위험한 항해조차 두렵지 않느냐며, 트로이가 다시 살아 있다 해도 이런 계절에 바다로 나서겠느냐고 따져 묻는다.
 
디도는 아이네이아스를 받아들인 뒤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도 말한다. 주변의 왕들과 구혼자들의 미움을 샀고, 죽은 남편 시카이오스에게 품었던 맹세도 저버렸다. 그가 떠나면 자신은 적들에게 둘러싸인 채 홀로 남게 된다. 만약 아이네이아스의 모습을 닮은 아이 하나라도 품에 남아 있었다면 이토록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떠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
 
그녀의 말에는 분노보다 절박함이 더 컸다. 난파해 모든 것을 잃은 트로이인들에게 항구와 도시를 열어 주고, 아이네이아스를 자신의 삶 속으로 받아들였던 시간이 떠올랐다. 디도는 적어도 자신에게 이별을 준비할 시간만이라도 달라는 듯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아이네이아스의 마음속에는 이미 메르쿠리우스가 전한 명령이 깊이 박혀 있었다.
 
떠나려는 아이네이아스에게 매달리는 디도
 
 
2.2 아이네이아스가 운명을 따라야 한다고 답하다
 
아이네이아스는 디도의 은혜와 사랑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함께한 시간을 부정하지도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정식으로 혼인을 약속한 적은 없으며, 카르타고에 영원히 머물겠다고 맹세한 적도 없다고 설명한다. 차분하게 이어지는 그의 말은 스스로 감정을 억누른 결과였지만, 디도에게는 더욱 차갑고 잔인하게 들린다.
 
그는 자신이 마음대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운명이 허락했다면 먼저 무너진 트로이를 다시 세우고 조상들의 땅을 지키며 살았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탁은 계속 이탈리아를 가리켰고, 이제 유피테르가 보낸 메르쿠리우스까지 직접 나타나 출발을 명했다. 이탈리아는 그가 욕망해서 택한 나라가 아니라 피할 수 없이 가야 하는 목적지였다.
 
아이네이아스는 아들 아스카니우스의 미래도 언급한다. 자신이 카르타고에 머물면 아들에게 예정된 나라와 영광을 빼앗게 된다는 것이다. 그 역시 디도를 떠나는 일이 고통스럽다고 말하지만, 마지막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나는 내 뜻으로 이탈리아를 향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남아 있었지만, 아이네이아스는 그 사랑보다 신들이 정한 운명을 따르기로 한다.
 
디도의 호소 앞에서 운명을 말하는 아이네이아스
 
 
2.3 디도가 안나를 보내 마지막으로 매달리다
 
아이네이아스의 대답을 들은 디도는 분노에 휩싸인다. 자신이 울고 호소하는 동안에도 그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며, 그의 어머니가 베누스일 리 없다고 비난한다. 오히려 거친 코카서스의 바위가 그를 낳고 히르카니아의 암호랑이가 젖을 먹였을 것이라며 냉정함을 원망한다. 난파한 그와 동료들을 구하고 자신의 나라와 삶을 나누었는데 돌아온 것은 이별뿐이었다.
 
그래도 디도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처음 아이네이아스에 대한 사랑을 털어놓았을 때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도록 권했던 동생 안나를 불러 다시 그에게 가 달라고 부탁한다. 영원히 머물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자신이 이별을 견딜 힘을 얻을 때까지만 출항을 미뤄 달라고 전해 달라는 것이었다.
 
안나는 여러 차례 아이네이아스에게 언니의 말을 전하지만 그의 결심은 바뀌지 않는다. 아이네이아스는 마음속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출항 준비를 계속한다. 거센 바람에 가지와 잎은 흔들려도 깊은 뿌리가 땅에서 뽑히지 않는 오래된 참나무처럼 그는 슬픔을 견딘다. 디도는 더 이상 말로 그를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아이네이아스에게 디도의 부탁을 전하는 안나
 
 
 

제3장. 죽음을 준비하는 디도와 아이네이아스의 출항

3.1 디도가 장작더미를 준비하다
 
마지막 부탁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자 디도는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뜻을 동생 안나에게는 숨긴다. 그녀는 먼 나라에서 온 한 여사제가 특별한 주술을 알고 있다며, 그 의식을 행하면 아이네이아스를 다시 돌아오게 하거나 자신을 그에 대한 사랑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궁전 안뜰에 큰 장작더미를 쌓아 달라고 부탁한다.
 
디도는 장작더미 위에 아이네이아스가 남긴 옷과 무기, 두 사람이 함께했던 침상을 올려놓으라고 한다. 그가 남긴 흔적과 사랑의 기억을 모두 불태워 버려야 마음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안나는 언니가 정말로 고통스러운 사랑을 끊고 다시 살아가려는 줄 알고 그 말을 따른다. 디도는 제단을 세우고 제물을 준비하며 의식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그러나 장작더미는 추억만을 태우기 위한 곳이 아니었다. 디도는 누구에게도 속뜻을 밝히지 않은 채 아이네이아스의 칼까지 그곳에 가져다 놓는다. 밤이 깊어 카르타고가 잠잠해져도 그녀는 잠들지 못한다. 다시 구혼자들에게 돌아갈 수도, 트로이 함대를 따라가 받아 달라고 애원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길도 남아 있지 않다고 여긴 디도의 마음은 점점 죽음 쪽으로 굳어 간다.
 
아이네이아스의 유품을 올린 거대한 장작더미
 
 
3.2 메르쿠리우스가 다시 출항을 재촉하다
 
디도의 마음이 죽음으로 기울어 가는 동안 아이네이아스는 출항 준비를 마치고 배 위에서 잠시 잠에 빠진다. 그때 메르쿠리우스가 다시 꿈속에 나타난다. 신은 왜 아직도 카르타고에 머물고 있느냐고 꾸짖으며, 지금도 기회를 놓치면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디도의 마음이 사랑에서 분노로 바뀌고 있으니 더는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메르쿠리우스는 새벽이 밝기 전에 즉시 떠나라고 재촉한다. 그는 디도의 마음이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으며, 지체하다가는 바다가 배들로 뒤덮이고 해안에서 횃불이 타오르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이네이아스는 잠에서 깨어나자 곧바로 동료들을 깨운다. 그는 신이 다시 나타나 출발을 명했다며 돛을 펼치고 닻줄을 풀어, 어둠이 걷히기 전에 항구를 벗어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다.
 
트로이인들은 어둠 속에서 빠르게 움직인다. 노를 제자리에 걸고 돛과 밧줄을 점검하며, 명령이 떨어지는 즉시 떠날 수 있도록 배를 준비한다. 아이네이아스는 카르타고에 남겨 두는 디도를 생각하며 마음이 무겁지만 결심을 돌리지는 않는다. 한편 궁전에서는 디도 역시 잠들지 못한 채 다가오는 새벽을 맞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같은 밤에 서로 다른 마지막 결심을 굳혀 가고 있었다.
 
잠든 아이네이아스 앞에 다시 나타난 메르쿠리우스
 
 
3.3 아이네이아스가 밤사이 카르타고를 떠나다
 
아이네이아스의 명령이 떨어지자 트로이 함대는 어둠 속에서 차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선원들은 닻을 거두고 노를 저으며 항구를 빠져나간다. 바람을 받은 돛이 부풀고, 오랫동안 카르타고 해안에 머물렀던 배들은 다시 넓은 바다로 향한다. 도시의 불빛은 점차 멀어지고, 트로이인들에게는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항해가 다시 시작된다.
 
아이네이아스에게 이 출발은 승리도 해방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구해 주고 사랑한 디도를 뒤에 남겨 두고 가야 했다. 그러나 두 차례나 나타난 메르쿠리우스의 명령과 아스카니우스의 미래를 떠올리며 마음을 굳힌다. 디도에게 마지막 작별을 전하지 못했다는 괴로움이 남았지만, 그는 신들이 정한 길에서 다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카르타고에서는 아직 많은 이들이 잠들어 있었다. 디도 역시 트로이 함대가 이미 항구를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밤의 바다는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빠르게 벌려 놓는다. 한때 같은 동굴에서 운명을 함께한다고 믿었던 두 사람은 이제 서로 다른 길로 완전히 갈라지고, 새벽이 밝으면 디도는 빈 항구와 멀어지는 배들을 마주하게 된다. 되돌아갈 길은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밤의 카르타고 항구를 빠져나가는 트로이 함대
 
 
 

제4장. 저주와 디도의 죽음

4.1 떠나는 함대를 바라본 디도가 저주하다
 
새벽빛이 카르타고의 탑과 궁전을 밝힐 무렵, 디도는 높은 곳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항구는 비어 있었고, 멀리 수평선에는 트로이인들의 배가 이미 작은 점처럼 떠나고 있었다. 아이네이아스가 밤사이에 자신을 두고 떠났다는 사실을 깨닫자 마지막 기대마저 무너진다. 그녀는 백성들에게 배를 띄우고 불을 가져와 트로이 함대를 뒤쫓으라고 외치지만, 이미 배들은 멀리 떠난 뒤였다.
 
격렬한 분노 속에서 디도는 아이네이아스가 이탈리아에 도착하더라도 평온을 누리지 못하기를 신들에게 빈다. 전쟁과 고난을 겪고, 아들 아스카니우스와 떨어지며,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처지가 되기를 저주한다. 설령 그가 마침내 목적지에 닿더라도 삶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때 이른 죽음을 맞기를 바라며, 자신의 고통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 달라고 기원한다.
 
이어 디도는 자신의 백성과 아이네이아스의 후손 사이에 어떠한 우정이나 동맹도 없기를 빈다. 두 민족의 해안과 바다, 무기와 무기가 서로 맞서기를 바라며, 언젠가 자신의 뼈에서 복수자가 일어나 트로이인의 후손을 괴롭히기를 기원한다. 사랑으로 받아들였던 사람을 향한 마음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저주로 바뀌고, 디도는 자신이 준비한 장작더미를 향해 돌아선다.
 
성벽 위에서 떠나는 함대를 저주하는 디도
 
 
4.2 아이네이아스의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다
 
디도는 장작더미 위에 올라 아이네이아스가 남긴 물건들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옷과 침상이 있었고, 아이네이아스의 칼도 놓여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침상에 몸을 기대고 그 흔적들에 얼굴을 가까이 대며 눈물을 흘린다. 행복했던 기억과 버림받았다는 분노가 한 자리에서 뒤섞인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본다. 고향 티로스를 떠나 카르타고를 세우고, 성벽과 도시를 일으켰으며, 남편 시카이오스를 죽인 피그말리온을 피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었다. 자신의 백성을 지키고 나라를 세운 일에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아이네이아스의 배가 자신의 해안에 닿지 않았더라면 삶의 끝도 달라졌으리라고 탄식한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끝났다고 여긴다.
 
디도는 아이네이아스의 칼을 손에 든다. 그리고 떠나간 트로이인이 바다에서 자신의 장작더미에 오르는 불길을 보게 되기를 바라며 칼 위로 몸을 던진다. 시녀들이 비명을 지르고 궁전 전체가 혼란에 빠진다. 피를 흘린 디도는 장작더미 위에 쓰러지고, 카르타고의 거리에는 여왕에게 닥친 비극을 알리는 통곡과 울음이 빠르게 퍼져 나간다.
 
장작더미 위에서 아이네이아스의 칼을 든 디도
 
 
4.3 이리스가 디도의 생명을 거두다
 
디도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안나는 놀라 장작더미로 달려온다. 칼과 피를 본 순간 언니가 자신에게 진짜 뜻을 숨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안나는 자신도 함께 죽게 해 달라고 울부짖으며 디도를 끌어안는다. 자신이 직접 장작더미를 준비하고 의식을 도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언니의 죽음을 돕고 말았다고 자책하며 마지막 숨이라도 붙잡으려 한다.
 
그러나 디도의 생명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그녀의 죽음이 정해진 운명의 때에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영혼은 한동안 몸을 떠나지 못한 채 고통 속에 머문다. 디도는 몇 번이나 몸을 일으키려 하고 눈을 뜨지만 다시 힘이 빠져 쓰러진다. 상처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안나는 언니의 몸을 품에 안은 채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킨다.
 
이를 바라본 유노는 디도의 고통을 불쌍히 여겨 이리스를 내려보낸다. 무지개빛 날개를 지닌 이리스는 디도의 머리맡에 내려와 명계에 바칠 머리카락 한 가닥을 자른다. 그 순간 몸을 붙들고 있던 마지막 힘이 풀리고 디도의 숨도 멎는다. 사랑으로 시작된 아이네이아스와의 만남은 죽음으로 끝나고, 트로이 함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바다를 건너간다.
 
쓰러진 디도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이리스
 
 

 
※ 출전: 베르길리우스(Vergilius), 《아이네이스(Aeneis)》 제4권, 특히 198~705행.
 
※ 각주:
〔1〕 유피테르(Jupiter):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Zeus). 하늘과 천둥을 다스리는 신들의 왕.
〔2〕 메르쿠리우스(Mercurius):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Hermes). 신들의 전령이며 여행자와 상업의 수호신.
〔3〕 유노(Juno): 그리스 신화의 헤라(Hera). 유피테르의 아내이자 신들의 여왕으로, 혼인과 가정을 관장하는 여신.
〔4〕 베누스(Venus):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Aphrodite).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이자 아이네이아스의 어머니.
【작성】 가담항설 - 떠도는 이야기
▣ 참조 지식지도
▣ 다큐먼트
▣ 참조 정보 (쪽별)
▣ 참조정보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 스토리 연결
◈ 상위 이야기
◈ 이전 이야기
◈ 이후 이야기
©2004 General Libraries

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