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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와 여우
【페리 인덱스 224번】 멧돼지가 숲속의 나무에 엄니를 문질러 날카롭게 갈고 있었다. 지나가던 여우는 사냥꾼도 사냥개도 보이지 않는데 왜 무기를 손질하느냐고 묻는다. 멧돼지는 위험이 닥친 뒤에는 엄니를 갈 시간이 없으므로 한가할 때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한 멧돼지가 숲속의 커다란 나무 아래에 서서 자신의 엄니를 나무줄기에 힘껏 문지르고 있었다. 멧돼지는 여러 번 고개를 움직이며 무뎌진 엄니 끝을 날카롭게 갈았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여우가 멧돼지의 모습을 보았다. 숲은 조용했고 주변에는 멧돼지를 위협할 만한 사냥꾼도 사냥개도 보이지 않았다. 여우는 사방을 둘러본 뒤 멧돼지에게 물었다.
“근처에는 사냥꾼도 사냥개도 없고, 아무런 위험도 보이지 않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 엄니를 갈고 있는 거지?”
멧돼지가 엄니를 가는 일을 잠시 멈추고 대답했다.
“지금 아무런 위험이 없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위험이 닥친 뒤에야 엄니를 갈기 시작한다면 이미 늦고 말지.”
여우가 멧돼지를 바라보자 멧돼지는 말을 이었다.
“사냥꾼이나 사냥개가 달려드는 순간에는 엄니를 손질할 시간이 없다. 그때는 잘 갈아 둔 엄니를 곧바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니 한가하고 안전한 지금 준비해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다.”
말을 마친 멧돼지는 다시 나무줄기에 엄니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숲은 여전히 평온했지만, 멧돼지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여 자신의 무기를 단단히 준비해 두었다.
위험이 눈앞에 닥친 뒤에 준비를 시작하면 이미 늦을 수 있다. 시간과 여유가 있을 때 필요한 것을 미리 갖추고 꾸준히 대비해야 한다. 준비된 사람은 갑작스러운 어려움이 찾아와도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맞설 수 있다. |